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2022 LPGA투어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라운드 합계 8언더 3타 차 1위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전인지가 26일 2022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3차 차 1위를 고수하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베데스다(미 메릴랜드주)=AP.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위기는 있었지만 단독 선두는 흔들리지 않았다. 다시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 '플라잉 덤보' 전인지(28)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1라운드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3년 8개월 만의 우승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컵에 입을 맞추게 된다.
개막 첫날부터 독보적 1위를 달려온 전인지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 코스(파72)에서 열린 2022 LPGA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라운드 16번 홀에서 최대 위기를 맞으며 더블 보기를 범했지만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로 선방, 3라운드 중간 합계 8언더파 208타로 2위 그룹인 김세영(29), 최혜진(23), 렉시 톰슨(미국)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사흘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다.
'악몽의 16번 홀'에서 캐디와 함께 숲속으로 들어간 볼을 찾고 있는 전인지. 전인지는 파5인 이 홀에서 대회 첫 더블 보기를 범했다./베데스다=AP.뉴시스 |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 완전히 달라지 모습을 보인 전인지는 1라운드부터 '폭풍 9 버디'로 5타 차 선두로 나서며 앞서 나간뒤 2라운드에서는 6타 차로 2위 그룹을 따돌리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무빙 데이'인 3라운드에서 비록 최대 고비를 맞아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하는 가운데서도 무너지지 않고 18홀을 마치면서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 남은 4라운드에서 1위를 지킨다면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우승이자 개인 통산 4승을 나흘 연속 1위를 달리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전인지는 2018년 10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에서 열린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특히 전인지는 시즌 3승 가운데 2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채우며 '메이저 퀸'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큰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이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2018년 10월 영종도 스카이72에서 열린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당시의 전인지. 전인지는 3년 8개월 만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영종도=이선화 기자 |
전인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2015년 LPGA 투어 비회원 신분으로 US 여자오픈을 제패했고,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21언더파 263타로 우승하며 남녀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타 기록을 써내며 세계 골프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인지가 이번 대회에 우승하면 US 여자오픈~에비앙 챔피언십~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트로피를 차례로 수집,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1개 대회 만을 남겨놓게 된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5대 메이저 대회로는 US 여자오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구 LPGA 챔피언십), 셰브론 챔피언십(구 ANA 인스피레이션), AIG 여자오픈(구 AIG브리티시 여자오픈), 에비앙 챔피언십 등이 있다.
전인지는 이날 6타 차 선두로 출발했으나 1번 홀(파4)부터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만회를 하기는 했지만 7번 홀(파3)과 11번 홀(파5)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하고 2타를 잃었다. 기본이 심한 플레이는 16번 홀까지 이어졌다. 6, 7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김세영에게 3타 차로 쫓긴 전인지는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뒤쪽 1.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고 14번홀(파4)에서는 7번 아이언을 핀 1m 거리로 가깝게 보내 다시 한 번 버디를 낚으며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대회 3라운드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도 사흥 연속 1위를 달린 전인지의 힘찬 아이언 샷./베데스다=AP.뉴시스 |
하지만 15번 홀 보기에 이어 16번 홀 더블 보기로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러프로 벗어나면서 보기를 범한 전인지는 16번 홀(파5)에서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악몽에 시달렸다. 깊은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페어웨이 왼쪽의 나무 밑으로 들어가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드롭을 해도 스탠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세 번째 샷을 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8번 아이언으로 한 5번째 샷이 그린 뒤로 넘어가면서 6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라온 전인지는 한 번의 퍼트로 마무리해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전인지의 강인한 정신력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30여분 가까이 플레이한 16번 홀의 위기를 극복한 뒤 17, 18번 홀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더는 타수를 잃지 않는 파로 마무리하며 공동 2위 그룹과 격차를 3타 차로 유지했다.
전인지는 경기 후 "16번 홀에서 큰 미스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 기복이 있어 힘들기도 했지만 최대한 잊고 내일 철저하게 집중력을 발휘해서 원하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나란히 5언더파 211타로 공동 2위를 기록한 2020년 대회 우승자 김세영과 루키 최혜진, 렉시 톰슨 등과 함께 대회 마지막날 대망의 우승을 다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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