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6일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열린 2022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과 함께 시즌 첫승과 통산 13을 거뒀다./센토사(싱가포르)=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무서운 뒷심이 결국 대기록 작성과 함께 영광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국 선수들 간의 우승 경쟁에서 승자는 역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이았다. 2022 시즌 첫 대회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기록 작성으로 첫 우승과 함께 통산 13승의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고진영은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6749야드)에서 열린 2022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후반 몰아치기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6타를 기록,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대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선두 전인지(28·KB금융그룹)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한 이정은6(26·대방건설)을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줄곧 선두를 달리던 이정은6은 18번 홀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서 흔들리기 시작, 더블보기를 범하며 공동 1위에서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후반 안정적 티샷과 아이언 세컨 샷으로 몰아치기에 나선 고진영./센토사=신화.뉴시스

3개월 만에 대회에 나선 고진영은 녹슬지 않은 실력을 유감 없이 뽐내며 관록의 우승과 대기록을 일궈냈다. LPGA 통산 13승으로 우승 상금 25만5000 달러(약 3억1000만원)를 받은 고진영은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로 2005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2017년 유소연(메디힐)이 보유하고 있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7∼10월까지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로 신기록 경신을 앞뒀지만 지난해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1타를 기록하며 신기록 달성에 실패한 바 있어 이날 기록 경신의 의의를 더했다. 고진영은 지난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부터 이번 싱가포르 대회 3라운드까지 14라운드 연달아 60대 타수를 작성한 뒤 최종일 경기에서 66타로 대망의 최다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을 세웠다.

고진영은 또한 연속 언더파 부문에서도 30라운드로 소렌스탐(2004년), 리디아 고(뉴질랜드·2015년)를 넘어 최장 연속 언더파 라운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전인지 이정은6와 함께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하며 한국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 준 고진영은 후반 폭발적 뒷심으로 대역전에 나섰다. 전반 7번홀(파3)까지 지루한 파 행진을 이어간 고진영은 8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9번홀(파4)에서 한 타를 더 줄이며 후반 몰아치기에 시동을 걸었다. 12번홀(파4)에서 첫 보기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으나 13번홀(파5)부터 16번홀(파5)까지 4연속 버디로 이정은6와 공동 선두에 오른 뒤 마지막 홀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로써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 롱런과 함께 상금왕 4연패에도 청신호를 켰다. 전날 3라운드에서 1위로 나서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던 한국의 전인지와 호주교포 이민지는 고진영의 무서운 뒷심에 밀려 15언더파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