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시리아전 2-0 승리...김진수 권창훈 연속골
한국의 김진수가 1일 열린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후반 8분 선제 헤더골을 넣은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KFA 제공 |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해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설날인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중립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후반 8분 김진수의 헤더골과 후반 26분 권창훈의 중거리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6승 2무 승점 20고지에 오른 한국은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최종예선 7차전을 마치고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란에 이어 '2호 진출국'이 됐다.
벤투호의 조규성이 1일 열린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공격적인 드리블을 하고 있다./KFA 제공 |
전반 24분 결정적 백패스 실수로 마음의 짐을 안고 있던 김진수는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8분 김태환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마우스 왼쪽에서 높게 점프하며 완벽한 헤딩슛으로 시리아 왼쪽 골문을 뚫어 한국의 첫 득점을 기록했다. 김진수의 선제골은 우세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한국 선수들과 팬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국은 후반 26분 교체멤버 권창훈의 통렬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낚으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시리아진영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이재성과 월패스를 주고받은 권창훈은 약 25m 왼발 중거리슛으로 시리아 오른쪽 골문을 꿰뚫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2-0을 만들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위 UAE(·2승3무2패·승점 9점)가 강호 이란과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점수차를 벌려 1986년 멕시코 대회 후 10회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첫 출전한 기록까지 포함하면 11회 본선 진출로 아시아 국가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한국에 이어 이란과 일본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록하고 있다.
레바논전에 이어 시리아전에서도 조규성과 투톱을 이룬 황의조의 대시 장면./KFA 제공 |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은 전 세계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월드컵 본선에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는 1회 대회부터 22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 브라질이다. 2위부터는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 순이다. 남미와 유럽을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많이 본선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나선 시리아에 점유율에서는 앞서면서도 결정적 슛 기회를 만들지 못해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점유율에서는 80-20% 정도의 압도적 우세를 보이면서도 골지역을 촘촘하게 메운 시리아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오히려 전반에만 두 차례 결정적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고질적인 세트 피스 수비에 약점을 보이며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전반 10분 시리아는 한국 진영 왼쪽을 파고드는 첫 공격에서 파울을 얻어낸 뒤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아마와스가 골지역 정면으로 날리자 하르빈이 뛰어들며 헤더로 한국의 골문을 뚫었다. 하지만 프리킥 순간 하르빈의 위치가 한국의 수비라인보다 골문쪽으로 앞서는 것이 VAR에 잡혀 일본인 주심 기무라 히로유키가 오프사이드로 판정, 노골로 선언됐다.
시리아와 2022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 나설 한국의 스타팅멤버./KFA 제공 |
한국은 이후에도 시리아의 저돌적 기습 공격에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24분 수비진영에서 왼쪽 풀백 김진수가 안일하게 골키퍼 김승규에게 백패스하는 것을 하르빈이 대시하며 가로채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하르빈이 완벽하게 볼을 잡지 못하고 슛 기회를 만들지 못 했으나 한국 수비는 계속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다.
한국의 공격은 미드필드진의 변화와 시리아의 밀집수비가 겹쳐 예리함을 보여주지 못 했다. 지난 레바논과 7차전에 비해 권창훈 정우영(알 사드) 이용이 빠지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백승호 김태환이 스타팅 멤버로 나섰으나 골지역에서의 마지막 패스 연결 부족으로 슛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 했다. 전반 종료 직전 황인범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한 것이 전반전 유일한 득점 기회로 기록됐다.
벤투 감독은 이번 중동 원정을 앞두고 터키 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담금질하며 조규성과 백승호란 공격 카드를 장착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터키 전지훈련 동안 아이슬란드(5-1), 몰도바(4-0)를 연파하며 자신감을 키운 뒤 지난 27일 레바논 원정 7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시리아전을 앞두고 홍철이 두바이 도착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전원 격리에 들어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시리아전을 무사히 승리로 장식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면 본선 진출 확정 결의를 다진 바 있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