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이집트 친선경기 황의조 김영권 조규성 권창훈 연속골, 4-1 승리...공수 숙제 '한아름'
'벤투호의 캡틴' 손흥민(오른쪽)이 14일 이집트와 친선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트린 권창훈(가운데)이 눈물을 보이자 안아주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6월 A매치 4경기 풀타임 출장하면 한 차원 높은 클래스의 경기력을 보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숙제도 많았지만 희망도 있었다. '월클' 손흥민과 '16매직' 황의조가 벤투호의 아쉬움을 달래며 희망의 불을 밝혔다. 김진수는 2도움으로 고질적 왼쪽 윙백 문제 해결의 정답을 제출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득점왕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급의 플레이로 경기장 분위기를 바꿨으며 백넘버 16의 황의조는 전반 16분 A매치 16호골을 성공시키는 '16매직' 인연으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22 카타르월드컵 공격력에 청신호를 켰다.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평가전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손흥민은 수세를 공세로 전환하는 플레이로 4-1 승리를 끌어내는 핵심 역할을 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6월 A매치 4연전 중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16분 황의조와 22분 김영권의 헤더 연속골, 후반 30분 교체멤버 조규성의 추가골과 45분 권창훈의 헤더 쐐기골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올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가 부상으로 방한이 불발되면서 손흥민과 살라의 A매치 대결은 무산됐으나 '파라오 군단' 이집트는 전력을 다한 플레이로 한국 공수의 허점을 드러내는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다했다.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평가전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황의조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한국은 전반 15분까지 미드필드진의 조직력 부족으로 열세를 면치 못 하다가 손흥민의 전환패스 한 방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바꾸며 2-0으로 앞서가다 전반 38분 집중력이 저하되며 이집트 공격수 모하메드에게 오른발 추격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2-1 리드로 마쳤다. 전체적으로 공수전환과 연계플레이에서 잇따라 허점을 드러낸 한국의 벤투 감독은 후반 34분 황의조 정우영을 조규성 김동현으로 교체하며 후반 40분 조규성의 추가골, 45분 권창훈의 쐐기골에 힘입어 4-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룩한 벤투호는 이로써 오는 11월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H조 경기를 앞두고 준비한 6월 A매치 4경기에서 2승1무1패를 기록했다. 경기마다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며 투톱과 원톱 등의 포메이션과 전술을 시험했으나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더 진화된 플레이를 확인하고 '작은 정우영의 발견과 황의조의 득점포 부활, 왼쪽 윙백 김진수의 부각을 확인했을 뿐, 선수간의 조직력이 미흡하고 부분전술과 팀 전술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내 숙제를 한아름 떠안게 됐다.
가슴 뭉클한 권창훈의 추가골 세리머니.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평가전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권창훈이 득점 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이날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황의조를 투톱으로 내세운 4-4-2전형을 펼쳐보였으나 전반 15분까지 정우영 황인범의 부상 결장으로 미드필드진의 공수 연결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다가 손흥민의 절묘한 전환 패스 한 방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일신시켰다. 손흥민은 최전방까지 볼이 배달되지 않자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와 폭넓은 시야로 경기 분위기를 역전시키는 선제골을 끌어냈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하프라인 오른쪽에서 왼쪽 터치라인의 왼쪽 풀백 김진수에게 긴 대각선 전진 패스를 날려 이집트 진영의 수비라인을 단숨에 허물어뜨렸다. 김진수는 손흥민의 전환패스를 곧바로 크로스로 연결하며 황의조의 선제골을 도왔다. 지난 2일 브라질전에서 1년여 만에 골을 기록한 황의조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방향을 살짝 트는 헤더로 통쾌한 골을 터뜨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벤투호 득점력에 희망을 안겼다.
특히 백넘버 16번의 황의조는 이날 전반 16분 A매치 통산 16번째 골을 터뜨려 '16'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2015년 9월 라오스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G조 예선에서 A매치에 데뷔한 황의조는 2015년 10월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뒤 지난 2일 브라질전에서 1년 만에 A매치 15호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에서 손흥민이 올린 공을 황의조가 헤더로 방향을 바꿔놓자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김영권이 헤더로 두 번째 골을 터드렸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던 황의조는 1골 1도움으로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14일 한국의 이집트전 스타팅멤버./KFA 제공 |
이날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 상대인 가나를 겨냥해 이집트를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른 한국은 손흥민 황의조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미드필드진에 '작은' 정우영~고승범~백승호~권창훈, 포백진에 김진수~김영권~권경원~김태환, 골키퍼에 김승규를 내세웠다. 손흥민은 6월 A매치 4경기에 유일하게 선발로 나섰으며 미드필더 고승범은 처음 선발로 나섰다.
한국은 2-0으로 앞서던 전반 38분 수비라인이 상대 공격수의 핸드볼 의심 플레이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모하메드에게 오른발 만회골을 허용. 2-1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 40분 조규성의 추가골과 45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한 권창훈의 쐐기골을 바탕으로 4-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6월 A매치 4경기에서 2일 브라질전에서 1-5로 패한 뒤 6일 칠레전에서 2-0 승리, 10일 파라과이전에서 2-2 무승부, 14일 이집트전에서 4-1 승리를 거뒀다.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평가전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
벤투호의 4-1 승리 쐐기골을 넣은 권창훈은 지난 2월1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A조 시리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 4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마음고생을 하다가 5경기 만이자 4개월여 만에 A매치 11번째 골을 터뜨린 뒤 울음을 터뜨리는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한편 벤투호의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상대인 가나 축구대표팀은 14일 일본 스이타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린컵 사커 2022' 3위 결정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칠레를 3-1로 이겼다. 지난 10일 준결승에서 일본에 1-4로 완패했던 가나는 오는 11월 개막하는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서 한국, 포르투갈, 우루과이와 경쟁한다. 지난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한국과 평가전에서 0-2로 졌던 칠레는 일본에서 열린 기린컵에서 2연패를 당하며 6월 A매치를 3전 전패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