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멕시코 맞대결! 토니 크루스(왼쪽)의 독일과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멕시코가 F조 최강 자리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게티이미지 |
F조 최강 맞대결…징크스를 넘어라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격돌할 팀들이 맞붙는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16강 단골' 멕시코가 첫 경기부터 만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 예선 F조는 한국이 속해 있는 조로 관심을 모은다. F조에서는 우승 후보 독일과 6연속 16강에 진출한 멕시코가 18일(한국시간) 0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서 열린다.
객관적인 전력은 2연속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독일의 낙승이 예상된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C조에서 10경기 전승을 거뒀다. 43골을 넣는 동안 4골밖에 실점하지 않았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6월 기준)의 위엄이다.
최근 메이저 대회의 성과도 독일의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점치는 이유로 꼽힌다. 요하임 뢰브 독일 감독은 지난 2006년부터 12년째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최종 월드컵 엔트리 23인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수들이 포진했다. 상대국들에 비해 눈에 띄는 부상 이탈자도 없다. 올시즌 EPL(영국프로축구) 도움 2위 르로이 사네(맨체스터 시티)가 탈락할 정도다. 수문장부터 테르 슈테겐(바르셀로나 FC)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중에 누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나오는 마츠 훔멜스와 제롬 보아텡은 '영혼의 단짝이다.
여기에 메수트 외질(아스날),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사미 케디라(유벤투스), 율리안 드락실러(파리 생제르맹), 일카이 권도간(맨체스터 시티),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 등의 버티는 중원은 헛점을 찾기 어렵다. 이들의 양질의 패스를 받아 마무리짓는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와 티모 베르너(RB 라이프치히)도 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독일은 멕시코를 포함해 19일 경기를 치를 한국과 스웨덴도 '압살'할 실력을 갖춘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굳이 불안 요소를 찾는다면 '우승팀 징크스'와 최근 A매치 성적이다.
실제로도 전 대회 우승국이 다음 대회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순간들이 많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개막전부터 세네갈에 0-1로 패배하는 등 예선 탈락의 쓴 맛을 봤다. 한일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는 통과했으나 8강에서 낙마했고, 독일 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부터 주저 앉았다. 무적의 '전차 군단'이라도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또한 독일은 월드컵 전 6차례 평가전서 1승 3무 2패에 그쳤다.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등 강팀들을 상대로 나온 결과였지만 오스트리아에게 1-2로 진 것은 의외였다. 마지막 평가전인 사우디 아라비아전도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독일(위)과 멕시코의 F조 첫 경기가 18일(이하 한국시간) 0시 러시아 루즈비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각 국 선수들이 진지한 자세로 전술 설명을 듣고 있다. /게티이미지 |
반면 독일을 상대하는 멕시코는 징크스에 웃고 있다. 1994 미국 월드컵부터 6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기분 좋은 징크스가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지역 예선에도 10경기 6승 3무 1패로 1위를 차지했다.
멕시코 대표팀의 스타 플레이어는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잉글랜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독일(바이어 04 레버쿠젠) 등 유럽 3대 축구 리그를 모두 경험했다. 에르난데스는 A매치 100경기 49골로 멕시코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자 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전성기만큼의 기량은 아니지만 골문 앞 위치 선정과 골 결정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르난데스 외에도 공격 자원은 독일을 위협할 만한 선수들로 구성됐다. 카를로스 벨라(LA FC),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LA 갤럭시), 라울 히메네스(벤피카) 등이 포진된 공격진은 빠른 스피드와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월드컵 지역 예선 최다 득점자 이르빙 로사노(아인트호벤)와 오리베 페랄타(클럽 아메리카), 마르코 파비안(프랑크푸르트) 등 백업 공격진도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문제는 수비진이다. 주축 수비수 디에고 레예스(포르투)와 네스트로 아라우호(산토스라구나)가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낙마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스타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지만 뒷문이 불안하다. 경기 외적인 '파티 논란'도 멕시코의 불안을 가중한다.
그럼에도 멕시코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후안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도 최근 FIFA와의 인터뷰에서 독일과 정면 승부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 전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 한국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월드컵 전 8차례 평가전을 모두 유럽 팀과 대결하며 독일과 스웨덴 전에 집중했다. 경기 결과는 4승 2무 2패로 나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폴란드, 보스니아, 아이슬란드에 이겼고 웨일스, 벨기에와 비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첫 경기를 모두 승리로 따낸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에게는 졌다.
독일-멕시코의 사정은 다르다. 독일-멕시코의 경기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게는 중요한 승부다. 예상을 뒤엎고 독일이 멕시코에게서 승점 3을 따지 못하는 이변도 생길 수 있다. 어쩌면 한국-스웨덴 경기보다 앞서 진행되는 독일-멕시코 경기가 F조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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