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2경기
타지키스탄, UAE와 1-1 후 승부차기 5-3 승
사상 첫 출전, 16강 이어 8강까지 '진격'
아시안컵 본선에 처음 출전한 타지키스탄이 29일 UAE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5-3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한 뒤 감격을 만끽하고 있다./알 라이얀=AP.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변의 희생양'으로 아시안컵 제단에 올려졌다. 승리가 예상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본선 첫 출전의 '언더독' 타지키스탄의 거침없는 진격에 무너졌다. 경기 중 '부상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일격을 맞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는 29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2경기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5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상 첫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이어 '감동의 16강'을 이룩한 타지키스탄은 UAE를 제물삼아 예상치 못한 '8강 신화'를 작성하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 드라마를 이어갔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타지키스탄에 의외의 일격을 맞고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한 UAE 골키퍼 에이사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알 라이얀=AP.뉴시스 |
이로써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4위 UAE는 106위의 타지키스탄의 돌풍에 휘말려 지난 2019년 자국에서 펼쳐진 대회에서 4강을 기록한 지 5년 만에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8강에서 카타르에 져 탈락한 뒤 UAE로 말을 갈아탄 뒤에도 다시 한번 조기 탈락의 쓴맛을 보는 악연을 되풀이했다.
29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일정 및 전적./그래픽=정용무 기자 |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중국에 쓰라린 0-0 무승부를 안기며 돌풍을 예고한 타지키스탄은 1승 1무 1패,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뒤 객관적 전력상 우위로 평가된 UAE까지 무너뜨리며 거침없는 진군을 이어갔다. 중국은 타지키스탄과 첫 경기에서 무득점 무실점으로 첫 단추를 불안하게 꿴 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 끝에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아시안컵과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벤투 감독. 지난 대회에서 한국을 이끌고 8강에서 진격을 멈췄던 벤투 감독은 UAE를 이끌고는 16강에서 짐을 쌌다./알 라이얀=AP.뉴시스 |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역사적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타지키스탄은 이라크-요르단 승자와 오는 2월 2일 오후 8시 30분 4강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된다.
타지키스탄 8강 돌풍의 영웅은 골키퍼 루스탐 야티모프였다. 야티모프는 연장까지 120분의 정규 경기 시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돌입한 '11m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에서 결정적 슛을 막아내며 타지키스탄을 사상 첫 8강으로 이끌었다. 야티노프는 UAE의 두 번째 키커 카이오 카네도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막아냄으로써 감격의 승리를 불러들였다. 야티노프가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는 동안 선축을 한 타지키스탄 키커 5명은 모두 득점에 성공, UAE 5번째 키커가 나설 필요도 없이 대회 첫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아시안컵을 이변의 무대로 만들고 있는 타지키스탄 선수들이 8강 신화를 이룩한 뒤 감격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본선 첫 출전 후 첫 16강에 이어 첫 8강까지 이룩했다./알 라이얀=AP.뉴시스 |
UAE는 전반 16분 중원의 핵심인 압달라 라마단이 부상으로 빠지는 뜻밖의 변수에 부닥치면서 경기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하노노프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준 뒤 패배 직전이 후반 추가시간(90+5분)에 비로소 1-1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으나 결국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셨다. UAE는 볼 점유율66%-34%, 슈팅 수 18-16으로 앞서고도 잇따라 득점 기회를 놓치며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태용 매직'이 종영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 호주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결정력 부족을 노출하며 0-4로 크게 패해 역사적 여정을 마무리했다./알 라이얀=AP.뉴시스 |
한편 앞서 열린 16강전 1경기에서는 우승 후보인 '사커루' 호주가 공수에서 안정적 전력을 보이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선착했다. 호주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31일 오전 1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사우디 아라비아를 이긴다면 3일 오전 0시 30분 8강에서 한국과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