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세계 최초' 타이틀 챙긴 '사막의 여우' 신태용
입력: 2016.01.27 05:00 / 수정: 2016.01.28 08:28
한국 리우행 확정!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7일 카타르전에서 3-1 완승을 거두고 2016 리울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 대한 축구협회 제공
한국 리우행 확정!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7일 카타르전에서 3-1 완승을 거두고 2016 리울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 대한 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 스리백-교체 카드 적중!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과연 여우다웠다. 신태용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다양한 전술 변화로 세계 처음으로 8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란 타이틀을 가져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 카타르와 경기에서 류승우-권창훈-문창진의 연속골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리우데자네이루행 확정해 지난 1998 서울 대회 이후 8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일찌감치 올림픽 진출에 실패한 이탈리아(7회)를 제치고 전대미문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상대 약점을 파고든 신태용 감독의 용병술이 일궈낸 결과다. 신 감독은 올림픽 티켓이 걸린 카타르전에서 모험을 걸었다. 대회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낸 것이다. 송주훈-박용우-연제민으로 중앙 수비 세 명을 배치했고, 상황에 따라 좌우 측면에 배치한 심상민과 황기욱까지 가담하면 사실상 5백이었다. 다소 수비적인 전술이었으나 홈 어드벤티지를 등에 업은 카타르엔 '안성맞춤' 손자병법이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신태용 감독의 3-4-3 전술적 승리였다"고 말하며 방송을 마무리할 정도였다.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앞세운 카타르는 예상대로 공격적으로 나왔다. 한국은 류승우, 김현, 황기욱을 내세워 맞대응했으나 사실상 수비에 무게를 더 뒀다. 전반 45분 동안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상대 체력을 소모하게 한 뒤 후반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심산이었다. 한국은 하산 아피프, 압델카림 하산, 아흐메드 알리 등은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에 혼쭐나기도 했으나 협력 수비와 김동준의 선방으로 실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숨겨뒀던 칼날을 꺼내 들었다. 전반과 달리 공격적으로 나섰고, 후반 3분 만에 류승우의 선제골이 터지며 경기를 수월하게 끌고 갔다. 전반 내내 맹공을 퍼부었던 카타르가 심하게 흔들리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후반 33분 순간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동점골을 허용하긴 했으나 잠시뿐이었다.

결국, 신 감독의 교체 카드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문창진과 황희찬이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황희찬은 후반 33분 투입돼 좌우 측면을 활발히 움직이며 카타르 수비진의 정신을 '쏙' 빼놓으며 권창훈의 결승골 시발점 구실을 했다. 빠른발로 상대 수비를 허물었고, 김현과 이슬찬을 거쳐 권창훈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엔 '교체 듀오'가 쐐기골을 합작했다. 황희찬이 간결한 개인기로 연달아 상대 수비를 제치고 문창진에게 공을 내줬고, 문창진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가 카타르를 무너뜨렸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8강 요르단전에서 이기고 있었지만 힘든 부분이 있었다. 정신력이 잘 돼 있었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세계 첫 8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대해 "감독을 맡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 카타르에 올 때까지 몰랐다. 경기를 치르면서 내심 욕심이 났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여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영리한 플레이와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치밀한 축구로 '여우'란 별명을 얻었다. 성남 일화(현 성남 FC) 지도자 시절에도 변함없었다. 언제나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안주'보단 '변화'를 추구했다.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역대 최약체 전력이다'라는 평가 속에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로 '세계 최초'란 타이틀까지 가져왔다.

한반도를 넘어 카타르 도하 사막에서도 빛났던 '여우' 신태용 감독이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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