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화성종합경기타운 평가전 후반 34분 프리킥 동점골, 1-1 무승부 기여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가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가운데 조현택(가운데)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화성종합경기타운=남용희 기자 |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가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가운데 정한민이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화성종합경기타운=남용희 기자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조현택(부천FC)의 절묘한 왼발 프리킥골이 황선홍호의 체면을 살렸다. 2024 파리올림픽 향해 장도에 오른 황선홍호가 아시아의 강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가운데 조현택의 극적인 후반 동점골에 힘입어 패배를 모면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전반 3장의 옐로카드가 나오는 격전을 치른 끝에 1-1로 비겼다. 후반 4분 만에 이야노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34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조현택이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 상대 골문의 오른쪽을 뚫어 체면을 살렸다.
조현택의 프리킥골은 지난 23일 벤투호의 손흥민이 후반 동점골을 보는 듯한 프리킥골로 한국 득점의 주무기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우즈베키스탄의 지한파 사령탑 티무르 카파제 감독은 잘 정비된 팀월크를 바탕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히며 아시아 정상권의 팀다운 전력을 펼쳐보였다. 이틀 전 비공식 연습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두 팀은 공식 경기에서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 했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가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이야노프가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화성종합경기타운=남용희 기자 |
지난 18일부터 경기도 화성에서 27명의 선수를 소집해 훈련에 들어간 황선홍호는 이날 4-4-2전형을 바탕으로 비교적 빠른 공수 연결을 시도했으나 선수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전반 힘든 경기를 펼쳤다. 오현규(수원 삼성)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을 투톱으로 세우고, 정한민(FC서울)~오재혁(부천FC)~윤석주(김천 상무)~안재준(부천FC)으로 미드필드진을, 박규현(베르더 브레멘)~변준수(대전 하나시티즌)~조성권(울산대)~황재원(대구FC)으로 포백진을 각각 구성했다. 골키퍼에는 김정훈(김천)이 나섰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황선홍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성향,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 첫 소집이라 새롭게 호흡을 맞춰나가는 단계지만, 이 연령대 선수들의 경쟁력을 통해 좋은 경기를 펼쳐 보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가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가운데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메모하고 있다./화성종합경기타운=남용희 기자 |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며 볼 점유율 45-55%로 주도권을 내줬으며 슈팅수에서도 4-7로 뒤졌다. 유효슛도 1-3으로 밀렸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것이 다행일 정도로 선수 간 호흡이 맞지 않았고, 수비와 미드필드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페널티에어리어 근처에서 자유롭게 슛을 구사했다.
한국의 수비 불안은 결국 후반 4분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비수로부터 볼을 건네받은 노르차예프가 한국의 오른쪽 수비라인을 돌파한 뒤 이야노프에게 크로스, 이야노프가 왼발 슛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우즈벡의 공격은 그야말로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한국 진영을 휘저으며 골까지 터뜨리는 스피드와 조직력을 보였다.
황선홍호는 지난 23일 우즈벡과 비공식 연습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당시 후반 5분 미르사이도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종료 직전 권혁규의 동점 만회골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우즈벡이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파리 올림픽을 향한 황선홍호의 앞날 또한 순탄치 않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한국은 지난 1988 서울올림픽부터 지난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만큼 내년부터 예선에 돌입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황선홍호가 파리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면 10회 연속으로 사상 최초 두 자릿수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황선홍호는 다른 아시아권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함께 훈련할 시간 또한 적어 조직력 부족이란 약점을 안고 있다.
이날 황선홍호의 첫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2년 전부터 올림픽을 준비했으며 지난 6월의 2022 AFC U23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한 해당 연령대 강호이기도 하다. 일본은 당시 파리 올림픽을 대비한 U21팀을 내보내 8강에서 두 살이나 위인 한국팀을 꺾고 3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출항의 뱃고동을 울린 황선홍호가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전력을 가다듬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지 주목된다.
2024 파리 올림픽은 2023년부터 올림픽 축구 1차 예선을 실시해 2024년 상반기 최종 예선을 진행하게되며, 본선 진출 국가를 가린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