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월드컵 세트피스 열쇠와 신태용호 숙제
입력: 2018.05.16 00:00 / 수정: 2018.05.16 07:43
신태용 감독이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8명의 선수들 가운데 23명이 최종명단에 포함되어 본선에 참가한다. /서울시청=이동률 인턴기자
신태용 감독이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8명의 선수들 가운데 23명이 최종명단에 포함되어 본선에 참가한다. /서울시청=이동률 인턴기자

신태용호,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 발표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일단 28명을 뽑았다. 부상자가 꽤 있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회복 중인 선수는 포함했고,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선수는 제외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험'과 '패기'를 키워드로 고려해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을 구성했다. 이제 6월 초(3일 혹은 4일) 발표되는 최종명단 23명을 향한 '마지막 전쟁'이 펼쳐진다.

수비에 대한 고민, 유럽파에 대한 믿음, 멀티플레이어 가산점. 신태용 감독은 자신이 그동안 보였던 색깔을 기본으로 깔고 28명을 추렸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큰 부상으로 예비명단에 들지 못한 공수 옵션이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와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 빠져 큰 고민을 안게 됐다.

'베테랑' 염기훈의 이탈은 공격에서 큰 마이너스로 비친다. 대표팀은 '염긱스'의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과 크로스를 빼고 판을 짜야 한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 모두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점을 생각하면, 세트피스 공격이 신태용호에 가장 큰 득점 기회가 될 수 있다. '세트피스 열쇠'로 여겨지던 염기훈의 명단 제외가 진한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염기훈이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됐다. 염기훈의 이탈로 신태용호는 왼발 프리킥에 대한 고민을 안았다. /더팩트 DB
염기훈이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됐다. 염기훈의 이탈로 신태용호는 '왼발 프리킥'에 대한 고민을 안았다. /더팩트 DB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국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에서 세트피스 공격으로 재미를 많이 봤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6개 대회 연속 프리킥 득점을 잡아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황보관이 스페인과 경기에서 대포알 슈팅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고,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홍명보가 스페인전에서 프리킥 골을 작렬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하석주가 월드컵 사상 첫 선제골을 프리킥으로 기록했고, 벨기에전에서는 하석주의 프리킥 크로스를 유상철이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세트피스는 한국의 주요 공격 루트였다.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을용의 프리킥 크로스를 안정환이 헤더로 마무리했고, 터키와 3,4위전에서 이을용이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천수가 토고전에서 그림같은 프리킥 골로 2-1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프리킥 골 잔치'가 벌어졌다. 기성용-이정수 콤비가 그리스전과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을 연결했고, 박주영이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 골을 만들어냈다. 또한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도 기성용이 올린 프리킥패스를 이청용이 수비수와 혼전 속에서 헤더로 골문 안에 꽂아넣었다.

한국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11득점을 프리킥 상황에서 생산했다. 총 31골 가운데 35.48% 비율이다. 세계적인 강호와 대결에서도 날카로운 프리킥을 활용해 당당히 맞섰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4 미국 월드컵에서 황보관과 홍명보가 호쾌한 중거리 프리킥으로 골을 잡아냈고,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원조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왼발 프리킥으로 골과 도움을 올렸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이을용이 왼발로 1골 1도움을 수확했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천수가 오른발로 프리킥골 행진을 이었다. 그리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기성용이 오른발 프리킥으로 세 번의 득점에 징검다리를 놓았고, 박주영이 오른발 프리킥으로 직접 골을 성공했다.

◆ 한국 대표팀 역대 월드컵 득점 상황
1호 박창선 vs 아르헨티나(1-3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중거리포
2호 김종부 vs 불가리아(1-1 무승부)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3호 최순호 vs 이탈리아(2-3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중거리포
4호 허정무 vs 이탈리아(2-3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 이상 1986 멕시코 월드컵
5호 황보관 vs 스페인(1-3 패배) : 오른발 프리킥
---------------------- 이상 1990 이탈리아 월드컵
6호 홍명보 vs 스페인(2-2 무승부) : 오른발 프리킥
7호 서정원 vs 스페인(2-2 무승부)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8호 황선홍 vs 독일(2-3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9호 홍명보 vs 독일(2-3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 이상 1994 미국 월드컵
10호 하석주 vs 멕시코(1-3 패배) : 왼발 프리킥
11호 유상철 vs 벨기에(1-1 무승부) : 프리킥 상황 오른발 슈팅
---------------------- 이상 1998 프랑스 월드컵
12호 황선홍 vs 폴란드(2-0 승리) : 인플레이 상황 왼발 슈팅
13호 유상철 vs 폴란드(2-0 승리)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중거리포
14호 안정환 vs 미국(1-1 무승부) : 프리킥 상황 헤더 슈팅
15호 박지성 vs 포르투갈(1-0 승리) : 인플레이 상황 왼발 슈팅
16호 설기현 vs 이탈리아(2-1 승리) : 인플레이 상황 왼발 슈팅
17호 안정환 vs 이탈리아(2-1 승리) : 인플레이 상황 헤더 슈팅
18호 이을용 vs 터키(2-3 패배) : 왼발 프리킥
19호 송종국 vs 터키(2-3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중거리포
---------------------- 이상 2002 한일 월드컵
20호 이천수 vs 토고(2-1 승리) : 오른발 프리킥
21호 안정환 vs 토고(2-1 승리)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중거리포
22호 박지성 vs 프랑스(1-1 무승부)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 이상 2006 독일 월드컵
23호 이정수 vs 그리스(2-0 승리) : 프리킥 상황 오른발 슈팅
24호 박지성 vs 그리스(2-0 승리) : 인플레이 상황 왼발 슈팅
25호 이청용 vs 아르헨티나(1-4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슈팅
26호 이정수 vs 나이지리아(2-2 무승부) : 프리킥 상황 오른발 슈팅
27호 박주영 vs 나이지리아(2-2 무승부) : 오른발 프리킥
28호 이청용 vs 우루과이(1-2 패배) : 프리킥 상황 헤더 슈팅
---------------------- 이상 2010 남아공 월드컵
29호 이근호 vs 러시아(1-1 무승부) : 인플레이 상황 오른발 중거리포
30호 손흥민 vs 알제리(2-4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왼발 슈팅
31호 구자철 vs 알제리(2-4 패배) : 인플레이 상황 왼발 슈팅
---------------------- 이상 2014 브라질 월드컵

물론, 현재 대표팀에는 염기훈 외에도 좋은 키커들이 많다. 손흥민, 기성용, 정우영이 다양한 킥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오른발 일색'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좋은 오른발 키커와 왼발 키커가 같이 프리킥을 준비해야 상대를 헷갈리게 만들면서 다양한 세트피스 공격 전술을 가동할 수 있다. 권창훈, 김민우, 김진수, 홍철이 있지만 절정의 왼발 감각을 보이고 있는 염기훈보다 프리킥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염기훈의 프리킥 각도와 거리 및 속도가 여전히 대표팀에서 최고였다는 게 중론이다.

프리킥은 경기의 일부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다. 염기훈의 이탈로 안게 된 '왼발 프리킥'에 대한 고민. 신태용호가 본선 전까지 풀어내야 할 숙제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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