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어딜 가도 있다' 프레지던츠컵의 국기 사랑 왜?
입력: 2015.10.11 05:00 / 수정: 2015.10.11 12:31

셔츠와 골프백엔 성조기가 조던 스피스가 지난 7일 열린 프레지던츠컵 연습 라운드에서 앞을 바라보고 있다. / 인천 송도 = 임영무 기자
'셔츠와 골프백엔 성조기가' 조던 스피스가 지난 7일 열린 프레지던츠컵 연습 라운드에서 앞을 바라보고 있다. / 인천 송도 = 임영무 기자

프레지던츠컵 수많은 국기의 의미는?

세계 남자골프 상위 랭커들이 총출동한 2015 프레지던츠컵이 아시아 최초로 인천 송도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대회 기간 특히 인상적인 것은 바로 애국심의 표상인 국기가 넘쳐난다는 점이다. 나라 사랑 고취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인 셈인데 이 속엔 상업적인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오직 국가를 위해 싸우는 프레지던츠컵 고유의 전통이 담겼다.

'대통령배'란 뜻으로 해석되는 프레지던츠컵이란 명칭은 개최국 대통령이나 총리가 대회 명예 의장을 도맡으면서 비롯됐다.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이란 이름 하에 톱 선수들이 치열한 승부가 펼치는 장인 만큼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이 코스 내부 곳곳에 서려 있다. 특히 깃발은 물론 골프가방, 차량에까지 국기를 새기며 나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게 인상적이다. 이렇듯 대통령이 들어가는 대회 명칭엔 다 이유가 있다.

국기는 어디서나 선수들의 사진에서도 국기가 빠지지 않는다. / 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국기는 어디서나' 선수들의 사진에서도 국기가 빠지지 않는다. / 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10일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380야드)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셋째 날(3라운드 포섬 4경기·4라운드 포볼 4경기)에서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 팀과 미국 팀이 3승 2무 3패로 무승부를 거뒀다. 세계적인 스타들의 치열한 승부를 보기 위해 무려 2만 1090명의 구름 같은 갤러리가 모여들었다. 선수들은 나라를 대표해 싸웠고 팬들도 자국 플레이어를 뜨겁게 응원했다. 6일 첫 경기부터 따지면 무려 7만 5297명이 모였다. 이들 모두 스타들의 샷 하나에 탄성과 탄식을 자아내며 축제를 즐겼다.

대회 코스 곳곳을 돌아보자 인상적인 장면이 한눈에 들어왔다. 배상문(29·캘러웨이)이 속한 한국의 태극기를 비롯해 남아공, 호주 등 유럽을 제외한 여러 나라로 구성한 인터내셔널 팀 선수의 국기가 깃대에 올려져 바람에 펄펄 휘날렸다. 이에 맞서는 미국 팀의 성조기도 경쟁이라도 하듯이 힘차게 움직였다. 깃발은 홀을 옮기면 또 볼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연스레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여기도 저기도 성조기 성조기가 대회 곳곳에 보인다. / 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여기도 저기도 성조기' 성조기가 대회 곳곳에 보인다. / 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깃대는 시작에 불과했다. 선수들의 셔츠 왼편과 조던 스피스(22·미국) 캐디가 입는 조끼에도 국기가 박혀 있다. 인터내셔널 팀 선수들 셔츠엔 국기 대신 엠블럼이 박혀 있지만, 미국 선수들은 성조기를 단 채 매번 경기에 나섰다. 골프백도 인상적이다. USA라고 영어로 크게 적힌 글자 위에 역시 성조기가 있어 '미국을 대표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유난히 국기가 크게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선수단 관계자들이 입은 트레이닝복 뒤에도 정확히 국기가 붙어있었고 미국 선수단이 타는 차량에도 어김없이 성조기를 볼 수 있다.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내는 전광판에도 국기는 빠지지 않는다. 이쯤 대면 국가 원수가 왜 프레지던츠컵 명예 의장으로 나서는지 설명이 된다. 프레지던츠컵은 단순한 골프 경기가 아닌 나라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경쟁이었다.

국기는 또 있다 캐디의 등 뒤나 여러 장소에서도 국기를 볼 수 있다. / 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국기는 또 있다' 캐디의 등 뒤나 여러 장소에서도 국기를 볼 수 있다. / 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프레지던츠컵은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가볍게 뛰어넘는 다른 대회와 달리 거액의 상금이나 초청비가 전혀 없지만, 선수들은 대회 출전을 크게 영광스럽게 여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만이 나설 수 있는 꿈의 무대란 속성은 곧 나라를 대표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자존심으로 연결된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승패를 가리며 팀워크를 생각했다. 또 수많은 광고판이 붙어 있는 타 대회와 달리 프레지던츠컵 광고는 제한적이다. 상업성을 최대한 배제해 대회 이름이나 선수들 모자에도 스폰서 기업을 볼 수 없고 대회 공식 스폰서 정도만 이름을 알린다.

1994년 출범 이후 프레지던츠컵은 이렇게 상업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성적과 국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레지던츠컵 코스 내내 국기가 자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기 사랑 하나만으로도 나라를 대표하는 마음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프레지던츠컵의 특성을 알 수 있다.

[더팩트|인천 송도 = 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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