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클린스만 감독 '경질' 확정...정몽규 축구협회장 직접 발표
입력: 2024.02.16 14:29 / 수정: 2024.02.16 14:55

16일 KFA 긴급 임원회의 후 클린스만 감독 경질 최종 확정
전날 전력강화위 경질 건의 수용...기자회견 통해 직접 발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사안 관련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사안 관련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을 경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내년 초 회장 연임에 대해서는 3연임을 추진했던 과거 입장을 들어 4연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회의 열고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건의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포함한 대표팀의 향후 운영 방향을 장시간 논의한 끝에 오후 2시 30분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중도해지를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논란의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정몽규 회장은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사안 관련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사안 관련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또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빠른 시일 안에 후임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 문제는 변호사와 상의한 뒤 대응하겠으며 위약금이 발생한다면 회장으로서 금전적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내년 초 회장 4연임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018년 정기총회에서 이미 회장 연임을 3연임으로 제한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했는데 대한체육회와 문체부 승인을 받지 못 했다는 점을 들어 우회적으로 더는 회장직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임원회의에는 정몽규 회장을 포함해 김정배 상근 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 위원회는 전날인 15일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결과에 대해 4시간 여 회의를 갖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축구협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황보관(59) 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전술 부재와 선수단 관리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석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전술 부재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자진 사퇴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축구 지도자 위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는 A대표팀을 비롯한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 후보를 물색하고, 팀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한다. 의결 기구가 아니라 자문 기구 성격을 띠고 있어 최종 결정권은 정몽규 회장에게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 대회 기간 동안 클린스만 감독과 두 차례 정도 티미팅을 갖고 대표팀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요르단과 4강전 '졸전'과 대표팀 내 주축 선수인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불거진 상황에서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숙고의 시간을 가져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64년 만의 우승을 내건 아시안컵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 갈등을 유발한 대표팀 운영, 귀국 이틀 만에 대회 분석도 없이 미국으로 떠난 태도, 아시안컵 경기내용을 본석하는 전력강화위에서 "선수단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는 등 지도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불명예 퇴진의 결정적 이유를 제공했다.

고개숙인 태극전사들. 지난 7일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선수들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알 라이얀=AP.뉴시스
고개숙인 태극전사들. 지난 7일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선수들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알 라이얀=AP.뉴시스

이로써 지난해 3월 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오는 2026년 7월까지의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하지만 자진 사퇴가 아니라 경질로 인한 계약 해지여서 위약금이 발생하게 된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20만 달러(약 29억 원)로 알려져 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움직이는 대표팀 외국인 코치들의 연봉까지 더하면 축구협회가 물어야 할 위약금은 1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충돌을 빚은 손흥민(오른쪽)과 이강인.한국대표팀은 경기 전날 이미 사분오열돼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참패를 불러들였다./도하=신화.뉴시스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충돌을 빚은 손흥민(오른쪽)과 이강인.한국대표팀은 경기 전날 이미 사분오열돼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참패를 불러들였다./도하=신화.뉴시스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것으로 보이며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전·현직 K리그 감독, 과거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는 한국인 감독들을 대표팀 사령탑 물망에 올려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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