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홈경기', 경직된 용병술 '우려'
-우루과이 가나는 '중립경기' 전력강화
-포르투갈은 네이션스리그 1승1패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벤투 감독(왼쪽)은 9월 A매치를 앞두고 1년 6개월 만에 이강인을 불러들였으나 경기에는 내보내지 않았다. 27일 카메룬전을 앞두고 워밍업 도중 지나치는 벤투 감독과 이강인. /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만 1승1무, 경쟁상대인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은 약속이라도 한 듯 1승1패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9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에서 벌어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각 팀의 2경기 '모의고사' 전적과 경기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상대 허실을 본격적으로 분석하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오는 11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펼쳐진 FIFA A매치 주간의 2경기가 모두 끝남에 따라 조별리그 경쟁 상대의 장단점과 전력의 특징 또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국을 포함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의 9월 A매치 전적과 특징적 경기 내용을 살펴본다.
27일 카메룬전에서 헤더로 골문 가르는 손흥민. 손흥민은 9월 A매치 2연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확실한 득점원임을 입증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에 속한 4팀 가운데 유일하게 안방 평가전을 치러 1승1무를 기록했다. 전적으로만 보면 가장 뛰어난 성적이지만 경기 내용과 상대, 경기 장소 등을 고려하면 팬들의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23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2-2 무승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코스타리카와 카메룬은 월드컵 4포트(한국 3포트)였던 팀들로 FIFA랭킹은 한국 28위, 코스타리카 34위, 카메룬 38위다. 안방에서 한국보다 낮은 상대를 불러들여 경기를 치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양한 선수 기용과 전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경기에서 기록한 3골 가운데 2골을 '캡틴' 손흥민이 기록한 것으로 손흥민의 득점력으로 1승1무를 끌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코스타리카전에서 드러난 수비 허점, 특히 상대의 빠른 대각선 전개에 의한 수비 뒷공간 약점으로 2실점한 것은 하루빨리 보완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변화를 싫어하는 벤투의 경직된 용병술도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변화무쌍한 경기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 자원과 전술 변화가 필요한데 지나치게 전술과 선수 기용에서 호불호가 분명한 점은 갈수록 커지는 사령탑의 비중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H조의 최강 포르투갈은 9월 유럽 네이션스리그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사진은 28일 스페인전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호날두의 안타까워하는 장면./브라가(포르투갈)=AP.뉴시스) |
1년 6개월 만에 합류한 '슛돌이' 이강인은 아예 출전을 시키지 않았고, 그동안 자주 기용했던 나상호 권창훈 정우영을 교체 멤버로 투입하며 기존과 별로 달라질 것 없는 경기 내용을 보여 용병술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는 한국의 스파링 파트너로 나선 카메룬과 코스타리카가 새로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며 본선에 대비한 것과 달리 결과에 집착한 선수 기용으로 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다양한 전술과 선수 기용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지만 기존의 대표팀 경기와 별다를 게 없는 A매치 2연전이었다. 굳이 2경기에서 거둔 한국의 성과라면 포워드에서도 변함 없는 손흥민의 득점력과 황희찬의 왼쪽 윙포워드 활약, 한층 업그레이드된 '괴물' 김민재의 수비력, 오른쪽 풀백에서 가능성을 보인 윤종규의 발견, 세트피스에서의 득점력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성과로는 황금 같은 9월 모의고사 기간을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성과는 개인적 능력에 치우쳐 있고, 보완점은 전술과 선수 활용 등 벤치의 용병술에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H조 첫 경기 상대인 우루과이는 중립지역인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러 1승1패를 기록했다. 한국전을 대비해 24일 오스트리아에서 가진 이란전에서는 경기를 주도했지만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재부임한 이란의 ‘늪축구’에 빠져 후반 막판 실점하며 0-1 패배를 당했다. 28일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FIFA랭킹 43위 캐나다와 2차 평가전에선 전반 6분 니콜라스 데 라 크루스의 선제골과 전반 33분 다윈 누녜스의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두 경기 모두 루이스 수아레스-다윈 누녜스를 선발로 내세웠고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중원 조합 등이 연속해서 나왔다는 점에서 본선에 대비한 골격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우루과이는 이란전 패배로 지난해 11월 볼리비아와 남미예선(0-3 패) 이후 이어 오던 7경기 무패(6승 1무) 행진을 멈췄다.
한국의 1승 상대로 지목되는 가나도 유럽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가져 1승1패를 기록했다. 귀화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24일 프랑스에서 한국이 6월 홈에서 1-5로 패했던 브라질과 맞붙어 0-3으로 졌다. 토트넘 훗스퍼의 히샬리송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완패했다. 강팀을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러 전력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가나의 아도 감독은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와 수비수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등 가나로 귀화한 선수들을 이번에 대거 대표팀에 불러들여 평가전을 치렀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딴 가나는 그동안 국외에서 활동 중인 이중국적 선수들에게 가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히려고 애써왔다.
28일 스페인에서 가진 FIFA랭킹 139위인 니카라과를 상대로 2차전을 가진 가나는 전반 35분 압둘 이샤하쿠의 결승골로 1-0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수준 낮은 니카라과를 상대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한국에 희망을 안기는 부분이다.
H조 최강으로 꼽히는 포르투갈은 유럽 네이션스리그 일정을 소화하며 1승1패를 기록했다. 25일 열린 체코 원정에서 무려 4-0 대승을 거뒀지만 28일 열린 스페인과의 홈경기에서는 0-1로 패했다. FIFA랭킹 32위 체코를 상대로 다득점을 기록한 공격력을 한국의 수비가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요구된다.
호나우두가 여전히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백업급인 디오고 달롯이 체코전에서 2골을 기록했고, 1골씩을 넣은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디오고 조타의 득점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