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역대 최약체?' 차포 다 뗀 신태용호, 충분히 강했다
입력: 2016.01.20 05:00 / 수정: 2016.01.20 03:35

내가 넣었다 김현(가운데)이 20일 열린 이라크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내가 넣었다' 김현(가운데)이 20일 열린 이라크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비주전 멤버' 한국 강했다

[더팩트|김광연 기자] 올림픽에 도전하는 역대 대표팀 가운데 최약체란 말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신태용호가 주전 대다수를 제외한 채 이라크를 상대했으나 우위의 경기력을 뽐내며 조 1위를 쟁취했다. 어느 선수든 경기에 나서면 제 몫을 해내는 두꺼운 선수층이 빛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그랜드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 리그 C조 3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22분 터진 김현의 결승골로 앞서던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암자드 후세인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그쳤지만 소득은 컸다. 비주전 선수들은 전략 공백을 최소화하며 우위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조별 리그 2승 1무를 거둔 한국은 이라크(2승 1무)를 골 득실에서 제치고 조 1위를 확정하며 23일 D조 2위와 8강전을 치른다.

이날 한국은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기존 조별 리그 1~2차전에 출전한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수원 삼성),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심상민(FC서울), 연제민(수원 삼성), 이슬찬(전남 드래곤즈) 등이 벤치에 앉는 대신 그간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김현(제주 유나이티드), 이영재(부산 아이파크), 유인수(FC도쿄), 황기욱(연세대), 구현준(부산 아이파크), 박동진(광주FC) 등이 선발로 나왔다.

이 경기 직전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라인업이다. 또 주전 멤버들의 체력을 아껴 토너먼트인 8강전을 대비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1~2차전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 다수 선발로 나서면서 감각은 물론 서로 호흡에 문제가 나올 수 있었지만 신태용호는 그렇지 않았다. 비주전도 주전만큼의 몫을 했다.

성인 대표팀 멤버가 즐비한 이라크를 맞아 한국은 우세한 경기를 이어가며 주도권을 잡았다. 중동 특유의 테크닉을 가진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면서 기동력에서 앞섰다. 선수들 간 유기적인 패스워크로 깔끔한 면모도 드러냈다. 한국은 전반 22분 상대 왼쪽 진영을 허문 이창민의 크로스를 김현의 머리로 마무리하며 먼저 방점을 찍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경기력은 빛났다. 이번엔 주전 멤버들인 문창진과 권창훈을 연달아 투입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많은 호흡을 맞춰보진 않았으나 경기를 지배하는 덴 문제가 없었다. 활발한 쇄도와 유기적인 플레이는 후반에서 계속 나왔다. 이라크는 한국의 플레이에 고전했고 확실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여우'라 불리는 신태용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숙제도 안았다. 막판 집중력이 급격하게 흐트러지며 상대에 연거푸 기회를 허용하는 문제점을 낳았다. 막판 왼쪽 진영을 휘젓는 상대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한 것도 문제였다. 막판 대인마크가 제대로 됐다면 동점골의 이전 땅볼 크로스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애초 목표였던 조 1위를 확정한 한국은 주전 멤버들의 체력을 아끼고 비주전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키우는 소득을 거뒀다. 그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며 필드 플레이어 20명이 이번 대회에 다 나서는 기록을 세웠다. 넘버 2~3 골키퍼인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이창근(부산 아이파크)을 제외하고 23명 가운데 21명이 경기를 뛰었다.

누구든 경기에 나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가장 큰 원천을 생산했다. 23명 최종 명단에 든 선수 누가 나서도 경기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하는 토너먼트를 앞두고 기분 좋은 승점을 챙긴 한국은 이제 차분히 8강을 준비한다.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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