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스타리카] 네이마르 뜨거운 눈물! 다이빙 → 쐐기골
입력: 2018.06.23 01:30 / 수정: 2018.06.23 01:39

브라질, 코스타리카 격파! 브라질의 네이마르는 코스타리카전이 끝난 직후 주저 앉은 채 눈물을 흘렸고 오랜 시간 일어나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브라질, 코스타리카 격파! 브라질의 네이마르는 코스타리카전이 끝난 직후 주저 앉은 채 눈물을 흘렸고 오랜 시간 일어나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천당 지옥 오간 에이스의 숙명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왕관을 쓰려는 자 무게를 견뎌라'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 다 실바(파리 생제르맹)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력과 그간 힘들었던 심신을 보여주는 듯한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었다.

네이마르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네이마르는 후반 추가 시간 쐐기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둔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 후 환호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웃지 않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제 자리에 주저 앉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쏟아냈다. 힘든 경기를 치른 탓일까. 네이마르는 눈물을 훔치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명실상부 브라질의 '에이스'다. 네이마르 본인도 조국 브라질의 역대 월드컵 6번째 우승을 위해 지난 2월 오른 발목과 발등뼈 부상을 당한 후 소속팀 잔여 경기를 치르지 않고 월드컵을 목표로 재활에 매진했다.

힘든 재활 기간 끝에 월드컵 직전 실전에 복귀했다. 각각 크로아티아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모두 골을 집어 넣으며 복귀를 자축했다. 브라질 축구팬들은 '에이스'의 귀환을 반기며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일부 축구전문가들은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네이마르의 '대관식'이 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첫 경기 믿을 수 없는 부진으로 브라질 축구팬들을 실망케 했다. 네이마르는 18일 조별리그 E조 1차전 스위스와의 대결에서 10개의 파울을 당하는 등 상대의 거친 견제에 시달렸다. 특유의 재치 있는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는 장면보다 발목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더욱 자주 잡힐 정도였다. 결국 경기는 1-1로 비겼고 브라질은 40년 만에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력이 온전치 않은 '에이스'는 곧바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코스타리카전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임무를 소화해내지 못했다. 특히 후반 35분 왼쪽을 돌파한 네이마르는 자신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이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로 번복되고 골찬스를 날리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네이마르는 후반 35분 코스타리카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개인기를 시도하다가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의 VAR 요청을 받아들인 주심은 VAR 판독센터로부터 신호를 받고 네이마르가 만든 페널티킥을 네이마르의 '과도한 다이빙'으로 번복했다.

남은 경기 시간은 10분. 브라질은 0-0으로 경기가 끝난다면 조별리그 승점표에 어울리지 않은 숫자를 올려놔야만 했다.

네이마르는 급해졌다. 경기 후반 경합 과정에서 의도성 짙게 넘어지며 시간을 지연하는 코스타리카의 선수들을 원망했다.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옐로 카드를 받기도 했다.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힘이 부쳤다. 남은 건 승부욕이었다.

브라질-코스타리카 경기 후 브라질 동료들이 네이마르(10번·가운데)를 위로하고 있다. 브라질은 코스타리카에 진땀승을 거두고 조 1위에 올라섰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브라질-코스타리카 경기 후 브라질 동료들이 네이마르(10번·가운데)를 위로하고 있다. 브라질은 코스타리카에 진땀승을 거두고 조 1위에 올라섰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게티이미지

결국 네이마르는 후반 추가시간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 FC)의 선제골 이후 브라질의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네이마르는 마치 '드디어 끝났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경기장을 질주했다. 에이스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낸 순간이었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브라질은 1승 1무(승점 4)를 기록해 조 1위로 올라섰다. 브라질은 28일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한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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