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제3의 전성기' 염기훈, 태극마크 다시 달까?
입력: 2015.04.09 11:17 / 수정: 2015.04.09 11:26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 염기훈이 올 시즌 초반 수원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는 염기훈. /최용민 기자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 염기훈이 올 시즌 초반 수원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는 염기훈. /최용민 기자

염기훈 '멀티 활약!' 대표팀 재승선 할까?

'염긱스' 염기훈(32·수원 삼성)이 '제3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전북 현대 시절과 경찰청 입대 전 수원에서 보였던 것 이상의 맹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 2도움)를 올리며 '수원의 해결사'로 우뚝 섰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그야말로 '씹어먹고' 있는 염기훈이다. 전매특허 '왼발 프리킥'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힘이 더 좋아져 공중볼 다툼과 몸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확실한 기본기에 '멀티 활약'까지 더하고 있다. 정대세, 서정진 등과 스위칭 플레이를 하며 변화무쌍하게 그라운드를 누빈다.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는 물론이고 원톱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표팀 재발탁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든다. 현재 염기훈의 컨디션과 기량이라면 충분히 대표팀 재승선이 가능해 보인다. 왼발 프리킥은 궤적, 각도, 속도 등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고, 체력과 전술 소화도 전혀 문제가 없다. 출중한 기량에 경험을 더하면서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능력까지 생겼다.

슈틸리케호의 상황을 봐도 염기훈은 필요한 선수다. 우선, 세트 피스 공격 정확도가 떨어지는 약점을 염기훈의 왼발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현재 대표팀은 기성용, 손흥민, 김진수, 김영권 등이 코너킥과 프리킥을 담당한다. 김진수와 김영권의 왼발이 꽤 날카롭지만 정확도 면에서 염기훈에게 뒤진다.

멀티 플레이어 염기훈! 염기훈은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원톱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손흥민을 원톱, 염기훈을 왼쪽 날개로 기본 배치해 공격의 파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심재희 기자
'멀티 플레이어' 염기훈! 염기훈은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원톱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손흥민을 원톱, 염기훈을 왼쪽 날개로 기본 배치해 공격의 파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심재희 기자

전형의 탄력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날개와 원톱으로 고루 뛸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재미를 봤던 '손흥민 원톱 카드'를 꺼낼 때, 염기훈이 왼쪽 날개로 뒤를 받칠 수 있다. 이청용, 구자철, 남태희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손흥민 혹은 또 다른 원톱 공격수와 함께 공격 파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대표팀 울렁증'을 털어낼 수 있느냐다. 염기훈은 이미 49번의 A매치를 뛴 베테랑이다. 하지만 그에게 태극마크의 무게는 아직도 무겁기만 하다. 50번에 가까운 A매치에서 단 3골에 그친 것은 둘째 치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절호의 찬스를 놓친 부분이 기억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염기훈은 1-2로 뒤지던 후반 초반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절호의 득점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오늘발 슈팅 각도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왼발'을 고집하다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좋은 기회를 놓친 한국은 동점을 이루지 못하고 연속골을 내줘 1-4로 대패했고, 염기훈은 '왼발의 맙소사'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 이후 그는 국가 대표 경기만 나서면 작아졌다.

염기훈, 태극마크 다시 달 수 있을까? 염기훈(오른쪽)이 2013 동아시안컵 호주와 경기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더팩트 DB
염기훈, 태극마크 다시 달 수 있을까? 염기훈(오른쪽)이 2013 동아시안컵 호주와 경기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제 아르헨티나전 아쉬움을 털어버릴 때가 됐다. 가장 좋은 그림은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만약 염기훈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면, 현재 수원에서 보여주고 있는 존재감을 그대로 슈틸리케호로 옮겨가면 된다. 정신력과 기량 모두 20대 시절보다 더 발전했다. 부담감을 떨쳐낸다면 충분히 대표팀에서도 날아오를 수 있다.

수원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다른 팀 선수들까지 염기훈을 바라보며 '연습벌레'라고 평가한다. 그가 '제3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부단한 노력이다. '노력파 염긱스'가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팩트 | 심재희 기자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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