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조규성 A매치 데뷔골, 벤투호 '공격 옵션' 입증
입력: 2022.01.16 08:41 / 수정: 2022.01.16 08:55
벤투호의 조규성이 15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KFA 제공
벤투호의 조규성이 15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KFA 제공

15일 대한민국-이이슬란드전, 스트라이커 출장, 5-1 승리 선제골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적절한 시점에 골도 터졌다. 벤투호의 공격수 조규성(24·김천상무)이 A매치 5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주전 공격수 황의조(보르도)와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벤투호의 공격 옵션'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규성은 15일 오후 8시(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62위)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원톱으로 나서 5-1 대승의 물꼬를 트는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활발한 침투와 포스트 플레이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2022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중동 원정을 앞두고 국내파로만 소집된 터키 전지훈련 평가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임인년 새해 첫 A매치에 나선 한국은 전반전에만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상무), 백승호(전북)의 연속골로 3-0으로 앞서며 아이슬란드를 압도한 데 이어 후반에도 김진규(부산)와 엄지성(광주)이 쐐기골을 넣으며 5-1 대승을 거뒀다. 권창훈을 제외한 4명이 A매치 데뷔골을 작성할 정도로 기분좋은 승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 아이슬란드가 세대교체를 진행하며 풀 전력으로 나서지 않은 점을 고려해도 벤투호의 플레이는 그동안 고질적 골가뭄과 유기적 플레이 부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팬들을 기쁘게 했다.

지난해 최전방 공격수를 보강하기 위해 조규성을 발탁한 벤투 감독./KFA 제공
지난해 최전방 공격수를 보강하기 위해 조규성을 발탁한 벤투 감독./KFA 제공

특히 조규성의 공격 전방 플레이는 황의조에게만 의존해왔던 벤투호의 공격 옵션을 늘렸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4-1-4-1 포메이션의 꼭짓점인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조규성는 송민규-이동경-김진규-권창훈으로 구성된 공격 2선의 활발한 지원을 받아 아이슬란드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백승호와 김진수-김영권-박지수-김태환으로 구성된 포백진, 조현우 골키퍼의 안정된 플레이도 공격의 디딤돌이 됐다.

조규성은 전반 14분 찾아온 첫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격 2선의 김진규가 수비 뒷공간으로 넘겨준 킬패스를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반대 포스트를 노리는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국가대표 첫 골을 터뜨렸다. 김진규의 절묘한 공간 패스와 수비 뒷공간을 파는 능력이 탁월한 조규성의 플레이가 빚어낸 '아름다운 골'이었다. 지난해 9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조규성은 5번째 출전 만에 기분 좋은 마수걸이 골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키 188cm, 몸무게 82kg의 조규성은 공격뿐 아니라 전방부터 활발하게 상대를 압박하는 플레이로 벤투호의 경기를 이끌었다. 벤투호의 주전 공격수 황의조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뛰며 미드필드진과 호흡을 맞췄다. 조규성은 대한축구협회와 가진 인터뷰에서 "A매치 몇 경기 만에 (골을)넣었는지 모르겠다. 데뷔골을 넣어서 감사하고, 팀원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조규성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황의조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A매치 5경기 만에 데뷔골을 기록한 조규성./KFA 제공
조규성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황의조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A매치 5경기 만에 데뷔골을 기록한 조규성./KFA 제공

부분 전술의 진수를 보여준 김진규와는 올림픽 대표 시절부터 호흡을 맞추던 사이다. 조규성은 "패스가 들어올 것을 알았다. 올림픽 때부터 발을 맞췄다. 앞으로 경기에는 뛸지 모르지만, 지금 모습 그대로 앞에서 열심히 뛰어주고 싸워주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그렇게 된다면 더 열심히 앞에서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규성은 '벤투 키즈'다.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1년 8월 2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정작 조규성은 프로경기를 준비하다가 수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고, SNS를 통해 국가대표 발탁 사실을 알 정도로 뒤늦게 빛을 본 '고진감래' 케이스다. 벤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포워드로 전향한 경험과 최전방에서의 제공권과 기술적인 움직임을 눈여겨 보고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유사한 스타일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 포스트플레이도 가능한 점을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조규성은 이후 9월 7일 레바논과 2차전에 선발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침착하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면서 공격에 도움을 주었고, 전환 시에는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등 왕성한 활동량으로 합격점을 받으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벤투호는 오는 21일 오후 8시 몰도바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갖고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A조 원정 7,8차전을 치른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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