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 시간)0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 독일-멕시코의 경기에서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게티이미지 |
첫 경기 패배·조별리그 탈락… 디펜딩 챔피언의 수난사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이쯤 되면 '과학'이다. 직전 월드컵 우승팀은 다음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징크스가 지난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에도 여지없이 나타났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지금까지 열린 역대 월드컵에서 '우승팀 징크스'는 예외 없이 작용해왔다.
독일은 18일(이하 한국 시간) 0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부터 패배했다는 사실은 '이변'에 가깝다. 그러나 이 이변이 전혀 새롭지만은 않다.
우선 지난 대회 우승팀은 독일의 경우처럼 첫 경기에서 본래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1970 멕시코 월드컵 우승팀이었던 브라질은 1974 서독 월드컵에서 개막전이었던 스코틀랜드와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974 서독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서독도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첫 경기였던 폴란드와 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이후 1982 스페인 월드컵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벨기에에 0-1로 졌고,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카메룬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전 대회 우승팀이 당한 대부분의 패배들이 한 수 아래의 팀에게 당한 것들이어서 더 놀랍다.
독일은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멕시코와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독일의 메수트 외질.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게티이미지 |
심지어 직전 우승팀들은 예상 밖의 안 좋은 성적표를 갖고 짐을 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팀 독일은 1994 미국 월드컵 8강에서 탈락했고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충격의 '무득점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준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2무 1패의 최악 성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해고, 2010 남아공 월드커 우승팀 스페인 역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에 1-5의 처참한 패배를 맛보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전 대회 우승팀이 2연패를 성공한 사례는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1934 이탈리아 월드컵과 193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탈리아와 1958 스웨덴 월드컵과 1962 칠레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이 유이하다.
독일이 이번 대회에서 첫 경기 패배로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지만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멕시코전에서 독일은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했으나 남은 경기에서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징크스를 극복이라는 또 다른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18일 스웨덴과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24일 멕시코와 2차전, 27일 독일과 3차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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