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구자철, 혼자서 2골 원맨쇼…한국, 바레인에 2-1 승
  • 이창규 기자
  • 입력: 2011.01.11 03:14 / 수정: 2011.01.11 03:14

[ 이창규 기자] 히든카드 구자철이 조광래호에게 2011 아시안컵 첫번째 승리를 안겨주며 4개 대회 연속 첫경기 무승부의 징크스를 끊었다.

11일 새벽 1시 1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진 아시안컵 C조 1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은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바레인을 2-1로 꺾고 우승을 향한 기분좋은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후반 막판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에 곽태휘가 퇴장을 당하며 페널티킥으로 1골을 헌납. 완승의 분위기를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한국은 이날 예상대로 4-2-3-1 전술로 나서며 지동원이 원톱,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 날개를 맡고 구자철이 가운데 포진하는 '구자철 시프트'를 가동했다. 포백 수비라인은 이영표-이정수-곽태휘-차두리가 맡고 골키퍼에 정성룡이 선발 출장했다.

경기 초반 한국의 공격은 매서웠다. 전반 1분만에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에서 차두리가 얻어낸 프리킥을 기성용-이정수 콤비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으나 아쉽게 빗나가며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이어진 전반 6분에는 이청용이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에서 가운데로 내준 패스를 박지성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정확하게 맞지 않으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청용-박지성 황금콤비의 멋진 작품이 만들어질뻔 했던 순간이었다.

전반 중반으로 가면서 바레인도 서서히 패스연결이 살아나며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했다. 특히 페널티박스 부근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만들어내며 한국의 골문을 위협 하기도 했다. 이어진 전반 23분에는 바레인의 수비수가 박지성의 골반을 걷어차며 양팀 선수들간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반 중반이 지나가며 한국에선 구자철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구자철은 전반 24분 이청용이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으로 내준 패스를 수비수 2명을 제치며 땅볼 슈팅으로 까지 연결했으나 골키퍼의 손을 맞고 아웃, 상대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슈팅 감각을 점검한 구자철은 전반 39분 기어코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기성용이 가운데서 슈팅에 가까운 패스를 내줬고 이를 구자철이 슈팅으로 연결,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골로 연결됐다.

결국 전반전은 1-0으로 한국이 리드한채 마무리 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전반전 가장 돋보인 선수는 왼쪽 수비수로 나온 차두리. 차두리는 이날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줬다.

후반전은 시작과 동시에 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차두리가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 부근에서 날린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고, 이를 구자철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자신의 2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한국의 2-0 리드.

2-0으로 앞서기 시작한 후반 7분 이후로는 완연한 한국의 분위기 였다. 2골을 성공시킨 구자철은 몸이 풀린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더욱 휘저었고, 이청용도 특유의 부드러운 턴을 선보이는 등 공격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반면 2실점한 바레인은 자신감을 상실한 탓인지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어진 후반 12분, 한국은 지동원을 빼고 손흥민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수비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내 돌파하는 등 재치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가 지속될수록 한국은 패스연결이 살아나며 국내팬들에게 조광래 감독의 축구스타일을 선보이는 듯한 플레이를 펼쳐나갔다. 경기는 후반 22분 이정수가 상대 공격수의 깊은 태클에 부상을 입으며 다소 과열된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바레인은 경기 내내 거친 플레이로 일관하며 한국팬들의 원성을 샀다.

이후 경기는 한국의 분위기로 이어졌으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후반 38분 곽태휘가 상대 공격수를 밀쳤다는 다소 어이없는 판정으로 퇴장선언을 받은 것. 결국 페널티 킥을 허용하며 2-1이 된 상황에서 한국은 다시 손흥민을 빼고 수비수 조용형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골문 틀어막기에 나섰다.

결국, 10명으로 싸운 10분 남짓을 잘 막은 한국은 2-1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획득. 앞선 경기에서 이란을 4-0으로 꺾은 호주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지며 C조 2위를 마크했다. 첫 경기 징크스를 말끔하게 날려버린 한국은 오는 14일 우승 후보 호주와 2라운드 대결을 펼치게 된다.

dnpdlsfns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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