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29년 만의 평양 남북축구 생중계 무산, '깜깜이 문자중계'
입력: 2019.10.15 08:48 / 수정: 2019.10.15 08:48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입성한 벤투호 선수들이 14일 오후 김일성운동장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입성한 벤투호 선수들이 14일 오후 김일성운동장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15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 평양 한국-북한전, 선수단 외 방북 못 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29년 만의 평양 원정 남북축구는 TV생중계 무산으로 '깜깜이 문자중계'의 진기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평양 원정 경기 생중계를 준비해온 지상파 3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 한국-북한전을 하루 앞두고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 김일성운동장에서 열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한국-북한전 축구 생중계는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한국 축구팬들은 월드컵 축구 사상 처음 '문자 중계'로 경기상황을 알 수 있게 됐다.

한국의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과 이용이 14일 평양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의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과 이용이 14일 평양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북한과 응원단과 중계진, 취재진의 막바지 방북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관계자의 문자 중계로 경기상황을 국내 보도진에 알리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북한으로부터 국제방송 신호를 받아 방송하는 방법을 마지막까지 타진했으나 이 또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예선부터는 개최국이 티켓 판매와 TV 중계권 등 마케팅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FIFA(국제축구연맹)나 AFC(아시아축구연맹)도 경기 중계에 손을 쓸 수 없다.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서 가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레바논전도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고 이튿날 조선중앙TV로 녹화 중계한 바 있다. 통일부와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우리측 대표단의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현지 경기 소식을 서울에 있는 통일부 사무실로 실시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일부 측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남측 취재진과 응원단의 방북 문제 등을 북측에 타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응원단 1도 없이 10만 북한 관중에 앞에서 경기를 하는 한국선수단이 김일성운동장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응원단 '1도' 없이 10만 북한 관중에 앞에서 경기를 하는 한국선수단이 김일성운동장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선수들의 방북 경로를 두고도 북측이 제3국 경유를 고수해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지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직후 남북통일축구를 가진 이후 29년 만에 치르는 북한 원정은 북한의 비협조 아래 모든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최근 냉각상태인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의식한 듯 육로나 전세기를 이용하는 직항로 대신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이틀에 걸쳐 방북길에 올랐다. 선수단은 베이징에 개인 휴대폰과 책 등을 놓아두고 평양에 입성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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