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세네갈] '해냈다!' 이강인의 '왼발 마법', 4강신화 재현!!!
입력: 2019.06.09 06:58 / 수정: 2019.06.09 07:56
슛돌이 출신 이강인이 9일 세네갈과 U-20 FIFA 월드컵 8강전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승부차기 3-2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이 후반 추가시간 2-2 동점골 어시스트를 한 뒤 한국 선수들과 함께 세리머리를 하는 모습./비엘스코 비아와(폴란드)=AP.뉴시스
'슛돌이' 출신 이강인이 9일 세네갈과 U-20 FIFA 월드컵 8강전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승부차기 3-2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이 후반 추가시간 2-2 동점골 어시스트를 한 뒤 한국 선수들과 함께 세리머리를 하는 모습./비엘스코 비아와(폴란드)=AP.뉴시스

9일 U-20 FIFA월드컵 세네갈과 8강전 1골 2도움 대활약....3-3 연장 승부차기 3-2 역전승 견인

[더팩트 | 최영규 기자] 스타는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가. '날아라 슛돌이' 출신 이강인이 절체절명의 패배 위기를 구해내는 왼발 마법 퍼레이드로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를 36년 만에 기어코 재현했다. 1골2도움으로 한국의 3골을 모두 관여하며 비엘스코 비아와의 기적을 일궈냈다. 한국은 연장 120분 혈투를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기는 기적 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의 비엘스코 비아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세네갈과 '극장골'을 주고받는 대회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한 가운데 패배 위기에서 빛을 발한 이강인의 1골 2도움 활약과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앞세워 120분의 연장 혈투를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 승리를 기어코 만들며 꿈의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다. 이지솔과 조영욱은 이강인의 택배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한국의 4강신화 재현에 디딤돌을 놓았다.

조영욱(오른쪽)이 연장 전반 6분 이강인의 스루패스를 원터치 슛으로 3-2 역전골을 터뜨린 뒤 오세훈과 함께 기쁨의 골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영욱(오른쪽)이 연장 전반 6분 이강인의 스루패스를 원터치 슛으로 3-2 역전골을 터뜨린 뒤 오세훈과 함께 기쁨의 골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이강인의 활약으로 3-2로 앞서던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을 버티지 못 하고 3-3 동점골을 내준 뒤 승부차기 살얼음 슛 대결을 펼쳤다. '11m 러시안룰렛'에서도 한국 1,2번 키커가 연달아 실축하며 0-1로 끌려갔으나 3~5번 키커가 연달아 성공하고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에 힘입어 3-2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로써 1983년 멕시코 고원의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한 한국은 미국을 2-1로 꺾고 준결승에 오른 에콰도르와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U-20 월드컵 네 번째 출전인 에콰도르는 사상 처음으로 4강까지 올랐다. 종전 역대 최고 성적은 16강(2001·2011년)이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놀라운 집중력으로 '원팀'을 이루고 있는 한국은 이 상승세를 타면 우승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강인(왼쪽)이 세네갈 수비수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강인은 1-2로 뒤진 후반 인저리타임에 택배 코너킥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전반 송곳 같은 전지패스로 역전골을 끌어냈다./비엘스코 비아와(폴란드)=AP.뉴시스
이강인(왼쪽)이 세네갈 수비수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강인은 1-2로 뒤진 후반 인저리타임에 택배 코너킥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전반 송곳 같은 전지패스로 역전골을 끌어냈다./비엘스코 비아와(폴란드)=AP.뉴시스

뛰어난 용병술로 고비를 넘어온 정정용 감독은 숙적 일본을 16강전에서 꺾고 8강에 올라 36년 만의 4강 진출의 기대를 낳았다. 세네갈전에서는 한일전 결승골의 주인공 오세훈을 원톱에 세우고 전세진과 이강인을 좌우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한 3-4-2-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수비시에는 전세진이 뒤로 내려서는 5-4-1전형으로 세네갈의 탄력적 공격에 대비했다

이강인은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한국 공격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고 정호진 박태준이 중앙 미드필더, 좌우 윙백에는 최준 황태현, 스리백에는 이재익 김현우 이지솔, 골키퍼에는 이광연이 나섰다. 그동안 선발로 나서던 김정민 대신 박태준이 선발로 나선 것이 세네갈전의 변화였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키가 크고 유연한 세네갈에 전반 40분까지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세네갈의 얼리 크로스에 두 차례나 실점 위기를 맞았다.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패스 흐름이 끊기면서 세네갈의 공격을 자초한 것이 위기를 불러들였다. 결국 한국은 전반 37분 케빈 디아네에게 선취골을 내주고 말았다. 코너킥에서 이어진 세네갈 공격 상황에서 디아뉴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왼쪽 골문을 뚫었다.

