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준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 내년으로
전인지가 8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2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 오픈에서 준우승에 그쳐 커리어 그랜드슬램 일본 직전에 아쉬움을 남겼다./뮤어필드(스코틀랜드)=AP.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5타 차 간격을 줄이며 연장에 돌입했으나 4번째 연장 홀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해 올 시즌 기대를 모았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플라잉 덤보' 전인지(28·KB금융그룹)가 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이스트로디언의 뮤어필드(파71·672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 오픈(총상금 73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애슐리 부하이(남아공)와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4차 연장에서 보기를 범하며 파를 기록한 부하이에 우승트로피를 내주고 준우승으로 위안을 삼았다.
5타 차 2위로 마지막 날 역전을 노린 전인지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로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 흔들리던 부하이와 연장에 돌입하며 우승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4차 연장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여자 골프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4차 연장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범한 전인지는 준우승으로 위안을 삼았다./뮤어필드=AP.뉴시스 |
지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메이저 통산 3승을 거둔 전인지는 시즌 메이저 2승과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내년 열리는 셰브론 챔피언십과 AIG 위민스 오픈에서 다시 한 번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게 된다.
부하이에 5타 뒤진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전인지는 초반 출발이 좋아 더 아쉬움을 남겼다. 2번홀(파4)과 4번홀(파3), 6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면서 차분히 타수를 줄이며 흔들리던 부하이를 추격했다. 부하이는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고, 5번홀(파5)을 버디로 만회한 뒤 9번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기록하는 등 전반을 1오버파로 마쳤다.
4차연장을 마친 뒤 우승 경쟁을 펼친 부하이)왼쪽)에게 축하 인사를 하는 전인지./뮤어필드=AP.뉴시스 |
전인지는 전반 9개홀을 '노보기' 3언더파로 마치며 한 타차까지 부하이를 바짝 추격한 뒤 역전 가능성을 보인 후반에서 샷이 흔들리면서 결국 연장에 돌입하게 됐다. 전인지가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과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는 사이 지키는 플레이를 하던 부하이는 15번홀(파4)에서 치명적인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연장 승부를 펼치게 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부하이에게 미소를 지었다. 3차 연장까지 18번홀(파4)에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전인지는 4차 연장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한 반면 부하이는 파로 막으면서 생애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만 33세의 나이에 L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부하이는 세계랭킹 84위로 이전까지 2017년 쏜베리 크릭 LPGA 클래식과 2020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엔 롯데 챔피언십 4위를 비롯해 톱10이 두 번 뿐이었던 부하이는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LPGA투어 224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우승상금 109만5000달러(약 14억2100만원)를 거머쥐는 '잭팟'을 터뜨렸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일보 직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전인지는 대회를 마친 뒤 "골프는 끝날 때까지 모르는 스포츠다. 그 생각을 하면서 오늘 눈앞에 놓인 샷에 집중하려고 했다. 연장전까지 치렀는데 마지막에 조금 부족해서 많이 아쉽다. 아쉬움은 인터뷰 장에서 나가는 순간 털어내고 싶다. 그래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스스로를 다독이며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