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6위? 31위? 세계 축구 순위는 FIFA 랭킹과 엘로 랭킹 두 가지가 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배정한 기자

'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갖가지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죠. 축구의 오프사이드 반칙 논란부터 야구의 일명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의 세계까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하게 설명하기엔 모호한 정보들이 종목마다 넘쳐 납니다. 그래서 <더팩트>가 나섰습니다. 독자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가려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 줘 무릎을 탁 치게 할 '궁금타(打)! 스포츠(이하 궁금스)'가 성심성의껏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사 하단에 기재된 메일로 보내 주세요. 스포츠와 관련된 독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줄 '궁금스'는 종목도, 엉뚱한 질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 환영합니다! < 편집자 주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56위)이 27일과 31일 우즈베키스탄(72위)-뉴질랜드(134위)와 A매치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습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란 성과를 거두고 난 뒤의 첫 소집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해 힘찬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홈에서 상대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낮은 국가를 상대로 속 시원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세계 축구 순위를 정하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남자 축구대표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FIFA 랭킹과 여자 축구대표팀에 적용되는 엘로 랭킹(Elo rating system)입니다. 남자 대표팀에 익숙한 축구 팬들에게 엘로 랭킹은 다소 낯선 순위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엘로 랭킹은 무엇일까요? <더팩트>가 알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엘로 랭킹은 미국인 수학 교수인 아르파드 엘로(Arpad Elo)가 개발한 체스 순위 산출 방식입니다. 1997년 축구 고유 변수들을 추가해 축구계에서도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최소 30 번 이상의 A매치를 치른 국가를 상대로 매겨지는 엘로 랭킹은 1872년부터 치러진 모든 A매치 성적이 산정 대상입니다. 경기의 종류(월드컵, 대륙간컵, 평가전 등), 골 득실차, 홈-어웨이에 따라 다른 가중치를 두고 점수를 매깁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변경된 FIFA 랭킹은 최근 1년 이내에 치른 경기에서 얻은 점수와 이전의 평균 합계를 더해 순위를 정합니다. 최근 12개월 성적은 100%, 12개월~24개월은 50%, 25개월에서 36개월 사이는 30%, 37개월과 48개월 동안 성적은 20%를 각각 반영합니다. 친선 경기-월드컵 예선-대륙컵 예선-대륙컵 본선-컨페더레이션스컵-월드컵 본선 순으로 차등 점수를 부여합니다.

문제점도 있습니다. 특정 대륙(유럽, 남미)과 대회에만 비중이 높은 랭킹 산정 방식으로 유럽의 약팀이 타 대륙의 강팀보다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월드컵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슬로바키아(22위), 오스트리아(23위), 이스라엘(26위) 등이 한국보다 훨씬 높은 랭킹에 올라있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FIFA 랭킹보다 더욱 실질적인 지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슈틸리케호 세계에서 몇 위? 한국 축구 대표팀이 실질적인 국가별 축구 순위 지표로 평가받는 엘로 랭킹에서 FIFA 랭킹 보다 높은 31위에 올랐다. / eloratings.net, FIFA 홈페이지 캡처

엘로 랭킹은 여러 면에서 FIFA 랭킹과 차이점을 보입니다. 먼저 해당 국가의 최근 4년간 경기 결과로 순위를 정하는 FIFA 랭킹과 다르게 엘로 랭킹은 모든 경기를 대상으로 합니다. FIFA 랭킹이 대륙별로 차등을 두고 점수를 매기는 반면 엘로 랭킹은 홈 어드밴티지, 골 득실차 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매달 업데이트를 하는 FIFA 랭킹과 달리 엘로 랭킹은 실시간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실제로, 순위 또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3월 FIFA 랭킹 상위 10개 국가를 보면 독일-아르헨티나-콜롬비아-벨기에-네덜란드-브라질-포르투갈-프랑스-우루과이-이탈리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선전한 콜롬비아와 벨기에가 전통의 강호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밀어내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반대로 역대 최악의 성적은 낸 한국은 56위에 그쳤습니다.

2일 현재 엘로 랭킹을 보면 독일-아르헨티나-브라질-콜롬비아-네덜란드-스페인-프랑스-칠레-잉글랜드-우루과이 순서입니다. FIFA 랭킹과 비교해 벨기에가 빠졌고, 브라질, 네덜란드, 스페인이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2015 아시안컵과 두 번의 3월 A매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은 31위에 올랐습니다.

이제 FIFA랭킹보다 엘로 랭킹을 더 주목해 볼까요?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