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 '크로아티아 이영표' 브르살리코! '골 돕고 골 막고'
입력: 2018.07.13 10:00 / 수정: 2018.07.13 10:00
크로아티아의 수비수 시메 브르살리코가 12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준결승에서 승리한 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
크로아티아의 수비수 시메 브르살리코가 12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준결승에서 승리한 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

브르살리코, 크로아티아 결승 이끈 소리 없는 히어로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돕고 막고, 크로아티아의 이영표 브르살리코.'

이름 없는 영웅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시메 브르살리코의 활약 속에 크로아티아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의 2002 한일월드컵 4강 당시 '초롱이' 이영표 현 KBS 해설위원에 버금가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브르살리코는 1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에 출전했다. 이날 브르살리코는 극적인 동점골을 돕는 한편 연장전 전반 잉글랜드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머리로 막아내며 크로아티아의 2-1 역전승에 기여했다.

브르살리코는 잉글랜드와 4강전에 이반 스트리니치, 도마고이 비다, 데얀 로브렌(왼쪽부터)과 함께 크로아티아의 포백 라인을 책임지는 오른쪽 풀백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영표 해설위원 역시 현역 시절 오른쪽과 왼쪽 풀백을 오갔다. 브르살리코의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줘도 아깝지 않았다. 브르살리코는 빠른 스피드로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노리던 라힘 스털링과 제시 린가드 등 잉글랜드 공격수의 발을 꽁꽁 묶으며 번번히 잉글랜드의 공격을 돌려 세웠다.

브리살리코는 공격에서도 빛을 발했다. 전반 5분 키어런 트리피어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얻어 맞은 크로아티아는 후반 반격을 준비하며 전반 라인을 아래로 내리고 잉글랜드의 공세를 막아냈다. 이어 후반들어 공격의 주도권을 잡은 크로아티아는 풀백인 브리살리코까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기회는 후반 23분 찾아왔다.

잉글랜드 왼쪽 진영에서 공격 작업을 이어가던 이반 라키티치는 브르살리코를 보고 우측 공간으로 크게 열어줬고, 볼은 받은 브르살리코는 트래핑 후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네 명의 수비수가 진영을 갖추고 있었지만 브르살리코의 크로스는 그대로 공간을 찾아 침투하던 이반 페리시치의 발에 걸리며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지키던 잉글랜드 골망을 흔들었다. 브르살리코의 빠른 크로스 타임과 페리시치의 적절한 침투가 빛을 발했다.

크로아티아의 시메 브르살리코(맨 왼쪽 검정 유니폼)가 12일(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와 4강에서 후반 전반 존 스톤스의 슈팅을 머리로 걷어내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
크로아티아의 시메 브르살리코(맨 왼쪽 검정 유니폼)가 12일(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와 4강에서 후반 전반 존 스톤스의 슈팅을 머리로 걷어내고 있다.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

발로 동점골을 도운 브르살리코는 이번에 머리로 크로아티아를 위기에서 건졌다. 연장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잉글랜드는 특유의 약속된 세트피스로 골을 노렸다. 코너킥 경합에서 이겨낸 존 스톤스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강력한 헤더를 꽂았다. 볼은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도 손 쓸 수 없는 곳으로 향했지만, 브르살리코의 머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문전 커버에 나섰던 브르살리코는 스톤스의 헤더를 똑같이 헤더로 걷어냈다. 골로 연결됐다면 잉글랜드가 더욱 수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컸던 만큼 브르살리코의 헤더 방어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 장면 중 하나였다. 결국 크로아티아는 후반 4분 터진 마리오 만주키치의 결승골에 힘입어 잉글랜드 2-1로 제압했다. 짜릿한 역전승이다.

현역 시절 이영표는 '골 돕는 수비수'라는 별명과 함께 '골 직접 막는 수비수'로도 명성을 떨쳤다. '무한 오버래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격에서 힘을 보태는가 하면 코너킥이나 프리킥 위기 상황에서 골문 옆 쪽에 서서 결정적인 상대의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내며 한국 대표팀을 구해냈다. 공수 걸쳐 맹활약을 펼친 이영표처럼 브르살리코가 크로아티아를 구해냈다.

크로아티아는 16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에서 통한의 패배를 안겼던 프랑스와 월드컵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의 주인공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룬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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