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송년인터뷰 ⑤] '새로운 도전' 앞둔 장하나…LPGA 신인왕 탐(貪)하다
입력: 2014.12.29 13:38 / 수정: 2014.12.29 13:38

장하나가 2015년 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새로운 목표로 KLGPA 투어에서 하지 못한 신인왕을 꼽았다.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서울 호텔 = 남윤호 기자
장하나가 2015년 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새로운 목표로 KLGPA 투어에서 하지 못한 신인왕을 꼽았다.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서울 호텔 = 남윤호 기자

굵직한 스포츠 축제가 유난히 많았던 2014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연초부터 연말까지 스포츠 팬들은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울고 웃었다. 한국은 2월(7일~23일, 이하 한국 시각)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13위에 자리했다. 목표로 했던 톱10 진입에 실패했지만 '투혼의 승부'를 잇따라 펼치며 감동을 선사했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브라질 월드컵(6월 13일~7월 14일)에서는 태극전사들이 쓴 맛을 봤다.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등 유럽파들을 주축으로 선전을 다짐했지만 조별리그 성적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인천 아시안게임(9월 19일~10월 4일)은 명예회복의 무대였다. 한국은 금메달 79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84개로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의 열기도 뜨거웠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 야구 역사상 전무한 통합 4연패에 성공했고, 전북 현대는 3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다. 환희와 감동과 눈물을 안긴 2014 한국 스포츠. <더팩트>는 2014년을 마무리하며 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스포츠 스타들을 송년인터뷰 코너에서 차례로 만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임준형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장타자로 명성을 높였던 장하나(22)가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도전자가 됐다. 장하나의 목표는 '탐(貪)하여 취(取)하라'. 장하나의 목표는 2015 LPGA 투어 신인왕이다. 2014년을 마친 장하나를 <더팩트> 취재진이 만났다.

◆ 모든 대회 컷 통과! 나아가 LPGA 신인왕까지!

장하나는 23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서울 호텔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나 2014년을 되돌아봤다. 장하나는 "올 시즌 미국 대회를 겸하면서 KLPGA 투어의 많은 대회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한해였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비해 우승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우승 소식을 전했기 때문에 비교적 만족스러운 한해였다"고 자평했다. 장하나는 올 시즌 KLPGA 투어를 소화하면서 US여자오픈 등 미국 무대에도 도전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15시즌 KLPGA 투어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일찌감치 승전고를 울린 장하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8월 2014 채리티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승수를 추가하며 시즌 2승으로 2014년을 마무리했다.

장하나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2015년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진출하게 된 것. 장하나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은 없다"고 힘주어 말하며 "내년 목표는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컷 통과하는 것이다. 물론 우승도 한두 차례 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 하지 못한 신인왕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19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없이 상금 9851만 4765원을 벌어들였다. 5개 대회에서 컷 탈락한 장하나는 신인으로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장하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일생에 한번뿐인 신인왕을 정연주에게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KLPGA 투어에서 못다 이룬 꿈을 LPGA 투어에서 노리게 된 장하나다.

장하나는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기분이 좋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0야드 이상을 쳐내는 장하나에게 장타자가 유리한 미국 투어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장하나 역시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은 LPGA 투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드라이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총 전장은 늘었지만, 파 5홀의 전장이 늘어나고, 오히려 파 4홀의 전장은 축소됐다. 내 장기는 장타지만 마음껏 뽐낼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말한 장하나는 "하지만 미국은 장타자에게 그만큼 혜택을 주는 골프장이 많다. 그렇다고 장타자에게만 유리한 것도 아니다. 클럽 14개를 전부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여자 선수가 내기 힘든 비거리를 낼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이 확실하다. 이 홀들이 승부처가 되기 때문에 순위의 변동이 잦다. 골프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이런 상황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하나는 주니어 시절 미국 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경험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오히려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장하나는 주니어 시절 미국 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경험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오히려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 새로운 무대에 대한 부담? 오히려 편안해!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둔 장하나의 마음은 오히려 차분하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떨친 지 오래다. KLPGA 투어 3년 차지만 일찌감치 미국 무대를 경험해 본 것이 도움됐다. 장하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미국을 오가며 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고, 당시 어울렸던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때 장하나와 미국에서 경쟁을 펼쳤던 상대들이 현재 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렉시 톰슨, 제시카 코르다(이상 미국) 등이다.

