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장타여왕' 김아림 '5타차 깜짝쇼', US여자오픈 우승 의미
입력: 2020.12.15 08:17 / 수정: 2020.12.15 08:27
장타여왕 김아림이 15일 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특유의 장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끈질긴 집념과 열정으로 5타차 역전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다./휴스턴=AP.뉴시스
'장타여왕' 김아림이 15일 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특유의 장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끈질긴 집념과 열정으로 5타차 역전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컵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다./휴스턴=AP.뉴시스

15일 LPGA 투어 US여자오픈 5타차 역전 우승...첫 출전에서 메이저 우승 쾌거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준비된 선수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장타 1위 김아림(25)이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선두 일본 선수에 5타차로 뒤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집념과 인내, 열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코로나19로 뜻하지 않게 찾아온 비회원 신분 첫 출전 대회에서 '행운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함으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통산 11번째 한국 선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화수분' 같은 한국여자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장타여왕'이자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스마일 퀸' 김아림은 1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 6731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5대 메이저 가운데 하나인 US여자오픈에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는 집념을 보이며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로 5타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호쾌한 티샷을 하고 있는 김아림./휴스턴=AP.뉴시스
호쾌한 티샷을 하고 있는 김아림./휴스턴=AP.뉴시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김아림은 한국 선수로는 11번째(박인비 2회 우승 포함) US여자오픈 정상을 차지하며 '메이저 퀸'으로 이름을 올렸다. 첫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2016년 우승자 전인지를 포함해 4명뿐이다. US여자오픈 정상을 정복한 한국선수로는 ‘골프 여제’ 박인비가 두 차례 우승해 김아림이 10번째로 기록됐다.

지난해에는 이정은이 우승을 차지해 김아림은 2년 연속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을 이어갔다. 또 김아림은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에 이어 한국인 선수 3번째 비회원 신분 우승자로 기록됐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김아림은 주어진 기회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붙잡는 집념으로 금자탑을 쌓았다. 세계랭킹 94위인 김아림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회 출전 자격을 확대하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출전 기회를 잡았다.

비회원 자격으로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아림./휴스턴=AP.뉴시스
비회원 자격으로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아림./휴스턴=AP.뉴시스

기상 악화로 최종 라운드는 현지 시간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펼쳐졌다. 김아림은 선두 시부노 하나코(일본)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했다. 티샷을 잘하고도 유리알 그린에서 속을 태운 골프코스를 고려하면 사실상 역전을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키 175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호쾌한 스윙을 자랑하는 김아림은 5번(파5), 6번(파4), 8번(파3) 홀에서 버디를 잡고, 10번~11번 홀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마지막 3홀인 16~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몰아쳐 승기를 잡았다. 끝까지 포지하지 않은 집념이 결국 세계정상의 자리로 이끌었다. 17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선 김아림은 18번 마지막 홀(파4)에서 3m 내리막 버디를 잡아 1타차 선두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 75회째를 맞는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5타 차이를 따라붙어 우승한 선수는 1995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비롯해 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AIG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우승자인 시부노 히나코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미국 진출을 노렸지만 마지막날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김아림은 시상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얼떨떨하다. 내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머리가 하얀 것 같다. 3라운드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마지막날 경기에서는 핀만 보고 쏘겠다고 공격적으로 생각했는데, 생각처럼 경기가 풀린 것 같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김아림은 매 라운드 2개 홀을 측정하는 장타 부문에서는 3라운드까지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62.5야드로 1위에 오르며 장타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김아림은 KLPGA 투어에서도 이번 시즌 259.5야드로 비거리 1위에 오른 선수다. 호쾌한 스윙과 당당한 태도, 미소를 잃지 않은 자세로 많는 팬을 확보하고 있다.

KLPGA투어에서 2승을 올린 김아림은 작년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이후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따냈다. 김아림은 이번 우승을 통해 상금 100만달러(약 11억원)와 내년부터 5년 동안 LPGA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었다. US여자오픈은 10년동안 출전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2언더파 282타로 1타차 2위에 올라 한국 선수가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박인비는 공동 6위(2오버파 286타)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도 박인비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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