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20일 2023 아시안컵 C,D조 2차전 종합
이라크 2-1 일본, 베트남 0-1 인도네시아, 홍콩 0-1 이란
이란 이라크 16강 진출
일본의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왼쪽)가 19일 이라크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D조 2차전에서 잇따라 골을 허용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알 라이얀=신화.뉴시스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축구에는 늘 이변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이변의 제물로 일본을 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일본이 이라크에 일격을 당하며 조 2위 경쟁으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결승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한일전'이 16강전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라이벌 베트남을 잡고 고대하던 첫승을 기록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16강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를 놓고 오는 24일 최종전을 펼친다. 이라크와 이란은 나란히 2연승으로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라크의 아이멘 후세인이 19일 일본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D조 2차전에서 전반 5분 만에 헤더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알 라이얀=AP.뉴시스 |
◆ '우승 후보' 일본의 '굴욕'...이라크 기세에 눌려 1-2 '충격패'
19일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이변의 무대였다. 경기 전부터 이라크 팬들의 열기가 고조되더니 결국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은 '사무라이 재팬'을 거꾸러뜨리며 감격의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4만 4667석의 관중석은 이라크와 일본을 응원하는 팬들의 열기로 경기 전부터 뜨거웠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로 분석된 이라크 팬들은 마치 응원으로 부족한 이라크 전력을 보완하고, 일본의 전력을 약화시키려는 듯 열렬한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라크 팬들의 염원은 현실로 나타났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4회)이자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7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강호는 FIFA 랭킹 63위 이라크에 전반에만 무려 2골을 내주는 수모를 겪은 끝에 1-2로 무너졌다. 지난해 6월부터 기세등등하게 달리던 A매치 연승 기록도 11연승에서 막을 내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 4실점 가운데 3실점을 상대 헤더골로 내주며 공중볼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 이라크가 '우승 후보' 일본 맞대결에서 전반 2-0 우세를 보이는 이변을 연출한 전반전 장면./알 라이얀=AP.뉴시스 |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 이라크는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일본을 몰아붙였다. 스페인 출신의 헤수스 카사스 가르시아 감독은 인도네시아와 1차전 선발 11명 가운데 5명을 바꾸는 체력적 우위 전략으로 일본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일본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불안한 경기력과 오른쪽 수비, 특히 공중볼에 약점을 보이며 이라크 아이멘 후세인에게 전반에만 연달아 2골을 내주고 말았다. 일본은 이번 대회 4실점 모두를 공중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실점했다. 4실점 가운데 3실점을 헤더 골로 내줬으며 1실점 역시 헤더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다 내주는 등 공중볼에 취약한 약점을 다시 한번 노출했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베트남과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전반 1-2 역전을 허용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2차전에 나섰으나 최근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지지않았던 이라크에 첫 패배(5승1무1패)의 고배를 마셨다. 일본은 볼 점유율에서 72%-28%, 슈팅에서 15-8로 앞서고도 수비 불안과 기대했던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의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다.
이라크의 왼쪽 풀백 아메드 야히아을 돌파를 일본의 오른쪽 풀백 스가와라 유키나리가 제대로 막지 못하며 2실점의 빌미가 됐다. 이라크의 전반 5분 선제골과 전반 추가시간(45+4분)에 터진 추가골 모두 일본의 오른쪽 수비 구멍에서 비롯돼 후세인에게 헤더로만 2골을 내줬다.
이강인의 '절친' 구보는 베트남전에서 교체 멤버로 출전한 뒤 이라크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16분 도안 리츠와 교체됐다.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90+3분) 엔도 와타루의 만회골을 추격에 나섰으나 동점에는 실패했다.
예상치 못한 일본의 패배는 대회 최고의 카드로 기대를 모으던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을 결승전이 아니라 16강전으로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공산이 커졌다. 일본이 D조 2위를 차지하고 한국이 E조 1위를 차지할 경우 오는 31일 오후 8시 30분 16강 토너먼트(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게 된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이후 11연승을 달리며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으나 1차전부터 수비불안을 노출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과 1차전에서도 일본은 전반 11분 미나미노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잇따라 2실점하며 1-2로 끌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연속 3골을 추가하며 4-2로 승리했으나 일본 팬들의 실망을 자아낸 바 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D조 2차전 순위. 이라크가 가장 먼저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AFC |
일본은 이날 베트남에 1-0 승리를 거둔 인도네시아와 24일 오후 8시 30분 최종전을 펼쳐 16강 진출을 다툰다.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한 일본과 인도네시아는 이긴 팀이 최소 조 2위를 차지하게 된다. 2연승으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권을 획득한 이라크는 2패의 베트남과 최종전을 펼친다. 2007년 아시안컵 우승 이후 17년 만의 영광 재현을 노리는 이라크는 이변이 없는 한 베트남에 승리하며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일본과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것보다 일본과 경기하는 게 심적으로 더 편하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한일전을 많이 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이변을 일으키겠다"고 전의를 보였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은 20일 오후 8시 30분 요르단과 E조 2차전을 펼쳐 16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베트남을 1-0으로 제압한 신태용 감독./도하=AP.뉴시스 |
◆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베트남 1-0 제압...17년 만의 아시안컵 승리
19일 오후 11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D조 2라운드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승리로 귀결됐다. FIFA 랭킹 146위 인도네시아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 6무 3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던 베트남(94위)을 1-0으로 제압하며 지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아시안컵 승리를 추가했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42분 아스나위 망쿠알람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승점 3점을 등록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1승 1패로 꿈에 그리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24일 일본과 최종전에서 비기거나 이기면 조 2위, 지더라도 3위 상위 4팀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D조까지 2차전을 마친 4개조의 20일 오전 현재 3위 승점은 인도네시아가 가장 높다. 베트남은 2패를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의 지략이 돋보인 인도네시아-베트남전./도하=AP.뉴시스 |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 1차전에서 이라크에 1-3으로 패했으나 베트남과 2차전에서는 객관적 열세를 딛고 승리를 쟁취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본을 상대로 전반 2-1 역전에 성공하는 등 기세를 타고 있던 팀이라 더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혼혈 선수 3명을 센터백으로 배치한 5-4-1 전형으로 베트남의 공세를 '클린 시트'로 막아냈다. 지난 2016년 12월 2-1 승리 이후 5차례 베트남과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 한 인도네시아는 전반 42분 공격수 라파엘 스트라윅이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인도네시아의 캡틴이자 K리그를 달렸던 아스나위 망쿠알람은 베트남의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며 승리를 불러들였다.
인도네시아는 볼 점유율에서 43%-57%의 열세를 보이면서도 슈팅 수 16-7, 유효 슛 5-3으로 앞서며 한 골 차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C조 2차전 순위. 이란이 예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AFC |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칼리파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홍콩과 C조 2차전에서 전반 24분 공격수 메흐디 가예디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가예디는 공격에 가담한 왼쪽 수비수 밀라드 모함마디의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진입한 뒤 정확하게 깔아 찬 슛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이번 대회 참가 24개국 가운데 FIFA 랭킹 최하위(150위) 홍콩의 욘 안데르센 감독의 지휘로 FIFA 랭킹에서 무려 129계단이 높은 이란(21위)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진 못 했지만 1실점의 선전을 펼쳤다. 홍콩은 1차전에서 1차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1-3으로 패한 데 이어 2패를 기록했다.
총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6개조 1,2위팀과 3위 상위 4개팀이 16강에 진출해 녹다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20일 오전 현젼 카타르 호주 이란 이라크가 모두 2연승으로 순항하며 16강 티켓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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