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1983!' 20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이 1일 폴란드 티히에서 벌어진 U-20 FIFA월드컵 F조 최종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출했다.기뻐하는 한국선수들./대한축구협회 제공 |
오세훈 조영욱 연속골 2-1 승리...2승1패 F조 2위
[더팩트 | 최영규 기자] 대한민국의 20세 이하 선수들이 '죽음의 조'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꺾는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올라 일본과 8강 진출을 놓고 '숙명의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9 FIFA U-20 폴란드 월드컵 F조리그 최종 3차전서 전반 42분 이강인의 '택배 크로스'를 받은 193cm 오세훈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12분 조영욱의 통렬한 왼발 추가골을 더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강력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는 거센 추격전을 펼쳤지만 후반 43분 크리스티안 페레이라의 만회골에 그쳤다.
1승1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2승 1패 승점6, 골득실 +1을 기록, 2승 1패의 아르헨티나에 골득실 3골 뒤진 조 2위로 16강에 자력 진출했다. 한국은 오는 5일 오전 0시20분 일본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같은 조의 '유럽 챔피언' 포르투갈은 남아공과 1-1로 비겨 조 3위로 처지며 와일드카드 획득에도 실패, 조별리그 탈락의 비운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강호' 아르헨티나를 꺾고 '대이변'을 연출한 한국은 오는 5일 0시30분 '숙적'일본과 8강 진출을 놓고 '숙명의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의 공격은 '스페인 유학생' 이강인(발렌시아)의 왼발로 활로를 뚫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원팀'으로 진화하는 전 선수들의 응집력이 '거함' 아르헨티나를 침몰시켰다. 3-5-2전형을 가동한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을 오세훈과 함께 투톱으로 내세워 득점 의지를 드러냈다. 조영욱과 김정민을 공격형 미드필더, 정호진을 수비형 미드필더, 좌우 윙백으로 최준과 황태현을 출격시켰다. 스리백에는 이재익과 김현우, 이지솔을 포진시키고 골키퍼에는 이광연을 내세웠다.
동료들보다 두 살 어린 이강인은 전반 42분 선제골을 끌어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대각선 슛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한 이강인은 전반 42분 아르헨티나 왼쪽 진영을 돌파한 뒤 골마우스 정면으로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려 오세훈의 헤딩 선제골을 끌어냈다. 오세훈은 제 자리에서 살짝 뛰어오르며 볼의 방향만 바꿔 골문을 갈랐다.
선제골을 넣고 '택배 크로스'를 날린 이강인을 향해 고맙다는 손짓을 하는 오세훈./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은 후반 12분 정호진이 왼쪽에서 내준 크로스를 달려들던 조영욱이 왼발슛으로 연결하며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우승 후보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한국은 경기를 치를수록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남아공을 1-0으로 누른 뒤 대회 최강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마저 2-1로 꺾어 1983년 멕시코 4강신화 재현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추가골을 넣고 기뻐하는 조영욱./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 시간으로 5일 새벽 0시 30분 루블린에서 B조 2위 일본(1승 2무)을 16강전에서 만나는 한국은 지난 2003년 UAE 대회 1-2패배 이후 16년 만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펼쳐 설욕의 기회를 갖게 됐다. 당시 한국은 연장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 참가한 아시아 4개 팀 중 16강에 오른 2개 팀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역대 U-20 대표팀 간의 한일전에서는 한국이 28승 9무 6패로 앞서 있다.
이강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16강 진출을 목표로 형들과 얘기를 했다. 이길 수 있어 기쁘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면서 한일전에 대해서는 "우리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특별히 상대를 의식하지는 않겠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thefac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