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요란했던 '짜요 부대', 상암 역습은 없었다! (영상)
입력: 2016.09.02 05:00 / 수정: 2016.09.02 00:06

성지 지킨 붉은 악마! 슈틸리케호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원정 응원단을 등에 업은 중국을 3-2로 제압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성노 기자
성지 지킨 붉은 악마! 슈틸리케호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원정 응원단을 등에 업은 중국을 3-2로 제압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성노 기자

추미 대군은 없었고, 공한증은 계속됐다!

[더팩트ㅣ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성노 기자] 기우에 불과했다. 우려했던 중국 응원단의 역습은 없었고, 공한증(恐韓症·중국인들이 한국 축구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용어)은 계속됐다. 슈틸리케호가 '한국 축구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지켜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중국과 홈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후반 중반까지 3-0으로 리드했으나 이후 수비 집중력을 잃으며 내리 2골을 헌납했다. 경기 막판 치열한 난타전이 이어진 끝에 한 점 차 승리를 챙겼다.

경기 전부터 중국 원정 대군의 역습이 예고된 상암벌. 중국축구협회는 오랜 공한증을 극복하기 위해 두둑한 포상금과 1만 5000여 명 원정 대군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배치하기로 예고했다. 중국은 애초 대한축구협회에 3만 석을 요구했었다. 약 6만 6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였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1만 5000여 석에서 합의를 보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여행사를 통해 상암을 찾을 중국 팬들을 생각한다면 최소 2만 명에서 최대 3만 원정 대군이 예고됐다.

추미의 기선 제압! 중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한국 응원석은 한산했다.
추미의 기선 제압! 중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한국 응원석은 한산했다.

기선 제압은 추미의 몫이었다. 취재진이 경기장을 찾은 경기 2시간 전. S석 1층을 가득 메운 추미의 목소리는 상암벌을 뒤덮었다. 경기장 주변은 물론, 스타디움 내부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의 붉은색과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중국 팬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확성기와 대형 국기를 이용해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중국이라지만 상암에서의 중국 서포터스들은 하나가 됐다.

중국에서 넘어온 취재진 역시 상상 이상이었다. 카메라, 취재 기자 구분 없이 약 6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이 상암을 찾았다. 서울상암월드컵 취재 기자석 절반을 중국 취재진에게 배정됐다.

반면, 한국 서포터스석은 한가하기만 했다. 듬성듬성 자리를 채우고 있었으나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짜요(加油·힘내라)'를 외치는 추미와 비교하면 초라한 숫자였다. 마치 중국 현지에 온 기분을 들 정도였다.

취재석도 인해전술! 원정임에도 많은 중국 취재진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취재석도 인해전술! 원정임에도 많은 중국 취재진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 이틀 전 "4만 5000여 석이 예매됐다. 현재 상황으로 봐선 5만에서 5만 5000여 석이 메워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중국에 넘어간 1만 5000여 석을 제외하면 기대만큼의 수치는 아니었다. 관계자 역시 중국의 대규모 원정 응원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킥 오프를 알리는 주심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서울월드컵 경기장은 "대~한민국!" 함성으로 뒤덮였다. 중국 원정 응원석을 제외한 대부분 좌석엔 붉은 티셔츠와 소형 태극기로 가득했다. 반대로 추미의 응원 행렬은 진전이 없었다. 이미 배정된 S석 1층은 가득 메웠으나 2층엔 빈 좌석이 허다했다.

대한민국!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한국 응원석은 만원을 이뤘고, 중국 응원석 절반은 빈자리가 가득했다.
대한민국!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한국 응원석은 만원을 이뤘고, 중국 응원석 절반은 빈자리가 가득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 2층 포함해 대략 1만 5000여 석이다. 생각만큼 많은 중국 팬들이 찾아오지 않았다. 비자 문제로 많은 팬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하며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한 취재진은 "중국 원정 응원단 대부분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경기장을 찾은 중국 팬은 대략 9000명에 불과했다. 중국의 인해전술에 잔뜩 긴장했던 협회 관계자와 취재진 모두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공한증을 타파하기 위해 두둑한 수당과 대규모 원정 응원단을 준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많은 한국팬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 선수들에게 힘을 줬으면 한다. 홈 경기에서 야유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한국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하늘은 태극 전사의 편이었다. 9회 연속 월드컵으로 가는 첫걸음에서 죽기 살기로 뛰어든 중국은 만난 슈틸리케호는 약 4만 명의 붉은 악마와 함께 짜릿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짜요부대의 역습은 없었고, 공한증은 계속됐다.

◆ 추미 응원 영상 (https://youtu.be/yX3IkysGKGE)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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