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왼발' 이동경의 통쾌한 동점골, 김학범호 '체면치레'
입력: 2021.07.13 21:34 / 수정: 2021.07.13 21:53
황금 왼발 이동경(맨왼쪽)이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0 도쿄올림픽 축구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왼발 무회전슛으로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용인=남용희 기자
'황금 왼발' 이동경(맨왼쪽)이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0 도쿄올림픽 축구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왼발 무회전슛으로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용인=남용희 기자

13일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한국-아르헨티나 평가전 2-2 무승부...이동경 엄원상 연속골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불완전'한 '완전체'로 답답증만 가중된던 순간, 그의 왼발이 '번쩍' 빛을 발했다. 왼쪽 발등에 제대로 얹힌 무회전 슛은 스커드미사일처럼 아르헨티나 오른쪽 골망을 직격했다. 유일한 와일드카드인 상대 골키퍼가 몸을 던졌지만 이미 볼은 그물을 출렁인 뒤였다. 이동경의 '황금 왼발'이 김학범호의 부족분을 메우며 '체면치레'의 선봉에 섰다. 그의 골은 엉성한 빌드업, 개인기와 체력의 열세, 협력 수비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아르헨티나 골문을 직격한 폭발적인 이동경의 왼발 슛./용인=KFA
아르헨티나 골문을 직격한 폭발적인 이동경의 왼발 슛./용인=KFA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30분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에서 와일드 카드 3인(권창훈, 황의조, 김민재)과 '막내형'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한 '플랜B'로 다양한 전술을 시도하며 기량을 점검했으나 전반 5분 이후 워터브레이크가 실시된 26분까지 일방적으로 밀리며 공수에서 모두 템포를 맞추지 못 하는 모습을 보여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지구중력이 없다면 달나라까지 치솟앗을 이동경의 동점골 세리머니./용인=KFA
지구중력이 없다면 달나라까지 치솟앗을 이동경의 동점골 세리머니./용인=KFA

올림픽 본선에 앞서 전력 노출을 피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발 멤버로 4-2-3-1 포메이션을 구성한 김학범호는 올림픽 2회 우승에 빛나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에 개인기와 체력, 투지에서까지 모두 열세를 면치 못 해 우려를 자아냈다. 심판진까지 한국인으로 구성된 홈 경기였으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플레이로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며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서 볼을 빼앗겨 위험을 자초했다. 중앙수비도 문제지만 후방 빌드업의 느슨한 플레이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공을 가로챈 아르헨티나는 알렉시스 맥칼리스터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안준수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슛이었다.

스피드가 발군인 엄원상이 아르헨티나전 후반 추가시간에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2-2 동점골을 터끄리고 있다./용인=남용희 기자
스피드가 발군인 엄원상이 아르헨티나전 후반 추가시간에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2-2 동점골을 터끄리고 있다./용인=남용희 기자

김학범호의 7월 두 차례 평가전 가운데 첫 상대인 아르헨티나는 올림픽 남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지난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때 연속 금메달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전통의 강호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스페인, 이집트, 호주와 함께 C조에 속해 4강 이후에 한국과 만날 수 있다. 강팀과 평가전을 원한 김학범 감독의 요청에 따라 스파링 파트너로 선정됐다.

1-2로 뒤진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을 대기 중인 이강인(왼쪽)과 황의조./용인=남용희 기자
1-2로 뒤진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을 대기 중인 이강인(왼쪽)과 황의조./용인=남용희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넘어 역대 최고성적을 노리는 김학범호는 이날 폭염 속에서 선수보호 차원으로 실시된 전반 26분 워터브레이크 이후 달라진 경기력으로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공격 2선의 중앙미드필더로 나선 이동경은 보는 사람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왼발 슛으로 답답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35분 김동현~설영우로 이어진 볼을 받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강력한 왼발 무회전 슛으로 아르헨티나 오른쪽 골문을 뚫었다.

아르헨티나 역시 4-2-3-1 전형을 기본으로 후반 빌드업을 느슨하게 하다가 김동현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결국 동점골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축구에서 후반 빌드업의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준 대목이다. 수비를 하다가 공격으로 전환 시 긴장의 고삐를 늦추는 순간이 바로 공을 빼앗겨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선제 실점 역시 빌드업에서 볼을 빼앗기면서 비롯됐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 10분 좌우 수비라인을 흔드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지 못 하고 결국 2점 째를 내주고 말았다. 역시 중앙 수비와 좌우수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김학범 감독은 1-2로 다시 점수 차가 벌어지자 황의조와 권창훈, 이강인을 동시에 투입하며 A급 전력을 가동했다. 이강인은 공격 2선에서 날카로운 공격 전개와 슈팅으로 본선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낸 볼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외곽에서 엄원상이 강한 오른발 슛으로 왼쪽 골문을 뚫어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엄원상은 빠른 발로 찬스를 만들 뿐만 아니라 정확한 슛도 장착하고 있음을 보여 김학범 감독을 기쁘게 했다.

이날 경기는 올림픽 본선에 대비해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적용하며 선수들의 기량 점검과 전술 운영 테스트에 초점을 맞췄으나 한국인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운영으로 오점을 남겼다. 오프사이드를 늦게 판정하거나 터치라인 아웃 판정을 번복하는 등 오점을 남겼다.

한국올림픽대표팀의 아르헨티나전 선발 명단./KFA 제공
한국올림픽대표팀의 아르헨티나전 선발 명단./KFA 제공

와일드 카드 3명을 포함한 22명의 완전체로 첫 경기를 치른 한국은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84년 LA올림픽 우승팀 프랑스와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갖고 일본으로 출국한다.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오는 22일 뉴질랜드와 1차전을 시작으로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와 차례로 맞붙는다.

아르헨티나, 프랑스전은 각각 같은 대륙인 온두라스, 루마니아전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토너먼트에 진출했을 때 만날 수 있는 강팀들을 미리 상대해보기 위해 마련됐다.아르헨티나전에 이은 프랑스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으로 모두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수비 불안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와일드 카드 센터백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유럽 팀으로의 이적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소속팀으로부터 차출 허락을 받지 못해 아직 합류하지 못 하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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