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사람들] '신산' 신선우 기술위원장 "플레이오프, 스타 나와야"
  • 신원엽 기자
  • 입력: 2012.03.20 09:40 / 수정: 2012.03.20 09:40

▲ 후배들의 경기를 예리한 눈빛으로 지켜본 신선우 KBL 기술위원장./ 인천=신원엽 기자
▲ 후배들의 경기를 예리한 눈빛으로 지켜본 신선우 KBL 기술위원장.
/ 인천=신원엽 기자

▶[동영상]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신선우 KBL 기술위원장

[인천=신원엽 기자] 지난주 '농구장★사람들'에서는 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는 여고생 2명의 이야기를 다뤘다.(관련기사 보기) '여자 프로농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하던 이들은 학교 체육시간에 선수들이 찾아와 직접 가르쳐준다면 인기가 정말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주인공은 2010~2011시즌 서울 SK의 지휘봉을 잡았던 신선우(56) KBL 기술위원장이다. 감독 시절 다양한 전술과 치밀한 전략으로 신의 계산이라는 뜻인 '신산'으로 불린 그는 농구장 맨 위층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예리한 눈빛과 강한 카리스마는 여전했다. <더팩트>은 지난 12일 부산 KT가 인천 전자랜드를 6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85-73으로 이기고 4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하프타임 때 신 위원장을 만났다.

- 오랜만에 뵙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매주 1~2번은 친구들과 같이 등산하면서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산에 왔다 갔다 하면서 현재 맡고 있는 KBL 기술위원장 직도 물론 열심히 하고 있고요.(웃음) 다음 시즌 룰 계정, 국가대표 선발 등 할 일이 꽤 많아요. 오늘은 다른 기술위원들과 농구장에 왔는데요, 현장에서 경기를 봐야 회의를 한 번 하더라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동료들 얼굴 보는 것도 좋고요.(웃음)

- 서울 SK에서 PO 탈락(7위)으로 사퇴, 생각나시겠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죠. 시카고 불스의 경우를 보면 마이클 조던이 떠난 뒤에도 좋은 선수들이 참 많았어요. 그런데 13년이라는 세월이 걸려서 팀이 본 모습을 찾았잖아요? 팀의 변화는 당장 나타날 수도 있고 조금 늦게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잘하는 부분을 키워주고, 기회를 주면서 길게 가는 거지, 너무 조급하게 팀을 끌고 가면 안 돼요. 저는 팀이 3~5년 후가 중요하지 1년 후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 일선에서 물러나셔서 후배들의 경기를 보는 느낌은 어떤가요?
참 열심히 준비했네요. 수비력이 많이 좋아 보여요.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팀에서 주문하는 플레이만 하는 것 같아요. 딱딱하고 답답한 느낌이 드네요. 수비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공격을 할 때 더욱 적극적으로, 반 박자 빠른 플레이를 펼쳐야 해요. 그래야 박수도 많이 나오는 데…. 그런 점이 좀 아쉽네요. 농구가 좀 빡빡한 느낌이에요. (감독으로 복귀하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아무래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해보고 싶어요.

- 역대 PO 최다승(62경기 36승) 기록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기록이야 자꾸 만들어져 가는 거고 새로운 사람이 제 기록을 깨면 당연히 축하해줘야죠. 기록이 계속 경신 돼야 농구계에 발전이 있는 거고요. 반대로 정체돼 있으면 팬들이 농구를 보시기에도 재미가 덜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이런 잔치에서는 감독이나 선수나 욕심을 좀 내야해요. 오히려 경기의 흐름을 갖고 올수 있는 것이거든요. 플레이오프 때는 반드시 스타가 나와 줘야 해요. (20일 현재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63경기 37승으로 이 부문 신기록을 갖고 있다.)

- 백전노장으로서 우승팀을 예측해 본다면요?
아무래도 원주 동부가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보이네요. 물론 안양 KGC와 이미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울산 모비스도 강팀이죠. 다만 이 팀들 가운데 동부의 경기력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 스타가 나오는 팀이 우승할거라고 생각해요.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누군가 '미친놈'이 나와야 해요.(웃음)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배짱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 자유계약선수(FA)제도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시죠.
모든 게 완벽한 건 없는 것 같아요. 변화는 어떻게든 조금씩 일어나기 마련이고요. 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다보면 합의점은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은 변하지 않고 상대방만 변하기를 바란다면 문제를 풀어가기 어렵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계속해서 공청회를 열어 충분히 보완하면 될 거라고 봐요. 모두가 조금씩 노력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 '농구장★사람들' 공식 질문! 당신에게 농구란?
항상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농구와 끝까지 가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단지 농구가 좋아서 '코트 인생'을 시작했다는 신 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농구계에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오랫동안 농구계에 몸담으며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밝게 웃으며 친절하게 답변한 신 위원장은 농구는 물론이고, 코트에 있는 후배들과 이를 지켜봐주는 팬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못했다. 이번 주 농구장을 빛낼 사람은 또 누구일까.

<글·사진 = 신원엽 기자, 동영상= 정현정 인턴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wannabe2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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