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일] '환골탈태' 김영권 뜨거운 눈물 '철벽수비에 결승골까지'
입력: 2018.06.28 11:00 / 수정: 2018.06.28 11:00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19번)이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전 독일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으며 환호하고 있다. /카잔(러시아)=뉴시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19번)이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전 독일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으며 환호하고 있다. /카잔(러시아)=뉴시스

비난의 주인공에서 '국민 영웅'으로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은 눈물을 흘렸다. 그간의 마음 고생을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김영권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 최종전에서 최종 수비수로 선발 출장했다. 독일의 파상공세를 온몸을 던져 막아내더니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까지 성공했다. 이후 손흥민(26·토트넘)의 추가골이 터지며 한국은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김영권에게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잊지 못할 대회다.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 달 사이에 비난의 주인공에서 영웅으로 올라섰다.

김영권은 러시아 월드컵 직전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마음 고생이 심한 선수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4년간 절치부심 했으나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에서 이란에게 패배한 후 논란의 인터뷰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미움을 샀다.

지난해 8월 한국에서 치른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이란전에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한국 패배의 원흉이 됐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에 조금만 운이 따랐다면 한국의 러시아행은 좌절됐을 수도 있었다.

이후 김영권에게 향한 축구팬들의 비난의 화살은 극에 달했다. 더욱이 김영권은 이란전 후 인터뷰에서 "관중 소리가 너무 커서 선수들 간에 소통이 안됐다"는 실언을 했다. 이후 사죄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으나 축구팬들의 비난은 끊이질 않았다. 결국 이후 월드컵 대비 평가전에서 자취를 감췄다.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폐쇄했다.

그러나 다시 기회가 왔다. 한국 수비의 '신성' 김민재(전북)가 소속팀에서 얻은 부상으로 월드컵 엔트리에서 낙마하며 김영권에게 기회가 생겼다. 이후 월드컵 대표팀에 재발탁된 김영권은 "죽기 살기로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투혼 김영권(오른쪽 19번)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한국의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3경기 동안 몸을 사리지 않은 철벽 수비와 독일전 결승골로 국민 영웅에 등극했다. /카잔(러시아)=뉴시스
'투혼' 김영권(오른쪽 19번)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한국의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3경기 동안 몸을 사리지 않은 철벽 수비와 독일전 결승골로 '국민 영웅'에 등극했다. /카잔(러시아)=뉴시스

반전이 시작됐다. 조별리그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장현수(FC 도쿄)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김영권은 몸을 아끼지 않은 투혼으로 스웨덴의 공격을 막아냈다. 멕시코전에도 김영권의 투혼은 이어졌다. 한국은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지만 김영권에 대한 축구팬들의 반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별리그 최종전 독일전에서 김영권은 '영웅'이 됐다. 경기 내내 이어진 독일의 공세를 새롭게 짝을 이룬 윤영선(성남 FC)와 함께 모두 막아냈다. 여기에 결승골까지 때려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의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를 노리기 위해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은 손흥민의 낮게 깔린 크로스가 독일 수비진에 맞고 튕겨나오자 왼발 슈팅으로 독일의 골망을 갈랐다. 양 손을 날개처럼 뻗고 고함을 지르며 그간의 울분을 털어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영권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완전한 찬사로 바뀐 결정적인 순간이다.

김영권은 경기 직후 눈물을 쏟으며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F조 최종 성적 1승 2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 독일의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을 만든 주인공이 됐다. 그 중심에 한국 축구 월드컵 대표팀 최고 반전의 주인공 김영권이 있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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