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침대 부서진 레바논, 새로운 비매너 '눈총'
입력: 2015.09.09 00:09 / 수정: 2015.09.09 08:12

레바논 비매너! 한국이 8일 레바논전에서 일찌감치 2골을 터뜨려 침대축구를 막았지만 레바논은 석현준(가운데)이 넘어진 것을 이용해 오히려 공격을 진행하는 비매너를 보였다. / 최용민 기자
'레바논 비매너!' 한국이 8일 레바논전에서 일찌감치 2골을 터뜨려 '침대축구'를 막았지만 레바논은 석현준(가운데)이 넘어진 것을 이용해 오히려 공격을 진행하는 비매너를 보였다. / 최용민 기자

레바논, 석현준 넘어진 사이 공격 진행

한국이 이른 시간에 2골을 터뜨리며 레바논의 '침대 축구'를 3-0 승리로 박살냈다. 하지만 레바논은 상대 골키퍼 얼굴에 레이저빔을 쏘고 한국 선수가 넘어진 상태에서 공을 걷어내는 척하며 돌파를 시도하는 등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하며 축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은 8일 오후(한국 시간) 레바논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 레바논과 원정 경기에서 완전한 주도권을 장악하며 3-0으로 이겼다. 전반 22분 장현수의 페널티킥 골과 전반 26분 상대 자책골, 후반 15분 권창훈의 쐐기골로 22년 만에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중동원정 징크스와 열악한 잔디구장, 시야를 가리는 모래바람 등 악조건 속에서도 일찌감치 2골을 터뜨리며 중동의 '침대 축구'를 예방했다.

하지만 한국은 예상하지 못한 비매너 플레이에 평정심을 잃을 뻔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한국이 클래스가 다른 기성용의 중원플레이를 중심으로 신구조화를 이루며 2-0으로 앞선 전반 30분 상대 수비수와 공을 다투던 석현준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하지만 약 1분 동안 레바논은 공을 밖으로 걷어내지 않고 플레이를 이어 갔다. 한국 선수들이 손으로 석현준을 가리켰지만 무시하고 패스를 연결했다.

레바논 관중의 비매너 김승규 골키퍼가 레바논과 경기 도중 관중의 레이저 공격을 받고 있다. / 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레바논 관중의 비매너' 김승규 골키퍼가 레바논과 경기 도중 관중의 레이저 공격을 받고 있다. / 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오히려 이런 점을 이용해 돌파를 시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 왼쪽 진영에서 공을 잡은 모하마드 하이다르는 석현준을 잠깐 쳐다본 뒤 두 손을 들어 불만을 나타냈다. 공을 밖으로 찰 것으로 보였지만 하이다르의 선택은 돌파였다. 당연히 터치라인 밖으로 볼을 차낼 줄 알고 방심한 한국은 드리블 돌파를 허용했다. 구자철은 골문과 약 20m 떨어진 지점에서 태클로 경기를 끊었다. 김승규는 프리킥을 펀칭으로 걷어내 실점을 막았다. 한국의 동네축구에서도 발생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한국 선수들이 흥분하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코처스박스에 나와 선수들에게 평정심을 찾도록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이에 앞서 레바논 응원단은 레어저빔을 골키퍼 김승규의 얼굴에 쏘며 플레이를 방해했다. 그러나 김승규의 레바논의 중거리슛을 정확한 펀칭으로 막아내능 등 선방을 펼치며 한국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과거에도 중동을 상대로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한국 22세 이하 대표팀은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챔피언십 8강에서 시리아와 맞붙었다. 한국은 2-0으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 황도연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문창진이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시리아는 볼을 돌려주지 않고 바로 공격으로 전환해 골을 넣었다. 한국은 2-1로 이겼지만 비열한 플레이에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 2011년 열린 수원 삼성과 알 사드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도 같은 장면이 나왔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 앞서 레바논과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승 2무 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하지만 원정에선 1승 2무 1패로 부진했다. 첫 원정 경기인 1993년 5월 1-0으로 이긴 이후 22년째 승리가 없었다. 중동 원정은 항상 대표팀에 부담이다. 선제골을 터뜨리지 못하면 상대는 시간을 끌기 위해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일명 '침대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또 시차와 모래바람, 기온 차, 열악한 환경 등으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슈틸리케호는 캡틴 기성용을 중심으로 'K리그 신예' 권창훈 등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전반에만 2골을 터뜨려 레바논의 필살기인 '침대 축구' 기회를 원천봉쇄했다.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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