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원정 2차전 한국 3-1 오만
황희찬 전반 10분 선제골, 손흥민 후반 37분 결승골
한국의 '캡틴' 손흥민이 10일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37분 2-1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첫승을 이끌었다./KFA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캡틴' 손흥민이 한국을 구했다. 무려 5명의 오만 수비수들 사이에서 왼발 슛으로 원더골을 터뜨려 홍명보호의 첫승을 이끌었다. 깜짝 선발로 기용된 황희찬은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홍명보호의 첫 골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후반 추가 시간 쐐기골로 한국의 승리를 지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원정 2차전에서 전반 10분 황희찬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손흥민의 결승골,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의 쐐기골(101분)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1-1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월드 클래스의 기량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페널티 아크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왼발로 볼을 트래핑 한 후 5명의 오만 수비수가 에워싸는 틈을 비집고 왼발 슛으로 오만 골문을 뚫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이 16분이 주어진 가운데 90+11분 주민규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 2어시스트로 홍명보호의 오만전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129경기에서 49골을 기록함으로써 한국의 역대 A매치 최다골 2위 황선홍을 1골 차로 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주심 마닝은 한국이 2-1 리드를 지키던 후반 추가시간을 무려 16분이나 부여해 한국 팬들의 가슴을 죄게 만들었으마 추가시간은 한국을 위한 시간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오만전에서 지난 1차전에 비해 황희찬을 비롯한 무려 5명의 선발 명단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황희찬의 선제골로 전반 25분까지 압도적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오만이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공격적으로 전술을 바꾼 후 흐름을 내주며 고전한 끝에 전반 추가 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1-1 동점골을 내줬다.
홍명보호의 황희찬이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에선 B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10분 선제골을 넣고 있다./무스카트(오만)=KFA |
체코 출신의 야로슬라프 실하비 감독이 이끄는 오만은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인 한국의 수비진을 부분 전술로 돌파하며 전반 47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설영우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의 프리킥을 정승현이 헤더로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기록하고 말았다. 정승현의 자책골은 당초 알 카미시의 헤더골로 기록됐으나 정정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의 불안한 출발을 털어버리고 첫승으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공격과 수비진에 대대적 변화를 가하며 선제골까지 뽑아내며 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전반 4분 이강인의 대포알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10분 이명재의 왼쪽 스로인을 손흥민의 중앙으로 밀어주자 황희찬이 한 템포 빠른 번개 같은 오른발 슛으로 홍명보호의 첫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 전방 압박에 나선 오만의 전술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며 계속 공격을 허용하다 결국 전반을 1-1로 마쳤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60%-40%, 슈팅 수에서 6-5, 유효 슛 4-2의 우세를 보이고도 득점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 했다. 설영우와 이강인이 각각 전반전에 옐로카드를 받아 부담을 안게 됐다.
한국은 후반 6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을 돌파하던 손흥민이 페널티 킥 파울을 얻어내는 듯했으나 VAR(비디오 보조심판) 판독에서 정정되면서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중국의 마닝 주심은 당초 페널티킥 파울을 선언했으나 4분여 온 필드 리뷰 끝에 판정을 정정했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오른쪽)은 오만전 전반 10분 황희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주민규의 선제골까지 어시스트했다./KFA |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까지 1-1의 균형이 계속되자 오세훈 설영우를 불러들이고 이재성 황문기를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섭씨 32도의 무더위 속에서 한국 선수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인 데다 선수들 간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아 추가골에 어려움을 겪었다.
홍명보 감독은 운명의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선발 명단 5명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포지션도 공격과 수비에서 대대적으로 변화를 꾀했다. 센터백 김민재와 정승현을 세우며 김민재를 왼쪽에 포진시켰고 설영우를 오른쪽, 이명재를 왼쪽 풀백에 기용했다. 설영우는 1차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나섰다.
공격에서는 최전방에 오세훈, 공격 2선에 손흥민~황희찬~이강인을 포진시켰다. 수비형 미드필드진에는 박용우 황인범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홍명보호의 10일 오만전 스타팅 11./KFA |
FIFA 랭킹 76위 오만은 23위 한국보다 53계단 아래에 있지만 한국, 요르단과 함께 B조 2위권을 다툴 거로 보이는 이라크와 원정 1차전에서 0-1로 석패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역대 전적에서는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이 4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다만 한국은 지난 2003년 10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서 오만에 1-3 충격 패를 당하면서 '오만 쇼크'를 경험한 바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12년 전 무스카트 근교 시브의 알시브 스타디움에서 오만을 3-0으로 꺾고 2012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동메달 획득'의 서막을 열었다.
한국과 이라크, 요르단, 오만,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이 속한 B조 6팀 중 조 1~2위가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한편, 오만전을 마친 한국의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K리거 12명은 12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손흥민 이강인 등 해외파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오만에서 순차적으로 소속 팀에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