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독일전에서 결장하는 가운데 부주장 장현수(왼쪽 15번)가 주장 완장을 찰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신태용 감독, 부주장 장현수에게 주장 맡기나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스웨덴, 멕시코와 1, 2차전에서 직·간접적으로 실점의 원인을 제공하며 비난의 중심에 선 장현수가 독일전에서 주장 완장을 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 대표팀의 부주장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 최종전을 벌인다.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이번 경기에 주장 기성용은 뛰지 못하게 됐다. 지난 멕시코와 경기에서 종아리 근육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뛰어난 볼 배급력으로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며 정신적으로도 팀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성용의 결장은 신태용 감독에겐 악재다.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한국으로선 주장으로서 기성용의 임무를 대신할 수 있는 완벽한 대체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가운데 장현수의 이름이 그 대체자로 거론된다. 원칙적으론 주장이 결장할 시 부주장이 주장 완장을 차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장현수는 1, 2차전 내내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웨덴과 1차전 전반전에선 패스 미스로 왼쪽 수비수 박주호의 부상에 원인을 제공했다. 이후 후반전엔 장현수가 볼을 완전히 처리하지 못하면서 상대편에게 공격 기회가 갔고 이를 막으려던 김민우가 PK(페널티킥)를 줘 실점했다.

멕시코와 2차전에선 더 심각했다. 장현수는 우리의 기세가 괜찮았던 상황에서 핸드볼 반칙으로 멕시코에 PK를 내줬다. 장현수가 슬라이딩 태클을 하던 상황이었는데 불필요한 손동작으로 반칙이 선언된 것이었다. PK는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는 후반전 실점 상황에서도 무기력한 슬라이딩 태클로 오히려 상대 선수에게 완벽한 슈팅 기회를 줘버렸다.

피파와 외신 등은 신태용 감독이 독일전에서 장현수를 선발 출전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팩트 DB

장현수에 대한 여론의 비난은 거셌고 여러 축구 대표팀 관계자들은 그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멘탈'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독일전 선발 출전 또한 불확실했다.

그러나 피파(국제축구연맹)와 외신 등은 장현수의 선발 출전을 예상하고 있다. 장현수의 대체자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장현수가 선발 출전하게 된다면 원칙대로 그가 주장 완장을 찰 가능성이 높다. 부진하다고 해서 그가 출전했음에도 다른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는 것 또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장현수에게 주장 완장이 주어진다면 그는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주장은 팀 전체 분위기와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장현수가 지금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경기에서 완전히 다른 활약을 하고 주장으로서 팀 사기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면 명예회복도 충분히 가능하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주장 선발에 대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찰 것"이라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과연 장현수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게 될까. 신태용 감독의 선택에 시선이 집중된다.

lws2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