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2665일 만에 폭발' 남아공 악몽 지운 '염기훈의 왼발'
입력: 2015.06.11 20:17 / 수정: 2015.06.12 14:13
화려한 복귀! 염기훈이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 배정한 기자
'화려한 복귀!' 염기훈이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 배정한 기자

'화려한 복귀' 염기훈, '명품 왼발' 증명한 환상 프리킥골

'염긱스' 염기훈(32·수원)이 '명품 왼발'로 프리킥골을 폭발하며 '남아공 악몽'을 완전히 정리했다. K리그에서 보여준 맹활약을 그대로 이어가며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염기훈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에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경기 내내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며 한국의 3-0 승리에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5000만 국민에게 안겼던 실망감을 깨끗이 지웠다.

염기훈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전반 45분 동안 이용재, 손흥민과 호흡을 맞췄다. 경기 초반부터 손흥민과 자리를 바꿔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고, 전반 44분엔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200% 보답했다.

경기 내내 측면을 지배한 염기훈이다.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UAE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4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대표팀 첫 슈팅을 기록했고, 1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이동해 손흥민에게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손흥민의 헤딩 슈팅이 막혔으나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예열을 마친 염기훈의 움직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날카로워졌다. 전반 22분 빠르게 문전을 쇄도해 후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3분 뒤에는 동료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고, 정우영에게 슈팅 기회를 마련했다. 정우영의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크로스바를 벗어났으나 과정만큼은 만점에 가까웠다. 전반 32분엔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하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대표팀에 완전히 녹아든 염기훈은 전반 44분 전매특허인 왼발로 마침내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용재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 인사이드로 강하게 슈팅해 선제골을 터뜨린 것. 상대 골키퍼가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정도로 완벽한 슈팅이었다. 지난 2008년 2월 23일 일본전(1-1 무) 이후 무려 2665일 만의 골 맛이었다.

염기훈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절호의 기회를 놓치며 '역적'으로 몰렸다. 오른발 슈팅 찬스에서 왼발을 고집한 것이 원인이었다. 국민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고, 대표팀과도 서서히 멀어졌다. 한동안 팬들의 뇌리에 잊혔다.

염기훈은 클럽에 집중했고,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3경기 7골 6도움을 작성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1월 멕시코전 이후 1년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였다. 대부분의 유럽파가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자리를 비우며 '대체발탁'이란 꼬리표가 달라붙었다. 하지만 염기훈은 44분 만에 '남아공 악몽'을 안긴 '왼발'로 선제골을 잡아내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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