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해비타트 논란'...두나무 "한국위, 유엔 기구로 알고 10억 기부"
입력: 2023.08.25 00:00 / 수정: 2023.08.25 00:00

ESG 경영 선포 후, 한국위가 사업 제안
'유엔해비타트 최초 국가위원회'라고 소개
한국위가 강조한 '유엔'...기부행위에 영향


두나무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를 국제 기구 유엔(UN)과 관련 있는 단체로 인식해 1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두나무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임영무 기자
두나무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를 국제 기구 유엔(UN)과 관련 있는 단체로 인식해 1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두나무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수·설상미 기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한국위)를 국제기구 유엔(UN)과 관련 있는 단체로 인식해 10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한국위는 유엔 산하 기구를 사칭해 기업 등으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끌어모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된 바 있다.

24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두나무는 2021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선포한 뒤 한국위로부터 사업을 제안받았다. 두나무는 해당 사업이 자신들의 ESG 철학과 부합하다고 판단했고, 한국위에 10억 원을 기부했다. ESG란 Envior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딴 비재무적 기업 평가 요소다.

두나무는 하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 자료를 통해 "사회적 책임 실천 및 상생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자 2021년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며 "ESG 경영 강화 발표 이후 다양한 단체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았고, 당시 한국위는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도시 환경 교육 및 개선 지원사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두나무가 한국위로부터 제안받은 사업은 '꿈나무 메타스쿨'과 '공공의 도시'다. 꿈나무 메타스쿨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도시 교육 사업이다. 공공의 도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 서비스 개선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실제로 해당 사업들은 두나무가 한국위에 기부금을 건네면서 모두 실행됐다. 집행된 금액은 각각 △꿈나무 메타스쿨(3억 5000만 원) △공공의도시(3억 2000만 원) 등이다.

두나무는 "한국위 제안 내용을 검토한 결과, 당사의 ESG 철학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가상현실 및 디지털 자산 등 당사가 지닌 기술 및 서비스가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등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나무는 당사는 한국위를 유엔 관련 기구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한국위가 앞세운 유엔 최초의 국가위원회 등이 기부 행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국위 누리집 갈무리
두나무는 "당사는 한국위를 유엔 관련 기구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한국위가 앞세운 '유엔' '최초의 국가위원회' 등이 기부 행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국위 누리집 갈무리

그러면서 두나무는 "한국위는 당사에 '유엔해비타트 최초의 국가위원회'로 국회사무처 내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단체라고 소개했다"며 "당사는 한국위가 유엔 관련 기구로서 '모두를 위한 도시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및 국제사회, 그리고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발맞춰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로 인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위가 앞세운 'UN' '최초의 국가위원회' 등이 기부 행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위는 지난 7월 <더팩트> 보도([단독] 文 축하 '유엔 해비타트 최초 국가위원회 한국 탄생', 알고 보니 '거짓')를 통해 유엔 또는 그 산하 유엔 해비타트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지 않은 일반 사단법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위가 강조했던 최초의 국가위원회 역시 사실과 달랐다.

이어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는 지난 16일 유엔 해비타트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공개하며 "한국위는 유엔 해비타트와 기본 협약 없이 유엔 해비타트 산하 기구로 행세해 44억 원을 기부받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단독 그 후] 與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유엔 산하 사칭 44억 모금")

한국위는 출범 이후 3년간 공기업, 대기업,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44억 원가량을 모금했다. 세부적으로 △13억 9887만 원(2020년) △5억 5348만 원(2021년) △24억 5155만 원(2022년) 등 모두 44억 391만 원이다. 모금액 대부분은 기업에서 비롯됐고, 규모는 백만 원대부터 억대까지 다양했다. 단일 기부금으로는 두나무가 1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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