장하나는 미국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미국 골프 문화에 대한 말부터 꺼냈다. 장하나는 "미국은 어려서부터 일찌감치 골프를 접할 수 있고, 값싼 골프장이 많아 어려서부터 골프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라며 "그래서인지 한국 선수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Q스쿨에서도 한국 선수는 눈에 불을 켜지만, 미국 선수는 자신들을 위해 준비된 잔치를 즐기는 분위기다. '올해 안 되면 내년에 다시 하지'라는 마음이 강하다. 한국 선수보다 간절한 마음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LPGA Q스쿨에 응시한다고 하니 미국 친구들 사이에서는 '장하나가 온다니까 시드권 하나는 없다고 생각하라'며 서로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며 "겉으로는 무서운 척하지만, 내가 간다고 들뜨거나 두려워하는 선수는 없다. 미국 선수들은 골프 선수에 대해 직장, 직업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내년 시즌 신인으로 LPGA 무대를 밟지만 경험 많은 신인인 셈이다. 두려움과 설렘보다 경험을 살려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장하나가 자신만만한 이유다.

2015년 LPGA 투어 신인왕이라는 큰 목표를 세운 장하나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컷 탈락하지 않는 소박한 목표도 설정했다.
2015년 LPGA 투어 신인왕이라는 큰 목표를 세운 장하나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컷 탈락하지 않는 소박한 목표도 설정했다.

◆ 선배들의 조언 등에 업은 장하나 "많은 응원 바랍니다!"

장하나의 미국 진출을 앞두고 여자골프 선배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장하나는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의 조언을 떠올렸다.

박세리가 장하나에게 해준 첫 마디는 "많이 아쉽다"였다. "한국 골프가 옛날처럼 발전이 안 된 것도 아닌데, 굳이 외국 나가서 고생할 필요가 있느냐"는 박세리의 조언에 장하나는 "외국에서 명성도 쌓고 경험도 쌓기 위해 나가보려고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결국 박세리도 "미국은 이동 시간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하지만 비행기 시간만 잘 맞춘다면 이동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며 다년간 미국 생활로 얻은 비법을 장하나에게 전수했다. 장하나도 한국 골프의 성장세는 알고 있지만, 현실에 만족하며 무뎌지기보다 긴장을 놓칠 수 없는 도전자의 입장을 선택했다.

최나연(27·SK텔레콤)은 장하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2013년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대회에서 최나연으로부터 "왜 실력을 썩히나.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실력인데"라는 조언을 받은 장하나는 그해 K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고 미국 진출을 굳게 결심했다.

장하나는 미국 진출을 앞두고 박세리, 최나연 등 선배들의 조언을 얻어 자신감을 더했다.
장하나는 미국 진출을 앞두고 박세리, 최나연 등 선배들의 조언을 얻어 자신감을 더했다.

결심을 마음에 새긴 장하나는 26일 베트남 호찌민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손목 부상은 완쾌됐지만 미묘하게 틀어진 스윙을 바로잡고 쇼트 게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어,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손 볼 계획이다. 도전에 앞서 전력을 기울인다.

장하나는 "미국에 진출하는 동안 한국 대회에서 팬들과 호흡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미국 대회를 보기 위해 낮과 밤이 바뀌는 팬도 있을 것이다"며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연습하고 준비할 테니, 많은 응원 바란다. 나를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외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선수에게 응원 바란다"고 말했다.

nimitoa@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