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의 황선홍 감독은 22일 일본과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B조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도하=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황선홍 감독과 신태용 감독이 4강 진출을 놓고 '운명의 한판 승부'를 펼칠 것인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요르단을 대파하고 A조 2위로 8강에 올란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과 대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이 일본과 최종전에서 이기면 인도네시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한 2024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의 멀티골에 힘입어 4-1 대승을 거뒀다.

불과 3개월 전 2023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의 첫 골을 터뜨린 마르셀리노는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25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신태용호에 2연승을 안겼다.

'신태용 매직'의 인도네시아는 22일 요르단과 A조 최종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8강에 올라 한국 또는 일본과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신태용 인스타그램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1차전 패배(0-2 카타르)를 딛고 2승 1패 승점 6을 확보하면서 A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올해 처음 U23 아시안컵 본선 출전의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사상 첫 8강 진출까지 이룩하는 지도력을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B조 1위와 오는 26일 오전 2시 30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B조는 22일 최종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조 1,2위를 다투는데 어느 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국의 황선홍호는 특급 스트라이커로 부상한 '원샷 원킬' 이영준(김천 상무)의 활약과 정상빈(미네소타)이 정상적 폼으로 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22년 굴욕적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영준은 한국이 기록한 3골을 모두 넣으며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이 일본을 꺾고 조 1위에 오르면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지면 탈락하는 녹다운 토너먼트 경기를 펼치게 된다.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A조 최종 순위. 카타르와 인도네시아가 조 1,2위로 8강에 올랐다./AFC

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황선홍호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리포트 '온사이드'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출전 목표로 '아시안컵 우승'과 함께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로 '일본'을 지목할 정도로 한일전 승리 열망이 강하다. 한국은 2022년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다시 아시아 정상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황선홍호의 '원샷 원킬' 이영준이 19일 중국과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B조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도하=KFA

특히 이번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2024 WAFF(서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맹활약했던 골키퍼 김정훈(전북현대)은 "다른 말이 필요 없다"며 한일전 승리에 대한 결의를 보였으며 당시 결승골을 넣어 우승을 이끈 이영준은 "어느 팀보다 일본을 가장 이기고 싶다"고 답했다.

황선홍 감독으로서도 이번 한일전은 2022년 6월 12일에 당한 굴욕적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출격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한 뒤 "다시는 일본전에서 굴욕적 패배를 당하지 않겠다"며 팬들을 상대로 영상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오는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기준 나이보다 2살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렸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였다.

22일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B조 순위. 한국과 일본은 승점과 골득실에서 모두 같다./AFC

한국은 '죽음의 조'로 불린 B조 1차전에서 UAE(아람에미리트)에 1-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중국과 2차전에서 이영준의 멀티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챙기며 2연승으로 8강 조기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 역시 중국과 1차전에서 1-0, UAE와 2차전에서 2-0으로 이기며 2연승으로 한국과 함께 8강에 올랐다.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승점 6에 골 득실 +3을 기록, B조 공동 선두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종전에서 비기면 승부차기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과 일본은 자존심 대결은 물론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A조 1위 카타르와 8강 맞대결을 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승을 노리고 있다. B조 1위로 A조 2위 인도네시아와 대결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인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4강에 진출하면 3위까지 파리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받고 4위 팀은 2023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위인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펼치게 된다.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끄는 일본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연령 상한선인 '24세'보다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려 황선홍호에 1-2로 패배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오랜 시간 조직력을 다져온 만큼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지난 1992년부터 시작된 23 대표팀 전적에서 17경기 7승 4무 6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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