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외부칼럼] 자기 돈 내고 치는 공무원 골프, 왜 비판하나?
입력: 2015.09.07 14:41 / 수정: 2015.09.07 14:41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5일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어 논란의 대상이 됐다./창녕 = 문병희 기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5일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어 논란의 대상이 됐다./창녕 = 문병희 기자

지난 5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제1회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를 강행했다. 이를 두고 도지사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공무원들이 자기 돈 내고 골프를 치는 것은 비판할 일이 아니고 장려할 일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무상급식을 중단한 후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어 각종 비난 여론을 받았지만 공무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 창녕 힐마루CC에서 골프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에는 경남도의 전체 공무원 2만 3000명 가운데 140여명만 참가했고 참가자들은 각자 25만원씩 골프장 이용료를 부담했다. 홍 지사는 개회식에서 골프를 ‘국민적 스포츠’라고 소개하면서 “(공무원들에게) 등산과 축구는 해도 되고 골프는 못하게 하는 위정자의 인식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당연한 지적이다.

현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이 골프치는 것에 대해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취임초 “골프치지 말라고 한 적 없다”면서도 “바빠서 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고 하면서 사실상 공무원들이 골프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골프 대신 수영을 하겠다고 함으로써 공무원들이 골프를 치지 못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사실상 골프치는 것을 금지시킨 것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는 접대골프를 치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휴일이나 휴가때 자기 돈 내고 골프치는 것도 가명을 쓰면서 숨어서 치게 되었다.

공무원들은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에 따른 연금수급액 축소,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으로 사기가 많이 저하된 게 사실이다. 홍 지사의 지적처럼, 공무원들이 자기 돈 내고 치는 골프를 대통령이 치라, 마라 간섭할 여지가 전혀 없다. 공무원들 중에도 접대받지 않으면서 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층들도 많은데, 모든 공무원들에게 골프를 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잘못된 처사이다.

특히 골프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골프장에 못간다는 게 말이 되나? 골프 담당 공무원들이 골프에 대한 기초지식조차 알지 못하고 골프장에도 가보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장 산업에 대한 실효적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표적인 탁상행정 사례로 골프장을 만드는데 환경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18홀당 32만 6000평 내에서 만들도록 규정했고, 이 때문에 산을 까고 계곡을 메꾸면서 오히려 환경훼손을 부추긴 규제도 있었다. 따라서 골프 담당 공무원들은 업무상 적어도 한달에 한 번 이상 출장을 가서 골프도 쳐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감사 규정에 골프장 등 담당업무를 위한 출장을 의무화시키고 권장하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2015프레지던츠컵 대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 대회장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접대골프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추계에 따르면, 접대골프 이용객수는 연간 100만~1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김영란법’이 내년 9월부터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 접대수요가 거의 사라지고 자기 돈 내고 치는 개인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 정부에서는 홍 지사처럼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접대골프는 금지시키되 자기 돈 내고 치는 골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허용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골프를 맘대로 치게 되면, 위축되어 가는 국내 골프장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해본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서천범 한국레저연구소장
서천범 한국레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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