연장 120분 혈투를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를 벌인 한국 세네갈전.//비엘스코 비아와(폴란드)=AP.뉴시스
연장 120분 혈투를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를 벌인 한국 세네갈전.//비엘스코 비아와(폴란드)=AP.뉴시스

한국은 후반 17분 이지솔이 VAR(비디오판독)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강인이 침착하게 왼발로 성공시키며 1-1을 만든 뒤 후반 31분 니안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끌려간 인저리타임에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며 대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인저리타임 9분 가운데 8분이 흐르며 패배 휘슬이 울리기 직전, 이강인이 왼쪽 코너킥을 니어포스트쪽으로 강하게 올리자 뛰어들던 이지솔이 헤더로 방향만 바꾸며 세네갈 골문을 뚫었다.

2007년 6살의 나이로 KBS '날아라 슛돌이' 3기 주장을 맡으며 천부적 재능을 드러낸 이강인은 절체절명의 탈락 위기에서 팀을 구원하더니 연장 전반 6분 세계적 클래스를 보여주는 스루패스로 대역전을 끌어냈다. 오세훈의 패스를 받아 세네갈 진영 중앙에서 수비수 3명 사이를 꿰뚫는 송곳 전진 패스로 조영욱의 역전골을 어시스트 했다. 이강인의 택배 전진 패스를 받은 조영욱은 원터치 슛으로 세네갈 골문을 뚫었다.

수비수 이지솔이 1-2로 패하기 직전인 후반 인저리타임 8분에 이강인의 택배 코너킥을 동점골로 연결한 뒤 기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수비수 이지솔이 1-2로 패하기 직전인 후반 인저리타임 8분에 이강인의 '택배 코너킥'을 동점골로 연결한 뒤 기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20세 형들보다 두 살이 어리면서도 어른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막내형'이란 별명을 얻은 이강인은 2009년 K리그 인천유나이티드 유소년 팀에서 기량을 키운 뒤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나 17세인 지난해 발렌시아에서 유럽축구 데뷔 무대를 가져 한국 축구의 차세대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이강인은 이날 0-1로 뒤진 상황에서 침착한 페널티킥 동점골로 1-1의 균형을 이루게 한 뒤 1-2로 경기가 끝나기 직전 왼발 택배 코너킥으로 극적인 2-2 동점골을 끌어냈다. 연장 후반에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길이 남을 명 패스를 펼쳐보여 '왜 이강인'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막내' 이강인의 활약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한국은 극적인 승부를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만들었다. 연장 후반 인저리 타임에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 하고 3-3 동점골을 허용, 승부차기에 돌입했으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었다. 김정민 조영욱이 연달아 실축하며 암운이 드리워졌으나 골키퍼 이광연이 4번째 키커 디아 은디아예의 슛을 막아내고 엄원상 최준 오세훈이 연달아 킥을 성공시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국의 세네갈전 선발 라인업/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의 세네갈전 선발 라인업/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경기는 FIFA의 바뀐 규정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한국은 2-2 동점을 이룬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 오센훈의 왼발슛이 디알리 은디아예의 선방에 막혀 가슴을 졸였으나 골키퍼가 키커의 슛 이전에 골라인을 벗어나면 파울로 킥을 다시 한다는 규정이 적용돼 오세훈이 재차 슛을 날려 3-2 승리를 끌어냈다. 잇따라 선방하던 디알리 은디아예는 오세훈의 1차 킥 이전에 움직였고, 세네갈 마지막 키커 케빈 디아네는 실축했다.

연장 후반 피로누적으로 김주성과 교체된 이강인은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후 가진 인터뷰에서 "승부차기를 앞두고 형들을 믿었고, 승리도 믿었다. 승부차기 전에 '이길 것 같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렇게 승리를 따내 더 기쁘다. 4강전을 잘 준비해서 결승까지 가고 싶다"면서 "형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줘서 제가 잘할 수 있었다. 형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한국 축구의 역사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the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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