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손흥민 황의조 '침묵' 한국, 이라크전 0-0 '가시밭길'
입력: 2021.09.02 21:55 / 수정: 2021.09.02 22:13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이라크와 홈경기에서 골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0-0으로 비겼다. 사진은 이라크의 역습을 막아내고 있는 손준호와 골키퍼 김승규./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이라크와 홈경기에서 골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0-0으로 비겼다. 사진은 이라크의 역습을 막아내고 있는 손준호와 골키퍼 김승규./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대한민국-카타르 1차전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해외파와 국내파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서 전반 선제 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15년 만에 만난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이 여우 같은 전략으로 한국의 첫 승 전략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도 크게 작용했다. 전반을 수비적으로 보내며 무실점을 기록한 뒤 후반 공격적 운용으로 벤투호를 괴롭히며 무승부로 승점 1을 나눠가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라크와 1차전에서 전반 26분 이재성과 후반 27분 황희찬의 슛이 골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을 노출, 0-0으로 비겼다. 최종예선 홈 3연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서 승점 3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오는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펼치게 된다.

한국은 지난 6월 끝난 월드컵 2차예선 H조 1위(5승1무)로 최종예선에 올라 중동의 5개국과 A조에 주어진 본선 티켓 두 장을 노리고 있지만 1차전 안방에서 승점 1 획득에 그치면서 '가시밭길'에 접어들었다. FIFA랭킹 36위의 한국은 이란(26위), 아랍에미리트(UAE·68위), 이라크(70위), 시리아(80위), 레바논(98위)을 상대로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통해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린다.

한국은 이라크와 역대 A매치 상대 전적에서 최근 11경기 연속 무패(4승7무)를 이어가며 7승12무2패를 기록했다. '침대 축구' 전문인 중동 팀들을 상대로 안방 경기에서 승점을 쌓지 못 하면 원정 경기에서는 더욱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한 달 전 급하게 이라크 지휘봉을 잡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3주 동안 유럽에서 전지훈련을 가지며 조직력을 다진 뒤 2006년 독일월드컵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끌어냈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자 후반 공격진에 투입된 남태희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자 후반 공격진에 투입된 남태희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주도권은 잡았지만 역시 득점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를 비롯한 최정예 멤버를 구성한 뒤 해외파의 짧은 합숙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와의 첫 경기를 잡기 위해 주전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황의조를 원톱으로한 4-1-4-1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손흥민, 오른쪽의 송민규(포항)를 내세워 이라크의 양 측면을 공략했다. 공격 2선의 중앙 미드필더로는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루빈카잔)을 내세우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준호(산둥타이산)가 나서 포백진의 홍철(울산)~김영권(감바오사카)~김민재(페네르바체)~김문환(LAFA)과 호흡을 맞추게 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끼었다.

한국은 전반 시작과 함께 송민규의 오른쪽 돌파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등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전반 20분까지는 해외파 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아 마지막 슛까지 제대로 이어지지 못 하는 안타까운 순간이 계속됐다. 전반 송민규의 횡패스를 왼쪽의 손흥민이 미처 제대로 볼을 컨트롤하지 못 했고, 전반 9분에도 김문환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놓쳐 공격이 연결되지 못 했다.

전반 26분 한국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 한 이재성의 공격 장면./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전반 26분 한국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 한 이재성의 공격 장면./서울월드컵경기장=남용희 기자

전반 23분에는 이라크 오른쪽 진영을 뚫는 부분 전술이 빛을 발했다. 황인범의 침투패스를 받은 김문환이 송곳처럼 수비라인을 뚫고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연결, 쇄도하던 손흥민이 슛까지 연결했다. 비록 볼은 골대를 벗어났지만 한국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올리는 데 한 몫했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전반 29분 결정적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연결된 볼을 황의조가 골마우스 중앙에서 강한 헤더로 이라크 골문 왼쪽을 노렸다. 황의조의 머리를 떠난 볼은 골문을 뚫는 듯했으나 아쉽게도 이라크 수비 몸에 맞고 튕겨 나왔다. 아쉬운 탄성이 나오기도 전에 이재성이 골문 앞 1m 앞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다. 골대 밖으로 나갈 확률보다 골문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았으나 불행히도 볼은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이재성의 결정적 슛 미스로 한국 선수들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전반 48분 동안 68-32%의 주도권 우세와 슈팅 숫자 7-0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선제골이 절실한 상황에서 목표를 이루지 못 한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 대시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를 투입하고 후반 초반 황희찬을 잇따라 투입하며 첫 골을 노렸지만 끝내 이라크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차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가 못 해서 진 것은 너무 안타깝지만 이렇게 시간을 끄는 경기는 안타깝다. 준비를 잘해서 2차전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보이겠다.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다보니 팬들의 응원이 더 절실했다"며서 레바논전 승리를 다짐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벤투호에 합류한 뒤 단 이틀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한편 아시아 랭킹 1위 일본(24위)은 이날 안방에서 벌어진 오만(79위)과 B조 1차전에서 후반 43분 알 사비에게 결승 골을 내줘 0-1로 졌다. 해외파를 총동원하고도 충격패를 당한 일본은 오는 8일 중립지역인 카타르에서 중국과 부담을 안고 2차전을 싸우게 됐다. 최종예선은 A, B조 상위 1~2위 팀이 본선이 직행하고, 각 조 3위 팀끼리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행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skp200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