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의 눈] '읽힌 공격' 슈틸리케호, 세밀하고 빠른 전개 부족
입력: 2015.08.06 05:40 / 수정: 2015.08.06 02:08
아쉬운 공격. 한국이 5일 열린 일본전에서 1-1로 비기며 동아시안컵 선두를 지켰지만 공격 전개에서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쉬운 공격.' 한국이 5일 열린 일본전에서 1-1로 비기며 동아시안컵 선두를 지켰지만 공격 전개에서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봉길 매직'이란 애칭을 얻은 김봉길 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더팩트> 독자들을 위해 축구의 재미와 이해를 돕는 논평위원으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활동합니다. 김 전 감독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면서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로축구 유공과 전남에서 공격수로 선수 생활을 한 뒤 지도자로 백암종고를 이끌고 고교 무대를 평정했으며 2005년 전남, 2008년 인천 수석코치를 거쳐 인천의 지휘봉을 잡아 파란을 일으킨 바 있는 축구계의 젊은 지도자입니다. 전문가의 깊이와 조금은 다른 시각의 색다른 논평에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편집자 주>

광복 70주년을 열흘 앞두고 펼쳐진 한일전이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중거리포를 얻어맞고 승리를 낚는 데 실패했다. 수비적으로 나선 일본을 상대로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세밀하고 빠른 전개가 아쉬운 한판이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중국 우한의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열린 일본과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장현수(24·광저우 R&F)가 전반 27분 페널티킥으로 A매치 첫 골을 터뜨렸으나 전반 39분 야마구치 호타루(25·세레소 오사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동아시안컵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2010년 5월 이후 열린 일본과 5차례 A매치(3무 2패)에서 단 한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슈틸리케호의 수비에 대해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전방 압박을 비롯해 실점 장면을 빼곤 안정적이었다. 실점 장면도 일본 야마구치가 정말 잘 찬 슈팅이었다. 후반 막판 흔들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장현수와 정우영(26·빗셀 고베)이 중원에서 수비적인 임무를 잘 수행했다. 장현수는 중앙 수비수로 소속팀에서 뛰고 있다. 정우영은 수비적인 능력이 발군이다.

김신욱 무득점. 김신욱(오른쪽에서 두번째)은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김신욱 무득점.' 김신욱(오른쪽에서 두번째)은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하지만 공격이 아쉬웠다. 매끄럽지 못했다. 롱 패스가 너무 많았다. 세밀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고 단순한 방법으로 골을 노렸다. 축구에서 짧은 패스만, 롱 패스만 할 수는 없다. 한일전에선 롱 패스가 너무 많았다. 짧은 패스가 가미됐으면 일본 수비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었다. 일본 수비수들에게 공격이 읽히면서 답답한 90분이 이어졌다. 원톱으로 나선 김신욱(27·울산 현대)을 겨냥한 롱 패스가 대부분이었다. 김신욱이 발밑도 좋은 선수인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공격 전개였다.

김신욱은 전방에서 많이 움직였다. 활동량이 좋았다. 컨디션이 나빠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발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신욱의 머리를 맞고 흐르는 볼에 대한 예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신욱 역시 많이 움직였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진 못했다. 공격수로 골을 넣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측면이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공격을 풀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 김민우(25·사간 도스)의 찬스를 만드는 움직임이 부족했다. 이용재가 오른쪽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개인 돌파라든지 활로를 찾았다면 공격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주세종(25·부산 아이파크)은 공격적인 면에서 적극성이 부족했다. 중원의 장현수와 정우영은 수비적인 면에서 좋았지만 중국전에 비해 공격으로 연결되는 빠른 패스가 없었다.

이재성 맹활약! 이재성은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재성 맹활약!' 이재성은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국은 후반 19분 이재성(23·전북 현대)을 투입해 활로를 찾았다.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공격이 활발하게 살아났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결정적인 헤딩 슈팅과 터닝 슈팅을 시도하며 이재성은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 2선에서 세밀하고 활발하게 움직였다. 한국에 부족한 부분을 이재성이 채웠다.

슈틸리케호는 일본전에서 승리를 챙기진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를 실험하는 동아시안컵의 의미를 잘 살렸다. 이제 북한전만 남았다. 사실상 결승전이다. 2경기 실험의 결실을 볼 한 판이다. 중국전, 일본전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인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것이다. 북한도 일본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두 팀 모두 최정예가 나선다면 좋은 경기, 멋진 경기가 될 것이다. 7년 만에 한국이 동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길 기원한다.

김봉길 논평위원
김봉길 논평위원

[더팩트ㅣ김봉길 논평위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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