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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비위 혐의 등으로 사퇴 압박과 함께 구설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
강원도의회 "진상조사 필요하다"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도전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16년 3월. 2009년 2월 취임한 후 7년여 동안 몸 담았던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단장직에서 물러나며 프로축구 강원FC로 향하던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던진 당찬 출사표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여가 흐른 지금. 조태룡 대표는 자신이 밝힌 포부처럼 프로축구계에 화두를 던졌다. '나쁜 의미'의 화두다. 2018러시아월드컵 이후 불씨를 살리려는 K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광고료 유용과 인턴사원 부적정 운용 등으로 물의를 빚은 조태룡 대표의 비위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프로축구연맹은 12일 조태룡 대표의 비위 행위와 관련한 강원CBS 보도의 사실 확인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강원에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질의서에는 '협찬 항공원 개인사용 의혹', '동생 술집 업무에 인턴사원 동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8일 첫 조사에 착수하며 강원에 처음 공문을 발송했고, 이어 같은 달 20일과 29일 재요청 공문을 보냈다.
FC강원은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답변 기한인 지난달 15일 강원은 "내부적 검토 및 진행 중인 법적 절차"를 들어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0일 정관과 규정, 국제축구연맹(FIFA) 조항을 들어 재차 질의서를 보냈고, 강원은 지난달 27일 재답변서를 제출했다. 강원은 "영업비밀과 개인정보 수집이 요구되는 사안이고 법률에 저촉되거나 수사나 재판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적 책임이 명확해진 후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프로축구연맹의 세 번째 질의 공문에 강원은 4일 "관리·감독 권한은 강원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룡 대표는 이미 자신의 혐의 중 일부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5월 15일 사과문을 내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하여 구단 및 팬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태룡 대표는 "우선 외국항공사의 서비스 광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케팅대행사를 통해 수령한 항공 바우처를 사은품으로 인지하고 단지 폐기하기 아깝다는 생각에 사용한 점과 이어 수행비서 업무를 처리하던 인턴사원에게 일시적으로나마 개인적 업무에 관여하게 한 점 모두 사려 깊지 못한 부적절한 처신이었음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표이사로서 일련의 일들로 구단과 팬들께 걱정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동시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를 표한다. 앞으로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구단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면 사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찬 항공권 개인 사용과 인턴사원의 부적절한 운용 등 혐의를 인정한 셈이다. 다만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회사를 강원FC의 광고대행사로 계약하게 해 광고료를 챙긴 의혹과 일 년에 스무 번도 출근하지 않았다 등 다른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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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위 혐의를 받고 있는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에 대해 강원도의회는 강력한 처벌을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
강원FC의 관리·감독 기관인 강원도는 조태룡 대표에 대한 징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구단주이기도 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아직까지 징계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은 10일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 업무보고에서 조태룡 대표에 대한 강경 조치를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정유선 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횡령도 있고 직원을 사적으로 운용한 부분도 있고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사실도 있다. 이는 고소·고발 사안인데 (강원도) 자체 조사 정도로 끝난 건 문제다"며 "조례를 보면 감사에 준하는 검사 기능이 있는 만큼 검사를 통해 진상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여러 비위가 사실로 확인됐음에도 경기력 유지 등을 이유로 조태룡 대표의 임기를 보장한 조치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조태룡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병석 강원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내년 3월 조태룡 대표 임기가 끝난 뒤에도 이런 일이 없어진다고 할 수 없다"며 "냉정할 것은 냉정하고 강하게 할 부분은 강하게 해야 한다. 도민들의 힘으로 구단이 만들어졌는데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조태룡 대표의 비위 혐의가 알려지면서 강원을 응원하는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K리그 전체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도 커지고 있다. 동시에 조태룡 대표 비위 혐의 사태는 도나 시의 지원을 받는 도민 내지는 시민구단이지만 주식회사의 틀을 갖는 구조적인 한계부터 대표에 집중된 막대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까지 한국 프로축구에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도비 120억 원을 지원한 강원도는 올해 예산 90억 원과 추경예산 25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