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봉길 논평의원] 한국이 새 역사를 만들었다. 세계 최초로 올림픽 8회 연속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수장' 신태용(45) 감독의 맞춤형 전술과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빚어낸 작품이다.
한국은 27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 카타르와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44분 권창훈(21·수원 삼성)이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고, 경기 종료 직전 문창진(22·포항 스틸러스)이 축포를 쐈다.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리우행 티켓을 따냈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전망은 밝지 않았다. 요르단전에서 보인 경기력은 우려를 샀고, 부상, 원정, 체력 등 삼중고 속에서 카타르와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보기 좋게 예상을 뒤집고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신태용 감독 지략의 승리다. 라인업을 처음 봤을 때 전반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후반 황희찬(19·잘츠부르크), 문창진 등 교체카드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 예상했다. 요르단전을 거울삼아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왔다. 경기의 시작은 파격적인 스리백이었다. 전반에는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역습에 의한 공중볼 공격을 했다. 요르단전이 보약이 됐다. 전반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 상대를 몰아쳤다.
신태용 감독의 생각은 적중했다. 후반 4분 황기욱(19·연세대)의 기가 막힌 패스 한 방으로 골을 만들었다. 류승우(22·레버쿠젠)의 마무리도 인상적이었다. 이후 공격적으로 살아났다. 류승우가 나간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점했지만 포백으로 전환해 공격적으로 나간 것이 주효했다. 전반 공중볼에 의한 공격이 단조로웠다면 후반 전술 변화로 공격을 다양하게 시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빛난 한판이었다. 요르단전에서 고전한 것이 오히려 카타르전에서 좋은 방향으로 작용했다. 선수들이 정신을 무장하는 계기가 됐다. '원팀'으로 똘똘 뭉쳐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정신이 강행군을 이겨냈다. 선수들은 요르단전에서 몸이 무거워 보였다. 더욱이 한국은 카타르보다 휴식일이 하루 적었다. 체력 회복이 승부의 관건이었다. 선수들은 정신력과 투지로 이겨냈다. 많은 선수들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한국 축구의 강점을 확실하게 보였다. 아직까진 아시아에서 한국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한 경기 남았다. 운명적인 대결이 됐다. 결승전을 떠나서 한일전은 묘한 라이벌 의식이 있다. 선수들에게 일본엔 지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 우리는 이미 런던 올림픽에서도 기분 좋게 일본을 꺾은 적이 있다. 카타르전 같은 투지와 정신력을 보인다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갈 것이다.
카타르전을 통해 한국은 대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8회 연속 진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얻었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2016년 1월 도하에서 배달된 좋은 소식이 올해 한국 축구의 승승장구를 예상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