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르포-김정은 제주 외가 탐사③] "고용희 친모는 고경택의 두 번째 아내"
입력: 2018.12.20 05:00 / 수정: 2018.12.21 00:1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모 고용희는 그의 외조부인 고경택의 두 번째 아내 한 모 씨와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4월 15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가 1973년 평양 만수대예술단의 단원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촬영된 사진을 공개했다. / 마이니치 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모 고용희는 그의 외조부인 고경택의 두 번째 아내 한 모 씨와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4월 15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가 1973년 평양 '만수대예술단'의 단원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촬영된 사진을 공개했다. / 마이니치 신문 갈무리

'백두혈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언제 이뤄질까. 온다면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에는 올라갈까. 한라산, 제주도는 김 위원장의 외조부 고 고경택 씨의 고향이다.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김 위원장의 외조부와 친모 고용희 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지난 2014년 고경택 씨의 묘비가 발견된 것이 전부다. 고경택 씨의 흔적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위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더팩트>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김 위원장의 '한라혈통'을 취재, '고경택의 묘비' '고용희의 사촌들의 흔적' '고용희의 출생지' '고용희의 모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반응'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고용희 친모 '월북' 않고 일본에 남아 사망

[더팩트ㅣ제주=이철영·박재우 기자] "고경택은 목포에서 두 번째 아내 한모(현 할머니의 시고모) 씨와 결혼해 용희를 낳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모인 고용희(고 김정일 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에 의해 고영희가 아닌 고용희로 확인)는 외조부 고경택의 두 번째 아내라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를 찾아 김 위원장의 외가에 대해 취재한 <더팩트> 취재진은 고용희 친모의 조카며느리인 올해 92세의 현 모 할머니로부터 고용희 씨의 출생 비화를 들었다.

현 할머니는 고용희는 고경택의 두 번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났다면서 이후 일본으로 갔다고 증언했다.  /제주=박재우 기자
현 할머니는 "고용희는 고경택의 두 번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났다"면서 이후 일본으로 갔다고 증언했다. /제주=박재우 기자

그동안 고용희의 친모가 고경택의 몇 번째 아내였는지는 의견이 분분했던 상황이다. 고경택의 여자관계가 복잡했다는 것은 정설로 알려졌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경택 씨는 청주 한 씨라는 여성을 첫 번째 아내로 뒀다. 이후 이맹인, 양명녀 씨등도 고경택 씨의 아내였다는 주장도 있다. 양명녀 씨가 이맹인으로 개명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고경택 씨의 첫 번째 아내가 한 씨라는 것은 이번 취재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현 할머니와 친인척들은 "고경택의 첫 번째 아내는 당시 한 씨였는데, 그 사람의 아버지가 이장이었다. 이 첫 번째 아내는 제주 4.3사건 이전에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경택은 형 고경찬이 있는 전라남도 목포에서 고용희 친모인 한 씨를 두 번째 아내로 맞았다는 것이 현 할머니와 친인척들의 증언이다. 이들은 두 번째 아내 한 씨는 고경택, 고용희처럼 월북을 하지 않고, 일본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고 김정일 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촬영한 김 위원장의 친모 고영(용)희의 초상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고 김정일 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촬영한 김 위원장의 친모 고영(용)희의 초상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김 위원장의 친모 본명은 '영희'가 아닌 '용희'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고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 후이모토 겐지를 통해 김 위원장 친모 이름이 '고용희'라는 묘비를 확인했다고 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고영희가 아니고 고용희가 맞다. 처음에 고영희로 잘못 알려져 있어서 지적했고. 그게 확인됐다. 후지모토 겐지가 고용희 묘비를 다녀오며 그린 묘비 그림에도 고용희가 1952년 6월 25일 출생으로 돼 있다. 그리고 여러 증언과도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할머니와 친인척들은 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는 일본 오사카 출생이 아닌 전라남도 목포라고 증언했다. 현 할머니는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의 형 고경찬이 조천읍(면) 면장을 했었다. 일제 당시 공출 등으로 해방 후 인근 지역에서 괴롭힘을 당해 참지 못하고 목포 유달산 인근으로 떠났다"며 "그때 고경택도 목포에서 형인 고경찬의 집에 같이 살았다"고 말했다. 다른 친인척과 마을 노인들 역시 현 할머니의 말이 맞다고 했다. 취재진이 조천읍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고경찬 씨는 1940년 4월부터 45년 8월까지 면장을 지낸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일본 데일리NK 도쿄 지국장 고영기 씨가 입수한 자료를 메모한 것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는 출생 후 9년 뒤인 1961년 7월 14일에야 당국에 신고됐다. 당시 세대주은 이맹인으로 적혔지만, 고경택의 다른 아내 양명녀 씨가 이맹인으로 개명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일본 데일리NK 도쿄 지국장 고영기 씨가 입수한 자료를 메모한 것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모 고용희는 출생 후 9년 뒤인 1961년 7월 14일에야 당국에 신고됐다. 당시 세대주은 이맹인으로 적혔지만, 고경택의 다른 아내 양명녀 씨가 이맹인으로 개명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제공

현 할머니는 고용희 씨의 어머니가 시고모라며 "고용희의 친모가 목포에서 영희를 낳고 살다 일본으로 갔다"고 정확히 말했다.

취재진은 정 수석연구위원을 통해 김 위원장의 친모를 취재했던 데일리NK 고영기 도쿄 지국장이 입수한 일본 문서 메모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메모에 따르면 고용희는 1952년 6월 25일에 태어났고 이름은 고희훈, 일본 이름으로는 '다나카 히메'로 나타났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의 자료에는 출생지가 오사카시 텐노지구로 돼 있다. 그런데 고용희라는 사람을 등록한 것은 1961년 7월 14일"이라면서 "52년 직후에 출생신고를 했으면, 오사카가 (출생한 것이) 바르다고 볼 수 있는데 9년 후에 출생신고를 했다. 따라서 (오사카 출생이) 아닐 수도 있다. 할머니들 증언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신뢰 할 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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