[유성현 기자] "제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최근 터진 '담배 논란'에도 '괴물' 류현진(26·LA 다저스)의 반응은 시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맞이한 의외의 지적도 '괴물' 특유의 자신감을 꺾진 못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류현진의 당찬 태도에는 '성적으로 보여 주겠다'는 자신감이 짙게 묻어났다.
담배를 피우는 메이저리거는 류현진만이 아니다. 한 조사에서는 메이저리거 10명 가운데 3명 가량이 씹는 담배를 애용하는 것으로 나왔다. 일반적인 담배를 피우는 선수들까지 더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내 몸은 내가 챙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보편화된 미국 야구계에서 흡연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화려한 성적으로 흡연 논란에서 자유로웠던 선수들도 꽤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체인 스모커(골초)는 류현진이 본보기로 꼽았던 '빅 유닛' 랜디 존슨이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흔치 않은 '좌투우타' 선수로 유명했던 존슨은 현역 시절 경기 중에도 씹는 담배를 애용했다. 하지만 그는 47살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 가며 303승(역대 22위)과 4875탈삼진(2위)의 빛나는 성적으로 명예의 전당 헌액을 사실상 예약했다. 마릴린 먼로의 남편이었던 '세기의 야구 스타' 조 디마지오는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세우는 가운데에도 담배를 놓지 않았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시가를 꾸준히 즐겼으며, 루스의 기록을 뛰어넘은 행크 애런도 소문난 애연가였다.
담배를 피웠던 전설적인 선수들은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많다. 지난 시즌 은퇴한 '철인' 가네모토 도모아키는 담배를 즐기면서도 1997년 7월21일부터 2010년 4월17일까지 1492경기 연속 무교체 출전의 세계 기록을 세웠다. 나가시마 시게오와 오 사다하루(왕정치) 같은 전설적인 강타자들도 흡연을 했다.
야구를 떠나 스포츠 전반으로 눈을 돌리면 야구보다 지구력이 더 많이 요구되는 종목에서도 애연가가 적지 않다. 마이클 조던(농구)을 비롯해 지네딘 지단, 요한 크루이프(이상 축구) 등도 담배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