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주장 손흥민은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 후 대표팀에 합류, 혹사 논란이 일었으나 7일 또 호주전에 선발 출전한 뒤 자주 그라운드를 뒹굴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손흥민./대한축구협회 제공 |
7일 호주전 스리백 카드 '무기력' 1-0 '신승'...손흥민 '고립' 공격 '답답'
[더팩트 | 최영규 기자] 벤투의 '플랜B'는 실패했다. 3-5-2전형을 시험했으나 투톱은 고립되고 윙백의 오버래핑은 잠을 잤다. 전반 45분 동안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 한 졸전. 15년 만의 A매치를 기다려온 5만3000여 부산팬들은 후반 31분 황의조의 골이 터지고서야 비로소 억눌린 환호성을 터뜨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친선경기에서 '혹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손흥민을 황희찬과 함께 투톱 선발로 내세운 3-5-2전형의 '플랜B'를 시험했으나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공격 전술이 흐트러지면서 제대로 된 슛 한 번 못 하고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3-5-2전형의 강력한 공격 무기인 양 윙백의 오버래핑은 물론 이재성 황인범의 공격형 미드필더, 손흥민 황희찬의 투톱 플레이 모두 기능을 발휘하지 못 해 새 전형 실험에 의문을 자아냈다.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된 황의조는 후반 31분 홍철의 얼리크로스를 뛰어들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기록, 5만3000여 부산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
후반 31분 교체멤버 홍철과 황의조의 절묘한 콤비플레이로 결승골을 터뜨리기 직전까지는 답답한 경기운영을 면치 못했다. 특히 손흥민은 슛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상대 선수와 자주 부딪히며 경기장에 쓰러져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 3일 오후 귀국, 4일 밤에야 벤투호에 합류했다. 실질적인 훈련시간은 이틀 밖에 되지 않았고, 피로도를 고려해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플랜B'를 가동하면서도 손흥민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벤투 감독은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 토요일에 결승전을 치른 손흥민은 화요일 저녁에 합류해 지금까지 훈련하고 있다. 1년 내내 같은 패턴이었다. 지금이라고 해서 못 뛸만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일 충분히 뛸 수 있는 몸 상태다"라며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또 오는 9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6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 팀의 정체성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호주전 선발 라인업./대한축구협회 제공 |
손흥민은 지금까지 소집된 벤투호 A대표팀에서 선발 출전 명단에서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벤투 감독 취임 후 A매치 9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풀타임은 7번이었으며 최단 출전 시간은 83분이었다. 손흥민은 A매치 79경기 24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호주전은 80번째 A매치다. 6월 A매치에 소집된 태극전사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벤투 감독의 스리백 카드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직전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 이후 처음 3-5-2전형을 본격 가동한 벤투 감독은 지금까지 주로 사용한 포백의 4-4-2, 4-2-3-1전형과 달리 조직력 부분전술 개인전술 모두 합격권에 들지 못 했다. 스피드가 좋은 손흥민 황희찬을 투톱에 내세웠으나 제대로 된 패스를 받지 못 해 슛 찬스를 잡지 못 했고, 경기가 풀리지 않자 무리한 드리블로 공격 기회를 날리는 장면이 빈번하게 눈에 띄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 하자 6분 뒤 홍철 나상호를 투입하고서야 비로소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홍철은 후반 31분 상대 왼쪽 진영을 돌파한 뒤 골마우스 왼쪽으로 얼리크로스를 날려 선취골을 끌어냈다. 홍철의 크로스가 예리하게 골문으로 날아들자 황의조는 대시하며 오른발 발리 슛으로 호주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도 교체멤버 투입 후 공격에 활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후반 37분에는 나상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를 돌파한 뒤 왼발슛을 날려 상대 골키퍼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8승11무9패가 됐다. 1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이번 A매치에는 총 5만 2213명이 입장해 매진 사례를 이뤘다. 이로써 A매치 7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 세워졌다. 이전 부산에서 열린 마지막 A매치는 2004년 독일전(3-1 한국 승)이었다. 벤투호는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이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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