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두 얼굴'의 신태용호! 후반전에 고전한 이유
입력: 2016.01.24 08:00 / 수정: 2016.01.24 02:04
신태용호 신승!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요르단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호 신승!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요르단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반전 만족-후반전 불안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요르단을 1-0으로 꺾고 4강 고지에 태극기를 꽂았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전반 23분 터진 문창진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1-0으로 이겼다. 4강에 오른 한국은 27일 카타르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승부를 벌인다. 4강전에서 승리하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행 티켓(3위까지 올림픽 본선 진출)을 거머쥐게 된다.

결코 쉽지 않은 '신승'이었다. 전반전에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앞섰지만, 후반 들어 심하게 흔들리면서 동점 위기에 계속 몰렸다. 전반과 후반이 전혀 다른 '두 얼굴'의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신태용호는 왜 후반전에 고전했을까.

기본 전력에서 한 수 위인 한국은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세를 폈다. 요르단이 전체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 쪽에 비중을 두며 선제골을 노렸다. 공격의 다양성과 짜임새 모두 훌륭했다. 측면과 중앙을 고루 활용해 공격했고,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를 위협했다.

전반 20분 수비수와 골키퍼의 실수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태극전사들은 전반 23분 상대의 실수로 얻은 찬스를 잘 살려 선제골을 잡아냈다. 우리의 실수를 잘 넘어간 뒤 상대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를 놓치지 않으며 골을 터뜨렸다. 요르단 수비수의 헛발질이 나오면서 잡은 찬스에서 류승우가 욕심 부리지 않고 패스를 선택했고, 문창진이 깔끔한 슈팅으로 요르단 골문을 열어젖혔다.

문창진 선제골! 한국 선수들이 전반 23분 문창진의 선제골이 터진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문창진 선제골! 한국 선수들이 전반 23분 문창진의 선제골이 터진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후 경기력은 더욱 좋았다. 중원에서 템포 조절을 잘하면서 요르단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피해냈고, 수비수들의 라인 조절과 수비 전환 속도 또한 괜찮았다. 수비 쪽에서 나온 실수들이 옥에 티였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마디로 전반전은 내용과 결과가 모두 '굿'이었다.

전반전에 활짝 웃었던 신태용호는 후반전 들어 심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동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온 요르단의 기세에 완전히 눌렸다. 상대가 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나오자 3선의 밸런스가 깨졌다. 수비가 뒤로 처지면서 중원과 수비 사이의 공간이 벌어졌고, 최전방과 중원 사이의 틈까지 생기면서 요르단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여기에 황희찬이 부상하는 악재까지 겹쳐 위기를 맞이했다.

공교롭게도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렸던 한국은 후반 23분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왼쪽 측면이 뚫리면서 크로스를 내줬고, 상대 공격수들의 오버헤드킥과 헤딩 슈팅이 이어지면서 골문이 열렸다. 천만다행으로 제2부심이 기를 올려 오프사이드 반칙을 선언해 골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느린 화면을 다시 보니 '온사이드'였다.

'행운의 오심'으로 리드를 지킨 한국은 이후에도 중거리 슈팅을 쉽게 허용하면서 수세에 몰렸다. 김현, 김승준, 황기욱을 투입해 밸런스 맞추기에 나섰으나 쉽게 주도권을 찾아오지 못했고, 경기 막판까지 불안한 경기를 이어갔다. 중원 싸움에서도 밀렸고, 기동력과 체력 또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요르단 선수들의 성급한 슈팅이 고마울 정도로 신태용호의 후반 경기력은 매우 좋지 않았다.

같은 듯 다른 전형. 한국은 4-4-2 전형으로 요르단과 8강전에 나섰다. 전반전 내내 3선의 밸런스가 잘 맞아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후반전 들어 요르단의 공세에 균형이 깨지면서 고전했다. /심재희 기자
'같은 듯 다른' 전형. 한국은 4-4-2 전형으로 요르단과 8강전에 나섰다. 전반전 내내 3선의 밸런스가 잘 맞아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후반전 들어 요르단의 공세에 균형이 깨지면서 고전했다. /심재희 기자

시원하진 못했지만 '승리'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어떻게든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신승' 또한 그 의미는 크다. 전반전과 후반전에 달랐던 '두 얼굴'은 4강 이후 일정을 준비해야 하는 신태용호에게 극복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상대가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올 때에 대한 대비는 잘 이뤄졌지만,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을 때는 3선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심하게 흔들렸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안정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전형 및 전술 탄력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숙제를 발견한 요르단전이었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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