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 2-2 무승부
손흥민, 전반 9분 PK 성공...자책골 1개씩 주고받아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이 20일 요르단과 2023 아시안컵 E조 2차전에서 전반 9분 만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부상 아웃된 골키퍼의 김승규의 유니폼을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도하=KFA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상대 육탄 공격에 공격 루트가 막히면서 역전까지 허용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무승부를 끌어냈다.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박용우의 자책골과 요르단 공격수 야잔 알 나미마트에게 역전골까지 내줘 전반을 1-2로 마칠 때까지만 해도 암담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요르단의 육탄 방어를 허무는 황인범의 천금 같은 자책골 유도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에서 자책골 한개씩을 주고받는 힘겨운 승부를 펼친 끝에 2-2로 비겼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황인범의 세리머니. 황인범의 슛은 골대 안으로 향했으나 공식 기록상 알 아랍의 자책골로 기록됐다./도하=KFA |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앞세워 1-0으로 앞서나간 한국은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헤더로 걷어내려는 박용우의 자책골로 1-1 동점을 허용한 뒤 전반 추가시간(45+6분) 야잔 알 나미마트에게 역전골을 내줘 1-2로 끌려갔다. 요르단은 후반 노골적으로 시간을 끌며 한국의 공격 템포 죽이기에 나섰으나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슛을 막은 알 아랍의 자책골(90+1분)로 2-2 동점을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부진한 이기제와 박용우를 김태환과 홍현석으로 교체하며 풀백의 오버래핑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후반 24분에는 몸이 무거운 이재성과 조규성 대신 정우영과 오현규를 교체 투입하면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주도권을 장악한 한국은 잇따라 파이널 서드에 볼을 투입하며 슛을 난사했으나 골문을 열지 못하다가 결국 후반 추가시간 1분 만에 2-2 동점을 만들었다.김태환의 오버래핑에 의한 크로스를 오현규가 헤더로 왼쪽의 손흥민에게 흘려주자 손흥민이 황인범에게 컷백을 내줘 동점골 찬스를 만들었다. 황인범은 지체없는 슛으로 골문을 노렸는데, 알 아랍의 몸에 맞고 골망을 흔들어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로써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 4점을 기록하며 요르단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을 펼쳐 순위를 가리게 된다. 요르단은 같은 시간에 상대적으로 강팀인 바레인과 최종전을 벌인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1,2위와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요르단 수비의 표적이 된 손흥민의 드리블 장면. 이날 손흥민과 이강인은 철저하게 마크를 당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도하=KFA |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이 끝날 무렵 이기제의 중거리 슛에 이은 조규성이 골대를 빗나가면서 동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전반 볼점유율에서 53%-47%로 앞서면서도 파이널 서드에서의 슈팅 수 8-8, 유효 슛에서는 오히려 2-3으로 열세를 보였다.
요르단은 철저하게 손흥민 이강인을 육탄방어로 막고 우세한 피지컬을 앞세워 세컨드 볼을 차지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객관적 전력상 열세로 평가된 요르단은 전반에만 3장의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전반 40분까지 10개의 파울을 하는 등 태클과 파울로 한국의 공격을 끊는 데 주력했다.
클린스만호의 요르단전 스타팅11. 골키퍼 조현우가 새롭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KFA |
손흥민은 전반 4분 황인범의 침투패스를 받아 골 마우스 정면으로 들어가는 순간 요르단 수비수 에산 하다드의 백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파울을 얻어냈다. 카타르 주심 살만 아흐마드 파라히는 당초 골라인 아웃을 선언했으나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 파울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대담하게 중앙으로 오른발 페널티킥을 차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요르단 골망을 흔들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A매치 120경기에서 42호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훈련 도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소집 해제된 골키퍼 김승규의 유니폼을 들고 세리머리를 하며 도중하차한 김승규를 위로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2연승으로 조기 16강 진출을 확정짓기 위해 조규성(미트윌란)과 손흥민을 투톱으로 하는 4-4-2전형을 바탕으로 미드필드진에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 이강인을 내세웠다. 포백진에는 이기제(수원삼성)~김민재~정승현~설영우(이상 울산현대), 골키퍼에는 조현우가 기용됐다. 하지만 기대했던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 순위는 물론 16강 상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