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투성' 황선홍호의 중국 원정...'반전 지혜' 필요하다
입력: 2023.06.20 09:01 / 수정: 2023.06.20 09:05

19일 U-24 한국축구대표팀, 중국 원정 2차 평가전 0-1 패
1차전 엄원상 이어 조영욱 고영준 부상...9월 항저우AG 반전 필요


U-24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9일 가진 중국과 2차 평가전에서 조영국 고영준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가운데 0-1로 패하며 우려가 커졌다./KFA
U-24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9일 가진 중국과 2차 평가전에서 조영국 고영준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가운데 0-1로 패하며 우려가 커졌다./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황선홍호가 상처뿐인 중국 원정 2연전을 마쳤다. '격투기'를 방불케하는 중국의 거친 축구에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2차전에선 졸전 끝에 0-1로 패하면서 우려가 더 커졌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선 절대적으로 '반전의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남자축구대표팀은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2차 평가전에서 전반 45분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 하고 0-1로 패했다. 지난 15일 중국과 1차전을 3-1로 이겼던 한국은 연승에 실패하면서 1승1패로 중국 원정을 마감, 이 연령대 중국과 통산 전적에서 12승 3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황선홍호의 중국과 2차 평가전 스타팅11./KFA
황선홍호의 중국과 2차 평가전 스타팅11./KFA

하지만 황선홍호는 겉으로 드러난 1승1패의 전적보다 더 많은 걸 잃어버림으로써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한국은 아시안게임 3연패를 바라보고 A매치 기간을 이용해 중국 원정을 택했지만 주전들의 부상 이탈과 실전 경험 부재로 인한 허술한 조직력, 단조로운 공격 패턴 등이 노출되면서 숙제만 한아름 안게 됐다.

평가전 자체가 실전을 통해 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게 목적인 만큼 이런 약점들을 남은 기간 동안 잘 보완하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겠지만 주전들의 부상이 과연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여서 문제다. 1차전에서 부상한 엄원상(울산현대)과 2차전에서 부상 교체된 조영욱(김천상무) 고영준(포항) 모두 황선홍호의 핵심 자원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아시안게임 전까지 전열에 복귀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훈련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대체 자원들과 균질한 경기력을 확보하지 못 한 황선홍호로선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황선홍 감독은 A매치 기간 동안 마땅한 평가전 상대를 찾지 못하자 '플랜 B'격인 중국 원정을 택했는데 결국 '악수'가 되고 말았다.

상처 투성의 중국 원정 평가전을 마친 황선홍 감독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선 와일드카드를 비롯한 엔트리 구성에서 묘안을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KFA
'상처 투성'의 중국 원정 평가전을 마친 황선홍 감독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선 와일드카드를 비롯한 엔트리 구성에서 묘안을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KFA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항저우 현지의 환경과 분위기에 적응하고 마지막 평가전을 통해 엔트리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우려했던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득보다 실'이 많은 평가전이 됐다. 평가전 의미를 도외시한 중국의 '격투기 축구'에 정상적 경기 운영을 하지 못한 채 중국의 수비전술 훈련만 시켜준 꼴이 되고 말았다. 주전들의 부상 이탈로 상대 수비 벽을 뚫을 수 있는 공격의 부분 전술은 엉성했고, 상대 수비수에 다 읽히는 공격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뾰족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 했다.

2차전을 보면 황선홍호의 답답한 상황을 알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2차전에서 1차전과 비교해 7명이 달라진 선발 라인업을 꺼냈다. 조영욱을 최전방에 두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고영준 고재현(대구FC)을 공격 2선에 배치했다. 정호연(광주FC)과 김봉수(제주유나이티드)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조현택(울산현대), 김태현(베갈타센다이), 이상민(성남FC), 최준(부산아이파크)을 포백으로 포진시켰다. 골문은 이광연(강원FC)이 지켰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중국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한국 선수들을 거칠게 괴롭히면서 또 부상자를 만들어냈다. 전반 14분 정우영이 깊숙한 태클에 발목을 가격당해 고통을 호소했고 전반 18분 조영욱이 공중볼 경합을 하면서 충돌해 어깨 부상으로 경기장을 조기에 빠져나갔다.

후반 10분에는 고영준이 상대에 깔려 부상을 호소해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나왔다. 결국 한국은 중국과의 2경기에서 3명이 부상으로 인해 경기장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지난 1차전에서 한국은 핵심선수인 엄원상이 후반 교체투입돼 2골을 넣었지만 24분 만에 다시 교체아웃됐다. 중국 선수와 충돌로 부상을 당했고 다음날 엄원상은 부상이 심해 남은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국은 전반 45분 많은 숫자가 공격에 올라간 상황에서 역습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중국은 왼쪽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낮은 컷백 패스를 순 친한이 중앙에서 왼발로 밀어넣어 결승골을 만들었다. 중국은 후반 들어 선제골을 지키기 위해 더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을 곤혹스럽게 했고, 한국은 단조로운 점유율 축구를 하면서 골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중국 벤치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두 팔을 들며 기뻐했다.

중국 축구의 '악명'을 알면서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황선홍 감독으로선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중국과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본선 출전이 좌절됐던 황선홍 감독으로선 중국의 거친 축구만 탓할 게 아니라 극복할 수 있는 '반전의 지혜'를 찾는 게 급선무다. 어차피 아시안게임 무대는 중국 항저우로 결정된 상태고 중국 축구 또한 우승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현지 기후나 날씨, 아시안게임 본선에서의 경기나 상황에 대해 적응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축구에서 시간 지연이나 거친 플레이, 수비적인 상황 등은 나올 수 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나올 수 있기에 그런 것에 적응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부상자가 많이 생긴 게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중국 원정 평가전을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이 2차전에서 승패보다 다양한 선수 구성으로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한 것은 그나마 향후 엔트리 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의 협의를 통해 나이에 상관없이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 카드' 3장을 비롯한 엔트리 구성을 효율적으로 한다면 반전의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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