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선수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크로아티아 경기에서 승리한 뒤 월드컵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AP.뉴시스 |
'네오 아트사커' 프랑스, 유로2020 우승?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뢰블레 군단' 프랑스가 통산 2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20년 만에 1998년의 데자뷰와 같은 '닮은꼴 우승'으로 러시아 땅에서 영광의 순간을 맞았다.
프랑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마리오 만주키치의 자책골과 앙투안 그리즈만이 추가골, 폴 포그바의 결승골과 킬리안 음바페의 쐐기골을 앞세워 4-2 대승을 거뒀다. 월드컵 결승전에서 6골이 터진 건 1966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잉글랜드 4-2 서독) 이후 52년 만이다.
'원 팀(one team)'으로 똘똘 뭉친 프랑스의 우승은 20년 전과 똑 닮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 당시 '캡틴'이었던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프랑스의 우승 순간을 모두 함께 하는 영광을 누렸다. 시곗바늘을 1998년으로 돌려보면, 당시 프랑스도 '중원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지네딘 지단을 비롯해 '막내'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파트리크 비에이라 등 '황금세대'를 이뤘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앞선 두 대회(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에서 연속으로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프랑스는 우승후보가 아니었다. 지단을 제외하면 스타 플레이어도 없었다. 이 때만 해도 앙리와 트레제게 등은 신예 유망주였을 뿐이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는 프랑스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 했다. 남아공과 사우디 아라비아를 각각 3-0과 4-0으로 완파한 프랑스는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결승전으로 가는 중요한 고비였던 이탈리아와 8강에서 프랑스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잠재우고 결승에 진출한 프랑스는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을 상대로 지단의 헤더 멀티골과 종료 직전 터진 에마뉘엘 프티의 쐐기골로 3-0으로 승리했다.
우승 과정에서 프랑스는 최고참이자 주장이던 데샹부터 막내 앙리까지 하나의 팀으로 뭉쳐 아트사커의 시작을 알렸다. 여기에 빅상테 리자리쥐, 로랑 블랑, 릴리앙 튀랑 등 수비수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2년 뒤 유로 2000까지 제패하며 '아트사커'의 전성기를 열었다.
프랑스 선수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AP.뉴시스 |
두 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군 황금 1세대는 2006 독일 월드컵 준우승을 기점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빈자리는 황금 2세대가 대신했다. 결과는 완벽했다. 프랑스는 러시아 월드컵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리즈만, 올리비에 지루, 위고 요리스 등 베테랑이 건재한 가운데 음바페, 포그바, 라파엘 바란, 은골로 캉테, 사무엘 움티티 등 영건들도 1998 우승 주역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팀의 플레이메이커로 우승에 결정적 구실을 한 그리즈만은 지단의 별명인 '지주(zizou)'를 본떠 '그리주'란 애칭을 얻었다. 음바페는 믿기지 않는 스피드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포그바와 캉테는 프랑스 중원을 안정감 있게 지켰다. 여기에 수비수들도 득점포를 득점포를 가동했다. 오른쪽 풀백 뱅자맹 파바르는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 중앙 수비수 바란은 우루과이와 8강전에서 그림같은 발리 슈팅과 헤더로 골을 보탰다. 그리고 움티티는 벨기에와 4강에서 결승 헤더골을 잡아냈다. 1998년과 마찬가지로 수비수 3명이 득점에 성공했다.
1998년 예술 같은 조직력과 패스로 '아트사커'를 창시한 지 20년. 평균 나이 26.1세의 '젊은 프랑스'는 튼튼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우승 트로피를 되찾으며 '네오 아트사커'의 시작을 알렸다. '네오 아트사커'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