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스포츠 '오늘'] '영원한 수문장' 홍덕영 타계
입력: 2017.09.13 02:30 / 수정: 2017.09.13 02:30

[더팩트 | 최정식기자] 12년 전 오늘 1948년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골키퍼였던 홍덕영이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뇨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고 발가락 절단 수술을 받는 등 힘겨운 투병생활 끝에 별세했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홍덕영은 중학을 졸업한 뒤 1946년 공부를 위해 단신 월남했다. 그때까지는 축구선수가 아니었다. 보성전문에 편입학하면서 우연하게 축구팀에 골키퍼로 들어가게 됐다. 선수 경력이 없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검정색 유니폼을 즐겨입었고 볼을 향해 날렵하게 몸을 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흑표범으로 불렸다.

조선축구의 간판 골키퍼였던 차순종의 뒤를 이어 한국대표팀의 수문장이 된 홍덕영은 해방 이후 첫 올림픽(1948년 런던)과 월드컵(1954년 스위스)에 출전했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멕시코를 5-3으로 꺾었으나 그 대회에서 우승한 스웨덴에게는 0-12로 참패했다. 스위스 월드컵에서는 당시 세계최강이었던 헝가리에 0-9로 진데 이어 터키에도 0-7로 패했다.

선수 은퇴 이후에는 국제심판으로 활동했고, 고려대와 서울은행의 감독을 지냈다. 대한축구협회 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뛰어난 실력으로 한국축구가 아시아를 제패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축구협회가 선정한 축구 명예의 전당 선수부문에 헌액됐다. 그러나 바로 그해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홍덕영이 비오듯 쏟아지는 스웨덴의 슈팅 세례를 막아낸 지 64년 뒤 다시 런던에서 올림픽이 열렸고 한국이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홍덕영이 가슴에 피멍이 들어가며 한국의 골문을 지켰던 스위스 대회 이후 역시 64년 만인 내년, 러시아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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